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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문법/한문 해석의 비밀

[한문 문법 / 한문 해석의 비밀 5] 글은 말과 뜻을 다할 수 없을까?(2)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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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우승하의 [한문 해석의 비밀, 좋은땅, 2021]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子曰書不盡言言不盡意然則聖人之意其不可見乎聖人立象以盡意設卦以盡精僞繫辭焉以盡其言變而通之以盡利鼓之舞之以盡神 (주역 계사전 12장 2절)

 

5) 聖人之意

'之'는 주격, 관형격, 목적격 조사로 쓰이고, 동사나 대명사로도 쓰인다. 그리고 때로는 도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之'는 '以'와 함께 한문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글자 중 하나이면서 한문 해석을 포기하게 만드는 글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장에서 '之'는 대부분 뒤에 나오는 품사가 그 역할을 결정할 때가 많다. 

 

① '之' 뒤에 명사가 오면 우리말의 관형격 조사(~의, ~하는, ~한)로 쓰인 것이다. 대부분은 '~의 명사'로 해석하지만, '~하는 명사'로도 해석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聖人之意'에서 之 뒤에 오는 意는 명사로 '뜻'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之는 관형격 조사로 쓰인 것으로 '성인의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② '之' 뒤에 동사나 형용사가 오면 우리말의 주격 조사(~은/는, ~이/가)로 쓴 것이다. 단, 주격조사로 쓰이면 문장에서 구(주어+술어)로 쓰인 경우다. 문장에서 '之+所'로 쓰인 경우에도 주격조사로 해석한다. 그런데, 우리말의 주격조사로 해석해서 이상하다면 목적격 조사 '~을/를'을 넣어 해석하면 된다. 이 경우는 목적어가 서술어 앞으로 도치된 것을 나타낸다. 

 

'之'가 목적격 조사로 쓰인 경우 주격 조사와 구별이 쉽지 않다. 중용의 다음 문장을 보자.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脩道之謂敎.

천명(天命)을(之) 성(性)이라 말하고(謂), 솔성(率性)을(之) 도(道)라 말하고(謂), 수도(脩道)를(之) 교(敎)라 말한다(謂).

 

天命之謂性에서 술어가 될 수 있는 글자는 '命'과 '謂'다. 명사로도 쓰이지만 '명하다', '말하다'라는 뜻의 동사로도 쓰인다. 따라서 문장에서 '謂'를 다른 품사로 쓴 것이 아니라면 술어일 확률이 높다. 또한, 한문은 문법적 기능이 같고, 의미가 짝을 이루는 문장으로 작문하는 특성이 있다. 뒤에 나오는 '率性之謂道, 脩道之謂敎.'를 보면 '謂'가 목적어를 가지는 타동사라고 볼 수 있다. 

 

'謂'를 술어로 보고 天命을 주어로 보고 之를 주격조사로 보고 문장을 해석하면 '천명(天命)이(之) 성(性)을 말한다(謂)'가 된다. 뒤의 문장까지 같은 방식으로 해석하면 그 뜻이 통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之를 목적격 조사로 보고 ''천명(天命)을(之) 성(性)이라 말한다(謂)'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때의 之는 술어 '謂' 뒤에 있던 목적어 '天命'을 강조하려고 도치했다는 표시다. 

 

'天命', '率性', '脩道'처럼 두 단어가 나란이 있으면 3가지 유형 중의 하나다.

 

첫째, 기본적인 문장구조인 '주어+술어+목적어+보어'의 구조에서 '주어+술어', '술어+목적어', '술어+보어' 구조 중 하나로 해석한다. 이때에 술어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술어를 찾고 나면 술어 앞에 있는 단어와 뒤에 있는 단어의 문장 성분이 결정된다. '天命'을 '하늘이 명한 것'으로 해석했는데, '주어+술어'구조다. '率性'은 '성을 따르는 것'으로 '술어+목적어'구조다. 

 

둘째, 문장구조가 아니라면 단어의 결합으로 앞의 단어가 뒤의 단어를 꾸며주는 수식관계다. 한문에서 수식하는 말은 수식받는 말 앞에 온다. 수식받는 말이 명사라면 앞에는 형용사가 되고, 동사라면 부사가 된다. 

 

셋째, 문장구조도 아니고, 수식관계도 아니라면 '명사와 명사' 또는 '명사의 명사'로 해석한다. '父子'는 '아버지와 아들'로 해석할 수도 있고, '아버지의 아들'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衣服'처럼 두 단어가 합쳐져서 한 단어가 되기도 한다. 어떤 해석을 할 것인지는 문맥에 따라 달라진다.  (한문 해석의 비밀, 우승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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