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일 씻고 창랑의 물이 더러우면 발을 씻는다
屈原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굴원인(屈原) 쫓겨난 뒤에(旣放), 강담에서 놀면서(游於江潭), 못가에서(澤畔) 거닐며 읊조렸다(行吟).
* 江潭(강담): 강가. 원상지간의 깊은 못. 강가와 못가
* 行吟(행음): 2. 거닐면서 글을 읊음. 3. 귀양살이하며 글을 읊음.
* 澤畔(택반): 못 가에 있는 약간 판판하게 된 땅.
顔色憔悴, 形容枯槁.
얼굴빛이(顔色) 핼쑥하고(憔悴), 모습은(形容) 야위어 파리했다(枯槁).
* 枯槁(고고): 초목(草木)이 말라 물기가 없음, 야위어서 파리함.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어부가 보고서(漁父見而) 그에게 묻기를(問之曰), 그대는(子) 삼려대부가 아닌가(非三閭大夫與). 무슨 이유로(何故) 여기(이 지경)에 이르렀는가(至於斯).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굴원이 말하기를(屈原曰), 온 세상이(擧世) 모두 혼탁한데(皆濁), 나만(我) 홀로(獨) 깨끗했다(淸).
* 擧世(거세): 온 세상, 모든 사람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많은 사람이(衆人) 모두 취했는데(皆醉), 나만(我) 홀로(獨) 깨어 있었다(醒). 이 때문에(是以) 내침을 당하게 되었소(見放).
漁父曰, 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어부가 말하기를(漁父曰), 성인은(聖人) 외물에(於物) 막히거나 걸리지 않고(不凝滯, 而) 세상과 더불어(與世) 형편에 따라 변할 수 있다(能推移).
* 凝滯(응체): 내리지 않고 막히거나 걸림.
* 推移(추이): 일이나 형편(形便)이 차차 옮아 가거나 변(變)해 감.
世人皆濁, 何不淈其泥而揚其波.
세상 사람이(世人) 모두(皆) 탁한데(濁), 어찌(何) 그 진창을 휘젓고(淈其泥而) 그 물길을 날리지 않았는가(不揚其波).
衆人皆醉, 何不餔其糟而歠其醨.
세상 사람이(衆人) 모두(皆) 취했는데(醉), 어찌(何) 그 지게미를 먹고(餔其糟而) 묽은 술이라도 마시지 않았는가(不歠其醨).
何故深思高擧, 自令放爲.
어찌(何故) 깊이 생각하여(深思) 고상하게 행동하여(高擧), 스스로(自) 추방 당도록(令放) 되었는가(爲).
* 高擧(고거): 몸을 높은 지위(地位)에 둠.
屈原曰, 吾聞之.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굴원이 말하기를(屈原曰), 내가 듣기로(吾聞之). 새로 머리 감은 사람은(新沐者) 반드시(必) 관의 먼지를 털의(彈冠), 새로 목욕한 사람은(新浴者) 반드시(必) 옷의 먼지를 턴다(振衣).
* 彈冠(탄관): 「관(冠)의 먼지를 떤다.」는 뜻으로, 관리(官吏)가 될 준비(準備)를 하는 일.
安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
어찌(安) 깨끗한 몸으로(以身之察察), 남의 더럽고 지저분한 것을(物之汶汶者)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能受乎).
* 察察(찰찰): 1. 너무 자세(仔細)한 모양(模樣). 2. 깨끗한 모양. 3. 결백한 모양.
* 汶汶(문문): 더럽고 지저분한 모양. 치욕, 불명예.
寧赴湘流葬於江魚之腹中,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차라리(寧) 상류에(湘流) 달려들어(赴) 물고기 뱃속에서(於江魚之腹中) 장사를 치를지언정(葬), 어찌(安) 깨끗하고 맑은 흰색으로(몸으로)(以皓皓之白, 而) 세상의 속된 것을(世俗之塵埃) 뒤집어쓸 수 있겠는가(能蒙乎).
* 皓皓(호호): 1.깨끗하고 흼. 2.2. 빛나고 맑음.
* 塵埃(진애): 1. 티끌. 2. 세상(世上)의 속(俗)된 것.
漁父莞爾而笑, 鼓枻而去.
어부가(漁父) 빙그레 웃으며(莞爾而笑), 노를 두드리며(鼓枻而) 떠나갔다(去).
* 莞爾(완이): 빙그레 웃는 모양(模樣).
乃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이어(乃) 노래하기를(歌曰), 창랑의 물이(滄浪之水) 맑으면(淸兮), 내 갓끈을(吾纓) 씻을 수 있구나(可以濯).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의 물이(滄浪之水) 흐리면(濁兮), 내 발을(吾足) 씻을 수 있겠구나(可以濯).
* 滄浪(창랑): 1. 한수의 하류 지역에 흐르는 물. 2. 창파(滄波). 큰 바다의 푸른 물결.
遂去不復與言.
마침내(遂) 가고는(去) 다시(復) 더불어 말하지 않았다(不與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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