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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四書) 독해/중용(中庸) 한문 문법(文法) 분석

[중용(中庸) 제3장 민선능장(⺠鮮能章)] 백성 중에 오랫동안 지속하는 사람이 드물구나 / 민선능구의(民鮮能久矣)

by ഗൗതമബുദ്ധൻ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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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中庸其至矣乎! (자왈 중용기지의호)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子曰): “중용은(中庸) 아마도(其) 지극할 것이로다(至矣乎)! 

 

* '其'는 기본적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받는 대명사 '그'란 뜻이다. 그러나 문장에서 대명사 외에도 '아마도', '혹'이라는 추측의 의미로도 쓰인다. '其'가 추측의 의미로 쓰일 때, 대부분 문장 끝에 '乎', '與'와 함께 쓰인다. '其~乎'는 '아마 ~일 것이다'라는 뜻이다. 

 

* '矣'는 강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이면서 감타의 뜻도 가지고 있다. '乎'도 감탄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것을 '지극하지 아니한가?'라는 반어적 표현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民鮮能久矣!” (민선능구의)

백성 중에(民) 능한 사람이(能) 적어진 것이(鮮) 오래되구나(久矣)!” 

백성 중에(民) 능히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이(能) 드물구나(矣)!” 

백성들이(民)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能久) 드물구나(矣)!” 

 

 

* 아무런 표지 없이 ‘民鮮能久矣'란 문장이 제시되면, 해석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可(以)', '能(以)', '得(以)', ‘足(以)'은 서로 의미와 문법적 기능이 통용된다. 이들은 단독 품사(형용사나 명사)로 쓰이지 않을 때, 술어 앞에서 술어의 의미를 보조하므로 술어를 찾는 단서이다. 즉, 能은 '久'와 연결되어 그 의미를 보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통적인 해석은 '民鮮能'을 '주어+술어+보여 구조로 보고, '能'은 명사로써 '鮮'의 보어로 해석한다. 이 문장에서 ''은 '곱다'의 의미가 아니라 '드물다'의 의미이다. (한문 해석의 비밀, 우승하)

 

* 이 구절의 전통적인 해석은 논어에 있는 '民鮮久矣'라는 구절에 하안이 주석을 달면서 시작되었다. 하안은 이 구절에 대해 '중화中和는 항상 사람들이 행할 수 있는 덕인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어지러워지고 선왕의 도가 폐하여지자 이 도를 능히 행하는 사람들이 드물게 된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그것은 오늘에 이르러서 비로소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中和可常行之德. 世亂, 先王之道廢, 民鮮能行此道久矣, 非適今). 그러나 “민선구의民鮮久矣"라는 구문을 "민선民鮮"에서 끊고 "구의久矣"를 시간의 추이로 독립시켜 해석하는 것은 어색하다. "구"는 본동사가 되고 "선"은 그 본동사를 수식하는 정도 부사나 부정 부사일 수밖에 없다. 정현이 이런 해석을 했다. 《선은 드물다는 뜻이다. 중용의 도 됨이 지극히 아름답다는 것을 찬탄하였고, 되돌아보건대 사람들이 거의 중용을 오래 실천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이다. 鮮, 罕也. 言中庸爲道至美, 顧人罕能久行.》 이 구절은 다음 장에 나오는 "선능지미야能知味也"와도 동일한 구조다. "선鮮"은 부정부사이며 ""은 조동사이고 다음에 오는 것이 본동사가 된다. 그렇게 되면 "민선능구의民鮮能久矣"는 “사람들이 그 지극한 도를 일상적으로 실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오래 지속적으로 실천하지 못한다"라는 뜻이 된다. (중용한글역주,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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