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우승하의 [한문 해석의 비밀, 좋은땅, 2021]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품사는 단어를 문법적 기능, 형태, 의미레 따라 나눈 갈래다. 한문에서는 품사를 실질적인 뜻을 가지고 구체적인 대상이나 동작, 상태를 표시하는 실사와 실질적인 뜻이 없이 말과 말의 관계를 표시하는 허사로 구분한다. 실사는 명사, 대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수사 등이 있고, 허사에는 개사, 접속사, 종결사, 감탄사, 어조사 등이 있다. 이런 품사는 단어가 놓인 자리에 따라 주어, 술어, 목적어, 보어, 관형어 등의 역할을 한다.
우리말에서 주어는 '은/는/이/가'와 같은 조사가 붙는 말로, 술어가 나타내는 동작이나 상태의 주체가 되는 성분이다. 우리말과 달리 한문에서는 주어 역할을 표시하는 조사가 없다. 예를 들어 '月出'은 '달이 나오다'로 해석하는데, 주어는 명사 月이고, 술어는 동사 出이다. 그런데 주어인 명사 月에는 주어임을 표시하는 조사가 없다. 한문은 단어의 위치에 따라 문장 성분이 정해질 뿐이다.
술어는 동사와 형용사로 주어의 상태, 성질, 동작을 나타낸다. 우리말로 '~다, ~이다, ~하다'로 해석하는 술어는 목적어를 가지는 타동사와 목적어를 가지지 않는 자동사와 형용사로 구분한다.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술어에 우리말의 목적격 조사 '~을/를'을 붙여 말이 되는지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流'는 '~을 흐르다'라고 하면 말이 되지 않는다. 또한 '美'를 '~을 아름답다'라고 해석해도 말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자동사나 형용사는 목적어를 갖지 못한다.
목적어는 술어 뒤에 놓이고 술어의 동작이나 행위의 대상이 되는 말이다. 주의할 점은 주격 조사와 마찬가지로 한문에는 목적어를 표시하는 조사가 없다. 예를 들어, 登山은 '산을 오르다'로 해석하고 목적어는 명사 山이다. 山이라는 단어는 목적어지만 목적어임을 알려주는 어떠한 표시도 따라오지 않는다. 여기에서도 단어의 위치에 따라 문장 성분이 결정되는 한문의 특징을 알 수 있다.
보어는 술어를 보충해서 뜻을 완전하게 하거나 소유를 나타내는 말이다. 한문의 보어는 우리말의 부사어를 포함하는 큰 개념이다. 우리말에서 '~에(에게, 에서), ~로(부터), 와(과)' 등이 붙는 말은 모두 보어다. 술어 뒤에 있으면서 목적어와 목적어를 수식하는 말이 아닌 단어는 모두 보어로 볼 수 있다. 다만, 보어는 우리말과 달리 그 위치가 자유롭다. '亦勿施於人'은 '또한(亦) 남에게(於人) 베풀지(施) 마라(勿)'라고 해석한다. 여기서 '남에게(於人)'이 보어다. (한문 해석의 비밀, 우승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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