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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문법/한문 해석의 비밀

[한문 문법 / 한문 해석의 비밀 18] 한문 해석을 위한 '以'의 용법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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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우승하의 [한문 해석의 비밀, 좋은땅, 2021]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以'는 '之'와 함께 한문 해석을 어렵게 하는 단어 중 하나다. 사서에서도 일곱 번째로 많이 쓰인 글자다. '以'는 농기구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로 도구, 방법, 이유, 시간 등 다양한 뜻을 가진다.  '以'는 기본적으로 영어의 with와 같은 개념으로 '以+명사(구)'의 형태로 가장 많이 쓰이고 '~을 가지고, ~으로써(서)'라고 해석한다. 만일, '以' 뒤에 명사가 없이 동사나 형용사가 온다면 '之'가 생략된 형태로 간주하고 해석한다. 

 

1) '以+명사'는 기본적으로 '명사를 가지고', '명사로서'의 뜻이고 '以'는 우리말의 부사격 조사로 해석한다. 

 

有所不行, 知和而和, 不以禮節之, 亦不可行也. (논어 학이)

행하지(行) 못하는(不) 것(所)이 있으니(有), 화(和)를 알아서(而) 화하기만(和) 하고, 예로써(以禮) 그것을(之) 절제하지(節) 못하면(不), 또한(亦) 행해질(行) 수(可) 없다(也).

 

이 문장에서 '以禮'를 '예로써'라고 해석한다. '知和而和'에서 앞의 '和'는 '知'의 목적어고, 뒤의 '和'는 '而'로 연결되는 서술어다. 

 

生, 事之以禮, 死, 葬之以禮, 祭之以禮. (논어 위정)

살아서는(生), 예로써(以禮) 그를(之) 섬기고(事), 죽어서는(死), 예로써(以禮) 그를(之) 장사지내고(), 예로써(以禮) 그를(之) 장사 지낸다(祭).

 

이 문장에서도 '以禮'를 '예로써'라고 해석한다.'之'를 대명사로 보지 않고 '事, 葬, 祭'를 술어로 만들어 주는 '~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事'와 '祭'는 기본 의미가 '섬기다', '장사 지내다'란 뜻으로 동사로 쓰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2) '以+동사(형용사)'는 사이에 '之'를 넣어 '以+之+동사(형용사)'로 보고 '그것으로써(서)'라고 해석한다. 

 

回也, 聞一以知十, 賜也, 聞一以知二. (논어 공야장)

회(回)는(也), 하나(一)를 듣고(聞) 그것으로써(以) 열(十)을 알고(知), 사(賜)는(也), 하나(一)를 듣고(聞) 그것으로써(以) 둘(二)을 안다(知).

 

'以' 뒤에 술어 '知'가 왔으므로 가운데 '之'를 넣어서 해석했다. 이때 '之'는 앞에 나온 '聞一'을 받는 대명사다. 이 문장에서 '以'를 앞 단어와 연결해서 '聞一以'로 '하나를 듣고서'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글쓴이가 강조하려는 어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생략된 대명사 '之'가 받는 말이 바로 앞에 오지 않을 경우 어색한 해석이 될 수 있다. 

 

3) 'A以爲B', '以A爲B'는 'A를 B로 여기다', 'A를 B로 삼다'라는 뜻으로 쓰는 숙어다. 이때 '以'를 목적격 조사로 보아 '~을/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숙어로 해석해서 문장이 어색하다면 '以'와 '爲'를 각각 해석해야 한다. '以'는 '~때문에'라는 뜻으로 쓰기도 한다.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논어 태백)

인(仁)을 자기(己) 임무로(任) 여기니(以爲), 또한(亦) 무겁지(重) 아니한가(乎)?

 

4) '以'를 접속사 '而'처럼 쓰기도 한다. '而' 역접과 순접에 모두 쓸 수 있지만, '以'는 순접에만 쓰는 것이 차이점이다. 또한, '以'는 시간, 동작을 의미하는 부사나 何以(무엇으로, 어디에), 所以(방법, 까닭, 것) 등의 숙어로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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