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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문법/한문 해석의 비밀

[한문 문법 / 한문 해석의 비밀 17] 한문 해석을 위한 '之'의 용법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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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우승하의 [한문 해석의 비밀, 좋은땅, 2021]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之'는 사서에서 가장 많이 쓰인 글자라고 한다.'之'의 기본 의미는 발 모양을 본떠 만든 '가다'는 의미를 지닌 동사다. 그러나 실제 문장에서 '之'가 동사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문에서 '之'의 쓰임을 크게 보면 우리말의 조사, 대명사, 동사로 쓰이거나 목적어 도치를 나타내는 구조조사로 정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之'를 어떻게 구분해서 해석할 수 있을까? 완벽하지는 않지만 '之'가 있는 자리를 통해서 그 쓰임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고, 앞 뒤에 온 단어의 품사로 그 역할이 결정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1) '之' 뒤에 명사가 오면 우리말의 관형격 조사(~의, ~하는, 한)로 해석한다. 대부분의 관형격 조사는 '~의 명사'로 해석하지만, '~하는 명사'로 해석하는 경우도 자주 나온다. 

 

子曰: “人之過也, 各於其黨. 觀過, 斯知仁矣.” (논어 이인 4-7)

공자(子)가 말하길(曰): “사람(人)의(之) 잘못은(過也), 그(其) 무리(黨)에(於) 따라 각각이니(各). 잘못(過)을 보면(觀, 斯), 인(仁)을 알 수 있다(知-矣).”

 

'之' 뒤에 '過'라는 명사가 오고 관형격 조사로 쓰였다. '過'는 기본 의미가 '허물'이라는 명사지만 '잘못하다'라는 술어로도 쓰인다. 문장 중간에 쓰인 '也'는 ',' 또는 조사로 쓰이므로 '過'는 명사로 썼을 확률이 높다. '於'는 술어를 찾는 단서다. '各'은 술어일 확률이 높다. '斯'는 '則'과 같은 뜻으로 쓰인 단어다. 

 

夫子之文章, 可得而聞也; 夫子之言性與天道, 不可得而聞也. (논어 공야 5-12)

선생님(夫子)의(之) 문장(文章)은, 얻어서(得而) 들을(聞) 수 있으나(可-也); 선생님(夫子)이(之) 성과(性與) 천도(天道)를 말한(言) 것은, 얻어서(得而) 들을(聞) 수 없다(不可-也).

 

이 문장에서 '夫子之文章'의 '之'는 관형격 조사로, '夫子之言性與天道'의 '之'는 주격 조사로 썼다. '可'와 '得'을 따로 쓰면 보조동사로 볼 수 있지만 '可得'을 함께 썼기 때문에, '可'를 보조동사로 '得'을 술어로 해석했다. '與'는 명사와 명사를 연결하는 접속사다.  (한문 해석의 비밀, 우승하, 2021)

 

2) '之' 뒤에 동사나 형용사가 오면, 우리말의 주격 조사(~은/는, ~이/가)로 해석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문장에서 구(주어+술어)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문장에서 '之+所'의 형태가 나오는 경우에도 '之'를 주격조사로 해석한다. 하지만, 주격 조사로 해석해서 의미가 어색하면 목적어 전치를 표시하는 구조조사가 아닌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논어 학이 1-16)

공자(子)가 말하길(曰): “남이(人之) 자기를(己) 알아주지(知) 않음(不)을 걱정하지(患) 말고(不), 남을(人) 알지(知) 못함(不)을 걱정해라(患-也)." 

 

이 문장에서 '之' 뒤에 온 '不~知'가 술어이므로 주격 조사로 해석한다. 그리고, '人之不己知'는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주어+술어+목적어' 구조인데, 이것이 다시 '不患'의 목적어가 되어 술어+목적어 구조를 이룬다. 한문에서 '人'은 대부분 '사람'이 아니라 '남'을 뜻한다. 

 

富與貴是人之所欲也, (논어 이인 4-5)

부귀와(富與) 귀함(貴), 이것은(是) 사람(人)이(之) 바라는(欲) 것이고(所也),

 

이 문장에서 '之' 뒤에 '所'가 왔으므로 주격 조사로 해석한다. 이 문장은 '부귀와(富與) 귀함(貴)은 사람(人)이(之) 바라는(欲) 것(所)이다(是-也)'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3) '之' 뒤에 단어가 없거나 있더라도 동사나 형용사로 보기 어렵다면 '之'는 앞에 나온 명사(구)를 받는 대명사로 해석한다. 대명사로 쓰이면 대부분 그 앞에 술어가 있고, 목적격 조사를 붙여 '그것을', '그를'로 해석한다. '之' 앞에 목적어를 갖지 않는 자동사나 형용사가 오면 '그것에', '거기에' 등으로 해석한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논어 학이 1-1)

공자(子)가 말하길(曰): "배우고(學而) 때때로(時) 그것(之)을 익히면(習), 또한(亦) 기쁘지(說) 아니한가(不-乎)?라고 했다." 

 

술어를 연결하는 접속사 而 앞뒤에 각각 술어가 있다. 그리고 '時習之'에서 '之'가 뒤에 단어가 없으므로 그 앞에 '習'이 술어일 확률이 높다.이 때의 '之'는 대명사로 목적어 역할을 한다. 

 

4) '之'가 조사나 대명사, 도치 표시가 아니라면 '가다, 떠나다, 버리다'라는 뜻을 가지는 실사로 쓴 것이다. '之'가 실사로 쓰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他日, 君出, 則必命有司所之. (맹자 양혜왕하)

다른 날(他日), 임금이(君) 나가시면(出, 則) 반드시(必) 유사에게(有司) 갈(之) 곳(所) 명했다(命). 

 

'所'는 그 뒤에 오는 동사나 형용사의 수식을 받는다. '之'가 '所' 뒤에 왔으므로 동사로 보아야 한다. '則必命有司所之'에서 술어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어는 '命'과 '有'다. 하지만 '有司'는 고유명사이고, 부사 '必'을 단서로 '命'이 술어임을 알 수 있다. 한문에서 수식하는 말이 수식받는 말 앞에 오는 것이 원칙인데, '所'는 예외적으로 뒤에 오는 말의 수식을 받는다.  (한문 해석의 비밀, 우승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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