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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四書) 독해/중용(中庸) 한문 문법(文法) 분석

[중용(中庸) 제10장 자로문강장(⼦路問强章)] 남방의 강함을 말하는가? 북방의 강함을 말하는가? / 남방지강여 북방지강여 억이강여(南方之强與 北方之强與 抑而强與)

by ഗൗതമബുദ്ധൻ 2023.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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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子路問强. (자로문강)

자로가(子路) 강함을(强) 물었다(問).

 

10-2 子曰: “南方之强與(남장지강여)? 北方之强與(북방지강여)? 抑而强與(억이강여)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子曰): “남방의(南方之) 강함인가(强與)? 북방의(北方之) 강함인가(强與)? 아니면(抑) 너의(而) 강함인가(强與)

 

* 남방은 「정의正義」에서 “형양지남荊陽之甫"이라고 설명했는데 대체로 초나라(호북湖北, 호남湖南, 쓰촨 성四川省 동남부, 구이저우 성貴州省 동북부, 광서廣西)의 이남 지역을 말한다. 

 

* "억"은 "그렇지 않으면"이란 말로 영어로 “if not"의 뜻이다. 억 다음에 나오는 "이而"는 연결사가 아니라 "너 you"를 의미하는 말이다. 상고음으로는 "약若" "여汝" "여女"가 모두 "이"와 동음이다. 2인칭 대명사로 쓰이는 단어들은 '子, 若, 女(汝), 爾, 而, 君, 乃 등이 있다.

 

10-3 寬柔以敎, 不報無道, 南方之强也, 君子居之. (관유이교 불보무도 남방지강야 군자거지)

너그러움과(寬) 부드러움으로(柔以) 가르치고(敎), 무도한 사람/짓에게(無道) 보복하지 않는(不報) 것이, 남방의(南方之) 강함이니(强也), 군자가(君子) 거기에(之) 머문다(居)

 

* 이 남방지강을 보통 노자老子의 사상으로써 해설하는 경향이 있으나 노자의 사상은 우주론적 · 존재론적 맥락에서 "유약柔弱"과 "강강剛强"을 대비시키고 있으며 그것은 거의 자연주의적 명제에 가깝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관유寬柔"는 그러한 근원적 가치의 전도를 말한 것이 아니라 치세나 접인에 있어서의 관용 Toleration을 말한 것이다. 관대한 잣대로써 백성들을 부드럽게 다스린다는 것이다. (중용한글역주, 김용옥)

 

* "불보무도不報無道˝도 노자가 말하는 "보원이덕報怨以德"과는 다르다. 오히려 맹자의 다음과 같은 논의에 더 가깝다: "여기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나를 횡역으로 대하면 군자는 반드시 '내가 반드시 인하지 못한가 보다, 내가 반드시 예가 없었나 보다'라고 스스로 반성한다. 어찌 이런 일이 나에게 생겨날 수 있겠는가 한다. 스스로 반성하여 인하였으며, 스스로 반성하여 예가 있었는데도 그 횡역이 전과 같으면 군자는 반드시 '내가 반드시 충실하지 못하였는가 보다'하고 스스로 반성한다(有人於此, 其待我以橫逆, 則君子必自反也, 我必不仁也, 必無禮也, 此物奚宜至哉! 其自反而仁矣, 自反而有禮矣, 其橫逆由是也, 君子必自反也, 我必不忠).

 

* "거지居之"의 "거居"는 "거据" "거據"의 뜻이 있다. 자기가 사는 방식의 근거가 된다는 말이다.

 

* 술어가 생략된 문장은 명사에 '~(이)다'를 붙여 보어의 술어를 만들거나, 명사 앞에 '焉'를 넣어 목적어(보어)의 술어로 만들어서 해석한다. '寬柔以敎, 不報無道, 南方之强也'에서 술어가 생략되었다. ‘不報無道’은 주어, '南方之强也'은 보어이다. 

 

* '以+명사', 즉 '以' 뒤에 명사가 나오면, '명사를 가지고' 혹은 '명사로서(써)'의 의미로 해석하며, ''는 우리말의 부사격 조사이다. 한편, '以+동사(형용사)', 즉 '' 뒤에 동사나 형용사가 나오면, 대명사 之를 넣어 '以++동사(형용사)'로 보고, '그것으로서(써)'의 의미로 해석한다. '以' 뒤에 놓인 '敎'를 명사로 보느냐, 동사로 보느냐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르다.

 

*  '不~無~'처럼 '부정어~, 부정어~'가 연결되면 문맥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된다. 일반적인 해석은 '~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인데, 해석하는 틀은 고정되지 않고 문맥에 따라 적절하게 해석한다. 한편, '無道'는 '도가 없다'라고 해석한다. 그런데 이 구조는 '술어+주어'가 아니라 '술어 +보어' 구조이다. 우리말의 '있다, 없다, 되다' 등의 뒤에 나오는 단어는 주격조사가 쓰인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는 보어이다.

 

10-4 衽金革, 死而不厭, 北方之强也. 而强者居之. (임금혁 사이불렴 북방지강야 이강자거지)

병기와(金) 갑옷을(革) 깔고/입고(衽), 죽더라도(死而) 싫어하지 않는(不厭) 것이, 북방의(北方之) 강함이다(强也). 너의(而) 강함이란 것이(强者) 거기에(之) 머문다(居).

 

* "금金"은 병기兵器이다. 금속으로 만든 무기를 가리킨다. "혁革"은 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가리킨다. 

 

* "임衽"을 정현이 "임, 유석야猶席也"라고 주를 달았고 그것이 거의 정설화 되어 주희가 이어받았다.  “석"이란 "자리" 혹은 "깔개"라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그 뜻은 전장에 나가 갑옷을 깔고 잔다는 말이 된다. "임衽"은 본시 옷의 깃, 혹은 섶을 의미한다. 우리말에 "옷깃을 여민다"는 말이 있는데, "임금혁金革"은 갑옷을 단정하게 입고 무기를 차고 전투에 임한다는 뜻이라고 보아야 한다. 

 

* 보통 “이而"를 단순한 접속사로 보아 특별히 해석을 안 하는데, 여기의 "이而"는 제2절에서 문제가 되었던 "억이강여抑而强與”의 “이"와 같은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이강자거지而强者居之"는 "여강자거지汝强者居之"가 된다. 공자는 남방지강과 북방지강을 대비적으로 언급하고 그 맥락에서 자로가 지향하는 강의 성격을 규정한 것이다. 

 

* '者'는 문장 끝에 위치해 목적어로도 쓰이지만, 기본적으로 주어로서 술어 앞에 위치하므로 술어를 찾는 단서이다. '者'는 우리말로 '~사람' 등으로 해석되며, '주어+술어' 문장구조의 주어이다.

 

10-5 故君子和而不流, 强哉矯! (고군자화이불류 강재교)

그러므로(故) 군자는(君子) 어울리지만(和而) 휩쓸리지 않고(不流), 강화도다(强哉) 굳셈이(矯)! 

 

* "화이불류和而不流”는 『논어』(13-23)에도 “군자화이부동 君子和而不同, 소인동이불화小人同而不和"라는 비슷한 맥락의 구절이 있다. "류流"라는 것은 "동同"과 같은 맥락에서 쓰였다. "같아진다", "흐른다"라는 것은 결국 자 신을 잃고 휩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中立而不倚, 强哉矯! (중립이불기 강재교)

가운데(中) 서서(立而) 치우치지 않으니(不倚), 강하구나(强哉) 굳셈이(矯)!

 

* '언焉'은 의문대명사, 의문부사, 접속사로도 쓰이고, '也', '矣'와 같이 종결사로도 쓰인다. 그러나 종결사로 쓰일 때, '也', '矣'와 달리 '於是', '於此', '於之'의 준말로 '거기에, 여기에서, 이것에, 그것에' 등의 의미이다.

 

10-6 國有道, 不變塞焉, 强哉矯! (국유도 불변색언 강재교)

나라에(國) 도가 있으면(有道), 궁하더라도(塞) 거기에(焉) 변하지 않으니(不變), 강하구나(强哉) 굳셈이(矯)! 

 

* "색塞"이란 "궁색함" "사려 깊음" "고고한 지조" 등의 여러 뜻이 있다. 

 

* 장소+有(無)+A = A+在+장소 ⇒ 장소에 A가 있다.

 

10-7 國無道, 至死不變, 强哉矯! (국무도 지사불변 강재교)

나라에(國) 도가 없어(無道), 죽음에 이르더라도(至死) 변하지 않으니(不變), 강하구나(强哉) 굳셈이(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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