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문 문법/한문 해석의 비밀

[한문 문법 / 한문 해석의 비밀 7] 글은 말과 뜻을 다할 수 없을까?(4)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9. 27.
반응형

子曰書不盡言言不盡意然則聖人之意其不可見乎聖人立象以盡意設卦以盡精僞繫辭焉以盡其言變而通之以盡利鼓之舞之以盡神 (주역 계사전 12장 2절)

 

7) 聖人立象以盡意: 성인(聖人)은 상(象)을 세우고(立) 그렇게 함으로써(以) 뜻(意)을 다한다(盡)

 

뒤에 나오는 '設卦以盡精僞, 繫辭焉以盡其言'도 같은 구조로 해석할 수 있다. '以'는 도구, 방법, 이유, 시간, 목적 등 다양한 뜻으로 쓰는데, 영어의 'with+명사'와 같은 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영어의 with와 마찬가지로 '以'는 '以+명사' 형태로 쓴다. 만약 '以' 뒤에 명사가 아닌 동사나 형용사가 있다면 그 사이에 '之'가 생략된 형태다. 

 

따라서 '聖人立象以盡意'는 '以'와 '盡' 사이에 '之'를 넣어서 해석할 수 있다. '성인(聖人) 상(象)을 세워(立) 그것(之)으로써(以) 뜻(意)을 다했다(盡)'라고 해석한다. 여기서 '之'는 '상을 세우다(立象)'라는 어구를 받는 대명사다. 그런데 이때, '以'를 앞에 있는 명사(구)와 연결해서 '立象以'를 묶어서 해석해도 의미는 통한다 [성인(聖人) 상(象)을 세움(立)으로써(以) 뜻(意)을 다했다(盡)]. 그러나 '以' 뒤에 생략된 '之'가 바로 앞에 있는 명사(구)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때는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以'는 동사로 '사용하다', 명사로 '까닭', 관용구로 '~로 여기다(以爲)' 등으로 쓴다. 

 

'焉'은 의문대명사, 의문부사, 접속사로 쓰기도 하지만, 주로 '也', '矣'와 같이 종결사로 쓴다. 종결사로 쓸 때는  '也', '矣'와 달리 '於是', '於此', '於之'의 준말로 '거기에, 여기에서, 이것에, 그것에' 등의 뜻을 포함한다. 

 

君子, 無入而不自得焉: 군자(君子)는, 無들어가서(入而) 거기에서(焉) 스스로(自) 얻지(得) 못하는(不) 것이 없다(無).

三人行, 必有我師焉: 세(三) 사람(人) 가면(行), 반드시(必) 거기에(焉) 나의(我) 스승(師)이 있다(有).

 

8) 變而通之以盡利鼓之舞之以盡神

而는 접속사로 술어와 술어 또는 문장과 문장을 연결한다. 명사와 명사를 연결하는 접속사로는 '與'와 '及'이 있다. 한자의 품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문장에서 단어가 놓인 자리와 연결된 단어와의 관계에서 품사가 정해진다. 따라서 '而' 앞에는 술어 의미를 가지는 동사류가 있어야 한다. 만일, 而 앞뒤에 있는 단어가 동사가 아니라면 동사적 의미로 바꿔서 해석해야 한다. 다만, 술어 반복을 피하려고 우리말의 부사처럼 연결해서 해석하기도 한다. 

 

위의 문장은 '그것(之)을 변하(變)고(而) 통하게(通) 하여, 그렇게 함으로써(以) 이(利)를 다하고(盡), 그것을(之) 북치고(鼓) 그것을(之) 춤추게(舞) 하여, 그렇게 함으로써(以) 신묘함(神)을 다한다(盡).'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문 해석의 비밀, 우승하, 2021)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