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우승하의 [한문 해석의 비밀, 좋은땅, 2021]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子曰書不盡言言不盡意然則聖人之意其不可見乎聖人立象以盡意設卦以盡精僞繫辭焉以盡其言變而通之以盡利鼓之舞之以盡神 (주역 계사전 12장 2절)
5) 聖人之意
③ '之' 뒤에 단어가 없거나 있더라도 그 품사를 명사나 동사로 보기 어려우면 '之'는 앞에 나온 명사(구)를 받는 대명사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之'를 대명사로 쓰면 문장 끝에 온다. 한편, '之'앞에 목적어가 없는 자동사나 형용사가 있으면 '之'를 '그것에, 거기에, 그곳에' 등의 보어로 해석한다.
'變而通之以盡利鼓之舞之以盡神'에서 '之'는 각각' 變而通', '鼓', '舞'와 결합해서 앞에 술어의 목적어 역할을 한다. 이를 직역하면 '그것을(之) 변하고(變而) 통하게 하고(通), 그렇게 함으로써(以) 이(利)를 다하고(盡), 그것을(之) 북 치게 하고(鼓) 그것을(之) 춤추게 하고(舞) 그렇게 함으로써(以) 신묘함을(神) 다한다(盡).'가 된다.
④ '之'가 주격, 목적격, 관형격 조사가 아니고, 대명사나 도치가 아니라면 실사의 의미로 '가다, 떠나다, 버리다'는 뜻을 가진 동사로 쓴다.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則必命有司所之'라는 문장을 살펴보자. 여기서 술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有'다. 그런데 '有司'는 고유명사로 관직의 이름이다. 여기서 술어를 찾는 단서는 부사 '必'이 된다. 부사는 문장 전체를 수식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술어 역할을 하는 동사나 형용사를 수식한다. 따라서 부사는 술어를 찾는 단서다.
따라서 '命'은 명사가 아니라 '명령하다'라는 술어다. 술어 뒤의 '有司'는 고유명사로 술어의 목적어가 된다. 한문에서 수식받는 말은 수식하는 말의 뒤에 오는데, 그 예외가 '所'다. '所'는 뒤에 오는 술어와 결합해서 '~하는 곳/사람'으로 해석한다. 이때 '之'가 동사로 '가다'라는 의미다. '所之'는 '간 곳, 갈 곳, 갔던 곳'으로 해석할 수 있다.
6) 其不可見乎?: 아마도 볼 수 없는 것인가?
'其'는 기본적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받는 대명사로 '그'라는 뜻이다. 그리고 기는 '아마도'라는 추측의 뜻으로 사용될 때가 있다. '其'를 추측의 뜻으로 사용할 때는 대부분 문장 끝에 '乎, 與'와 함께 쓴다. 문장에서 '其~乎'나 '其~與'는 '아마도 ~일 것이다'라는 뜻이다.
(원문) 子曰 : "中庸其至矣乎!
(번역) 공자(子)가 말하길(曰): "중용(中庸)은 아마도(其) 지극할(至) 것이로다(矣乎)!"라고 했다.
여기서 '其'가 대명사라면 앞에 나오는 '中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중간에 다른 말이 없이 '中庸'이란 명사를 바로 대명사로 다시 받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문장 끝에 나오는 '乎'를 보면 '아마도'라는 추측의 뜻으로 썼다고 볼 수 있다.
'不可見'에서 '可'는 기본적으로 '옳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다. 그러나 문장에서 술어 앞에 오는 '可'는 대부분 술어의 의미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可'와 같이 술어를 보조하면서 의미가 비슷한 단어는 '能, 得, 足'이 있다. 따라서 '不可見'은 '볼(見) 수(可) 없다(不)'로 해석한다.
술어의 의미를 보조하는 뜻(~할 수 있다 / ~할 만하다)을 가진 '可, 能, 得, 足'은 서로 바꿔 써도 의미가 통한다. 그리도 뒤에 '以'를 붙여서 '可以, 能以, 得以, 足以'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以'가 붙으면 문장은 '주어+可以+술어' 구조로만 해석할 수 있고, '以'가 붙지 않으면 '목적어+可+술어'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것은 목적어를 앞으로 도치해서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聖人之意, 其不可見乎'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성인의 뜻은 아마도 볼 수 없는 것인가"로 해석하거나 둘째는, 성인의 뜻, 그것을 볼 수 없는것인가"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문 해석의 비밀, 우승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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