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서(四書) 독해/중용(中庸) 한문 문법(文法) 분석

[중용(中庸) 제6장 순호문장(舜好問章)] 양 끝을 잡아 그 중간을 쓴다 / 집기양단 용기중어민(執其兩端 用其中於民)

by ഗൗതമബുദ്ധൻ 2023. 5. 26.
반응형

子曰: “舜其大知也與! (자왈 순기대지야여)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子曰): “순 임금은(舜) 아마도(其) 크게(大) 지혜로웠을 것이로다(知也與)!

 

* '其'는 기본적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받는 대명사 '그'란 뜻이다. 그러나 문장에서 대명사 외에도 '아마도', '혹'이라는 추측의 의미로도 쓰인다. '其'가 추측의 의미로 쓰일 때, 대부분 문장 끝에 '乎', '與'와 함께 쓰인다. '其~乎'는 '아마 ~일 것이다'라는 뜻이다. 

 

* '知也與'는 '주어+술어+보어'의 'A는 B다'라는 구조로, 술어가 생략된 형태이다. '也與'에 '~이다'의 술어 의미를 부여하는 설명도 있으나, '也與'는 감탄을 나타내는 종결사로 우리말의 '!'에 해당한다. 이 문장을 무동사 명사 술어로 설명할 수도 있다. 也與'에 술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고대 중국어에서 명사가 술어로 사용되면 문말조사 '也'가 영어의 'be 동사'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舜好問而好察邇言, (순호문이호찰이언)

순 임금은(舜) 묻기를(問) 좋아하고(而) 가까운 말(邇言) 살피기를(察) 좋아하고(好)

 

*  '而'를 중심으로 그 앞과 뒤에 술어가 놓이고, '而'를 중심으로 술어 '好'가 대를 이루는 구조이다. 그리고 뒷문장도 '而'을 중심으로 술어 '隱(숨기다)'과 '揚(날리다)'가 그 뒤에 '惡'과 '善'을 목적어로 취하는 '술어+목적어' 구조이다.

 

* "이언邇言"이란 "가까운 말"이라는 뜻이다. "이邇"는 "근近"의 고자라고 말할 수 있다. 같은 『중용』 구절에 “행원필자이行遠必自邇"(15)라는 말이 있다. 먼 곳을 가려고 해도 반드시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논어』 「옹야」 28에 "능근취비能近取譬"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여기서 "비"라고 하는 것은 "비유적으로 느낀다"는 것으로 "깨달음 enlightenment" "공감 sympathy"을 의미한다. (중용한글역주, 김용옥)

 

隱惡而揚善, (은악이양선)

추한 것을(惡) 드러나지 않게 하고(而) 좋은 것을(善) 드러내고(揚),

 

* “隱惡而揚善”을 “은악이양선"이라고 읽으면 안 된다. 선진문헌에서 선과 악이라는 실체적 개념이 대립의 짝으로서 나타나는 경우는 없다. 이것은 물론 "은오이양선"이라고 읽어야 한다. "오"는 "악the Evil"이 아니라 "추함the Ugly"이다. 악은 부정적 가치이지만 추는 부정적 가치가 아니다. 사람이 못생겼다고 악한 것은 아니다. "선"은 규범윤리적으로 규정된 덕목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정감상의 수용 즉, "좋음"이다.

 

* 여기 "은"이라는 타동사는 "숨겨준다"로 번역하면 곤란하다. 그것은 "언偃"의 가차자이며 "눕힌다" "자빠뜨린다" "쉬게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억抑"과도 상통한다. "누른다"의 뜻이다. 그러니까 "惡"는 "은오"로 읽어야 하며, 그 뜻은 사람의 추한 면을 부각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執其兩端, 用其中於民, 其斯以爲舜乎!” (집기양단 용기중어민 기사이위순호)

그(其) 양 끝을(兩端) 잡아서(執), 그 중을(其中) 백성에게(於民) 쓰니(用), 아마도(其) 이것(斯) 때문에(以) 순이 되었을 것이다(爲舜乎)!”

 

* "사이斯以"는 지금 쓰는 "시이是以” 와 같은 용법이다. "그러하기 때문에"의 뜻이다. 

 

* "위순爲舜"이라는 말은 "역사적으로 순이라는 인물이 순임금이 된 까닭" 혹은 "순임금이 순임금이 된 까닭" 즉, 내면적 덕성을 말한 것일 수도 있고, 아주 단순하게 "순舜"이라는 "시법諡法"이나 그 이름의 풀이에 관련된 언급일 수도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