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에서 나지 않은 물건이라도 보배가 많고 진나라 선비가 아니라도 현명한 인재가 많은 법이니
臣聞吏議逐客, 竊以爲過矣.
신이 듣건대(臣聞) 관리들이(吏) 유세객을 쫓아내려고(逐客) 의논한다고 하니(議), 참으로(竊) 잘못이라고 여겨집니다(以爲過矣).
昔者繆公求士, 西取由余於戎, 東得百里奚於宛, 迎蹇叔於宋, 來邳豹公孫支於晉, 此五子者, 不産於秦, 而繆公用之, 幷國二十, 遂覇西戎.
옛날(昔者) 목공이(繆公) 선비를 구하여(求士), 서쪽으로(西) 융에서(於戎) 유여를 취하고(取由余), 동으로(東) 완에서(於宛) 백리해를 얻고(得百里奚), 송에서(於宋) 건숙을 맞이하고(迎蹇叔), 진에서(於晉) 비표와 공손지가 와서( 來邳豹公孫支), 이(此) 다섯 사람이(五子者), 진나라에서(於秦) 태어나지 않았지만(不産, 而) 목공이(繆公) 그들을 쓰고(用之), 이십 여 나라를 병합하고(幷國二十), 마침내(遂) 서융의 패자가 되었습니다(覇西戎).
孝公用商鞅之法, 移風易俗, 民以殷盛, 國以富强, 百姓樂用, 諸侯親服, 獲楚魏之師, 擧地千里, 至今治强.
효공이(孝公) 상앙의 법을 써서(用商鞅之法), 풍속을 옮기고(移風) 습속을 바꾸어(易俗), 백성을(民以) 풍성하게 잘 살도록 하고(殷盛), 나라를(國以) 부강하게 하여(富强), 백성이(百姓) 쓰이는 것을 즐겁게 여기고(樂用), 제후가(諸侯) 친해지고 복종하여(親服), 초나라와 위나라의 군대를 사로잡고(獲楚魏之師), 천리의 땅을 개척하고(擧地千里), 지금까지(至今) 다스려 강해졌습니다(治强).
* 殷盛(은성): 번화하고 성함
惠王用張儀之計, 拔三千之地, 西幷巴蜀, 北收上郡, 南取漢中, 包九夷, 制鄢郢, 東據成皐之險, 割膏腴之壤, 遂散六國之從, 使之西面事秦, 功施到今.
혜왕이(惠王) 장의의 계책을 쓰고(用張儀之計), 삼천의 땅을 빼앗고(拔三千之地), 서쪽으로(西) 파촉을 병합하고(幷巴蜀), 북쪽으로(北) 상군을 거두고(收上郡), 남쪽으로(南) 한중을 취하여(取漢中), 구이를 아우르고(包九夷), 언영을 제압하고(制鄢郢), 동으로(東) 성고의 험한 것에 의지하고(據成皐之險), 비옥한 땅을 떼어내어(割膏腴之壤), 마침내(遂) 육국의 합종책을 흩어버리고(散六國之從), 그들로 하여금(使之) 서면하여(西面) 진나라를 섬기도록 하여(事秦), 공의 영향이(功施) 지금까지 이르렀습니다(到今).
昭王得范睢, 廢穰侯, 逐華陽, 强公室, 杜私門, 蠶食諸侯, 使秦成帝業.
소왕이(昭王) 범저를 얻어(得范睢), 양후를 폐하고(廢穰侯), 화양을 쫓아내어(逐華陽), 공실을 강하게 하고(强公室), 사문(사사로운 집안 세력)을 막아(杜私門), 제후를 잠식해서(蠶食諸侯), 진나라로 하여금(使秦) 제업을 이루게 했습니다(成帝業).
* 蠶食(잠식): 1. 누에가 뽕잎을 먹는 것처럼 남의 것을 차츰차츰 먹어 들어가거나 침략(侵略)하는 것. 2. 남의 땅을 점점 쳐들어감.
此四君者, 皆以客之功, 由此觀之, 客何負於秦哉.
이(此) 네 임금이(四君者), 모두(皆) 객의 공 때문이니(以客之功), 이것으로부터(由此) 보면(觀之), 객이(客) 어찌(何) 진나라에(於秦) 짐이 되겠습니까(負哉).
向使四君, 郤客而不內, 疏士而不用, 是使國無富利之實, 而秦無强大之名也.
옛날에(向) 만약 네 임금이(使四君), 객과 틈이 생겨서(郤客而) 안으로 들이지 않고(不內), 선비를 멀리하고(疏士而) 쓰지 않았다면(不用), 이것은(是) 나라로 하여금(使國) 부강하고 이로운 실질이(富利之實,) 없도록 한 것이 되어(無, 而) 진나라에(秦) 강대한 명성이 없었을 것입니다(無强大之名也).
今陛下致昆山之玉, 有隨和之寶, 垂明月之珠, 服太阿之劒, 乘纖離之馬, 建翠鳳之旗, 樹靈鼉之鼓.
지금(今) 폐하께서(陛下) 곤산의 옥을 이르도록 하고(致昆山之玉), 수화의 보물을 가졌으며(有隨和之寶), 명월의 구슬을 늘어뜨리고(垂明月之珠), 태아의 검을 차고(服太阿之劒), 섬리의 말을 타고(乘纖離之馬), 취봉의 깃발을 세우고(建翠鳳之旗), 신령한 악어의 북을 달았습니다(樹靈鼉之鼓).
此數寶者, 秦不生一焉, 而陛下說之, 何也.
이(此) 여러(數) 보배로운 것이(寶者), 진나라가(秦) 하나도 만들지 않는 것인데(不生一焉, 而) 폐하가(陛下) 그것을 좋아하니(說之), 어째서인가요(何也).
必秦國之所生然後可, 則是夜光之璧, 不飾朝廷, 犀象之器, 不爲玩好, 鄭衛之女, 不充後宮, 而駿良駃騠, 不實外廐, 江南金錫, 不爲用, 西蜀丹靑, 不爲采, 所以飾後宮, 充下陳, 娛心意, 說耳目者, 必出於秦然後可, 則是宛珠之簪, 傳璣之珥, 阿縞之衣, 錦繡之飾, 不進於前, 而隨俗雅化, 佳冶窈窕趙女, 不立於側也.
반드시(必) 진나라에서(秦國之) 만들어지고 나서야(所生然後) 괜찮다면(可, 則) 이(是) 야광 구슬로(夜光之璧), 조정을(朝廷) 꾸밀 수 없고(不飾), 외뿔소와 코끼리 뿔로 (만든) 그릇도(犀象之器), 즐기고 좋아할 수 없고(不爲玩好), 정나라와 위니라의 여인이(鄭衛之女), 후궁을 채울 수 없고(不充後宮, 而) 질 좋은(駿良) 잘 달리는 말로(駃騠), 마구간을 채울 수 없고(不實外廐), 강남의(江南) 금과 주석을(金錫), 쓸 수 없으며(不爲用), 서촉의(西蜀) 단청을(丹靑), 칠할 수 없고(不爲采), 후궁을 꾸미고(飾後宮), 후궁의 거처를 채우고(充下陳), 마음을 즐겁게 하고(娛心意),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說耳目) 것이(所以 者), 반드시(必) 진나라에서 나온 것(出於秦) 이라야 괜찮다면(然後可, 則) 이(是) 완 땅의 비녀와(宛珠之簪), 모난 구슬 장식의 귀걸이와(傳璣之珥), 동아의 비단으로 만든 옷과(阿縞之衣), 수를 놓은 비단으로 만든 장식이(錦繡之飾), 앞에(於前) 나오지 않고(不進, 而) 풍속을 따라(隨俗) 아름다운 것이 변해서(雅化), 아름답고(佳冶) 정숙한(窈窕) 조나라 미녀가(趙女), 옆에(於側) 설 수 없습니다(不立也).
* 玩好(완호): 1. 진귀(珍貴)한 노리갯감. 좋은 장난감. 2. 애완(愛玩)하고 좋아함.
* 駃騠(결제): 빠르게 잘 달리는 말.
* 下陳(하진): 대열의 뒤쪽 또는 후궁의 거처
* 錦繡(금수): 수를 놓은 비단(緋緞). 또는 화려(華麗)한 옷이나 직물(織物).
* 窈窕(요조): 부녀(婦女)의 행동(行動)이 얌전하고 정숙(貞淑)함.
夫擊甕叩缶, 彈箏搏髀而歌呼嗚嗚, 快耳目者, 眞秦之聲也, 鄭衛桑間, 昭虞象武者, 異國之樂也.
무릇(夫) 독을 치고(擊甕) 물동이를 두드리며(叩缶), 쟁을 뜯고(彈箏) 넓적다리를 두드리며(搏髀而) 노래하여(歌呼) 소리 낸 것이(嗚嗚),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은(快耳目者), 진실로(眞) 진나라의 소리요(秦之聲也), 정나라와 위나라의(鄭衛) 상간(桑間), 소우(昭虞) 상무는(象武者), 다른 나라의(異國之) 음악이다(樂也).
* 嗚嗚(오오): 노래 부르는 소리
今棄擊壅叩缶而就鄭衛, 退彈箏而取昭虞, 若是者何也. 快意當前, 適觀而已矣.
지금(今) 독을 치고 물동이를 두리는 것을(擊壅叩缶) 버리고(棄而) 정나라와 위나라 음악으로 나아가고(就鄭衛), 쟁을 뜯는 것을 물리쳐(退彈箏而) 소우를 취하니(取昭虞), 이와 같은 것은(若是者) 어째서인가요(何也).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快意) 앞에 있고(當前), 알맞게 보일 뿐입니다(適觀而已矣).
* 適觀(적관): 눈여겨봄. 확실(確實)히 봄.
今取人則不然, 不問可否, 不論曲直, 非秦者去, 爲客者逐, 然則是所重者, 在乎色樂珠玉, 而所輕者, 在乎人民也, 此非所以跨海內制諸侯之術也.
지금(今) 사람을 취하는 것에(取人則) 그렇지 않고(不然), 가부를 묻지 않으며(不問可否), 옳고 그름을 논하지 않아서(不論曲直), 진나라 사람이 아니라면 떠나고(非秦者去), 객이 된 사람이 쫓겨나니(爲客者逐), 그렇다면(然則) 이것이(是) 중하게 여기는 것은(所重者), 여색과 음악과 주옥에(乎色樂珠玉) 있고(在, 而) 가벼이 여기는 것은(所輕者), 사람에 있는 것이니(在乎人民也), 이것은(此) 해내에 걸터앉아(천하를 차지하고)(跨海內) 제후를 다스리는(制諸侯之) 술법이(所以術) 아닙니다(非也).
臣聞地廣者粟多, 國大多者人衆, 兵强則士勇.
신이 듣기로(臣聞) 땅이 넓으면(地廣者) 곡식이 많고(粟多), 나라가 크면(國大多者) 인구가 많고(人衆), 군대가 강하면(兵强則) 병사가 용감합니다(士勇).
是以秦山不辭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王者不郤衆庶, 故能明其德.
이 때문에(是以) 태산이라도(秦山) 흙덩이라도 거절하지 않고(不辭土壤), 그러므로(故) 그 거대함을 이룰 수 있고(能成其大), 황하와 바다는(河海) 작은 물줄기라도 가리지 않고(不擇細流), 그러므로(故) 그 깊은 곳에 이르니(能就其深), 왕은(王者) 많은 사람과(衆庶) 틈을 두지 않고(不郤), 그러므로(故) 그 덕을 밝힐 수 있습니다(能明其德).
是以地無四方, 民無異國, 四時充美, 鬼神降福, 此五帝三王之所以無敵也.
이 때문에(是以) 땅에는(地) 사방이 없고(無四方), 백성에는(民) 다른 나라가 없어서(無異國), 사시는(四時) 가득 차고 아름답고(充美), 귀신이 복을 내리니(鬼神降福), 이것이(此) 오제와 삼왕이(五帝三王之) 적이 없었던(無敵) 까닭입니다(所以也).
今乃棄黔首以資敵國, 郤賓客以業諸侯, 使天下之士, 退而不敢西向, 裹足不入秦, 此所謂藉寇兵而齎盜糧者也.
지금(今乃) 백성을 버려서(棄黔首以) 적국을 부유하게 하고(資敵國), 빈객과 틈을 만들어(郤賓客以) 제후의 업을 돕고(業諸侯), 천하의 선비로 하여금(使天下之士), 물러나(退而) 감히 서쪽으로 향하지 못하도록 하여(不敢西向),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裹足) 진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니(不入秦), 이것이(此) 이른바(所謂) 도적에게(寇) 무기를 빌려주고(藉兵而) 도적에게(盜) 양식을 보내는 것입니다(齎糧者也).
* 黔首(검수): 「관(冠)을 쓰지 않은 검은 머리」라는 뜻으로, 일반(一般) 백성(百姓)을 이르는 말.
* 裹足(과족): 1. 감발을 함. 2. (두려워서)앞으로 나아가지 못함. 3. 먼길을 걸어서 여행(旅行)함.
夫物不産於秦, 可寶者多, 士不産於秦, 願忠者衆, 今逐客以資敵國, 損民以益讐, 內自虛而外樹怨於諸侯, 求國無危, 不可得也.
무릇(夫) 물건이(物) 진나라에서 나지 않더라도(不産於秦), 보배가 될 만한 것이(可寶者) 많고(多), 선비가(士) 진나라 출신이 아니라도(不産於秦), 충성하려는 사람이(願忠者) 많으니(衆), 지금(今) 객을 쫓아내서(逐客以) 적국을 부유하게 하고(資敵國), 백성을 덜어내서(損民以) 원수를 이롭게 하면(益讐), 안으로(內) 저절로 텅 비고(自虛而) 밖으로(外) 제후에게(於諸侯) 원한을 심어주니(樹怨), 나라에(國) 위태로움이 없기를(無危) 바라더라도(求), 그럴 수 없습니다(不可得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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