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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맹의길/논어집주(論語集註)

[논어집주 옹야(雍也) 6-26] 공자가 남자를 만났다 / 자견남자 자로불열(子見南子, 子路不說.)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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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見南子, 子路不說. (자견남자 자로불열)

선생님이(子) 남자를(南子) 만나자(見), 자로가(子路) 기뻐하지 않았다(不說). 

 

○ 南子, 衛靈公之夫人, 有淫行. 孔子至衛, 南子請見, 孔子辭謝, 不得已而見之. 

남자는(南子), 위령공의(衛靈公之) 부인이고(夫人), 음행(淫行)이 있었다(有). 공자가(孔子) 위나라에(衛) 도착하자(至), 남자가(南子) 만나기를(見) 청했고(請), 공자가(孔子) 사절하고 물리쳤으나(辭謝), 어쩔 수 없이(不得已而) 그(之)를 만났다(見). 

 

蓋古者仕於其國, 有見其小君之禮. 而子路以夫子見此淫亂之人爲辱, 故不悅.

대체로(蓋) 옛날에(古者) 그 나라에서(於其國) 벼슬하면(仕), 그(其) 소군을(小君) 만나는(見之) 예가(禮) 있었다(有). 그러나(而) 자로가(子路) 선생님이(夫子) 이 (此) 음란한 사람을(淫亂之人) 만나는(見) 것이(以) 치욕이라고(辱) 생각하고(爲), 그러므로(故) 기뻐하지 않았다(不悅).

 

夫子矢之曰: “予所否者, 天厭之! 天厭之!” (부자시지왈 여소부자 천염지 천염지)

선생님이(夫子) 그에게(之) 맹세하여(矢) 말하기를(曰):  내가(予) 옳지 못한(所否) 사람이라면(者), 하늘이(天) 그것(나)을 싫어할 것이다(厭之)! 하늘이(天) 그것(나)을 싫어할 것이다(厭之)!

  • 予所否者: 所(소)는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로 주로 맹세를 할 때 쓴다. 者(자)는 가정이나 조건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다.

 

○ 矢, 誓也. 所, 誓辭也, 如云 “所不與崔ㆍ慶者”之類. 否, 謂不合於禮, 不由其道也. 厭, 棄絶也. 

시(矢)는, 맹세함이다(誓也). 소(所)는, 맹세하는(誓) 말로(辭也), 최자, 경자의 무리와(崔ㆍ慶者之類) 함께하지(與) 않을 것을(所不) 말한 것(如云)과 같다. 부(否)는, 예에(於禮) 맞지 않아서(不合), 그 도를(其道) 따르지 않음을(不由) 말한다(謂-也). 염(厭)은, 버리고(棄) 끊음(絶)이다(也). 

 

聖人道大德全, 無可不可. 其見惡人, 固謂在我有可見之禮, 則彼之不善, 我何與焉. 然此豈子路所能測哉? 

성인의(聖人) 도가 크고(道大) 덕이 완전하여(德全), 가도(可) 불가도(不可) 없다(無). 그가(其) 악인을(惡人) 보는 것이(見), 본디(固) 볼 수 있는(可見之) 예가(禮) 있음이(有) 나에게(我) 있다면(在, 則) 저 사람의(彼之) 불선이(不善), 나에게(我) 어떤(何) <영향을> 주겠는가(與焉)하는 말이다(謂). 그러나(然) 이것이(此) 어찌(豈) 자로가(子路) 헤아릴 수 있는 것(所能測) 이겠는가(哉)? 

 

故重言以誓之, 欲其姑信此而深思以得之也.

그러므로(故) 두 번(重) 말하여(言以) 그에게 맹세했으니(誓之), 그가(其) 우선(姑) 이것을 믿고(信此而) 깊이 생각해서(深思) 그것으로(以) 그것을 얻도록(得之) 하고자 했다(欲-也).


공자는 남자를 왜 만났을까? 자로는 왜 기분 나빠했을까? 이 사건은 공자가 위나라에 두 번째 왔을 때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공자 나이 56세였다. 고주는 이 장 전체의 대의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엉터리 이야기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논어에 왜 들어갔을까? 이것이 바로 논어 편집자의 위대함이다. 그들은 공자를 우리와 다른 세상의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공자는 자로의 안배로 위나라에 갈 수 있었다. 위나라 사람이고 위나라에 인맥이 많았던 자로가 소개해준 것이다. 그런데 자로 몰래 남자를 만났다. 의리 없는 행동이었다. 자로는 화가 날 수도 있다. 사마천은 사기열전에서 이 이야기를 다뤘지만 공자와 남자 사이에 오간 대화도 없고, 앞 뒤 벌어진 사건에 대한 기술도 없다. 아마도 남자와 공자의 만남이 매우 사적이고 은밀했던 건 아닐까?

 

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현실에 적용하려는 강렬한 욕망이 있었다. 아마도 남자를 만난 것은 남자를 거쳐 위령공에게 줄을 이어 보려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의 이런 행동이 어리석은 짓이었다. 남자 같은 여자를 통해 자리를 얻는 것은 공자 자신에게도 좋을 게 없다. 하지만 공자는 이런 계산에 약하다. 우리는 이런 공자의 순진한 모습 때문에 논어에서 무한한 매력을 찾을 수 있다. <논어 한글역주,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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