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夷狄之有君(이적지유군), 不如諸夏之亡也(불여제하지망야).”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子曰): “오랑캐에게(夷狄之) 임금이(君) 있는 것이(有), 중국에(諸夏之) <임금이> 없는(亡) 것과 같지 않다/것보다 못하다(不如也).”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不如(불여): 일반적으로 '~만 못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렇게 해석하면 전체를 '오랑캐에게 군주가 있더라도 중국에 군주가 없는 것만 못하다'라고 해석한다(황간). 여기서는 '~와 같지 않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같지 않다'라고 해석한다면 전체를 '문화가 우월한 중국이 정치는 오랑캐만도 못하다'라는 뜻이라고 해석한다(다산). '같지 않다'라고 보고 '이적에게 군주가 있는 것은, 중국에 군주가 없는 것과 다르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송유).
* 이에 대해서 김용옥은 '제하에 군주가 없더라도, 오랑캐의 나라에 군주가 있어 돌아가는 것처럼 또 다른 질서가 있다'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군주의 유무는 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근본이 아니다. 이 질서 하부에는 보다 근원적인 질서, 공자가 사문이라 부르는 것이고, 예악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인이고, 인에서 나오는 예악만 있어도 무군주의 무질서를 감당할 수 있다. 공자는 제하의 문화에 대한 강력한 자긍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김용옥, 논어한글역주>
* 문법적으로 본다면 《논어》에서 쓰인 '不如불여'가 모두 ‘~만 못하다(不及불급)'라는 뜻으로 쓰였다. 따라서 "오랑캐가 아무리 임금이 있다 하더라도 중국의 無君무군의 상태만도 못하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어법에는 맞는다.
¶ 夏(하): 크다는 뜻으로 중원을 가리키는 말.
¶ 亡(없을 무): '없다'라는 뜻의 동사. 無(무)와 같다. 바로 뒤에 '君군' 자가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無 君무군'이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 軍亡導, 或失道, 後大將軍.(군대는 인도하는 사람이 없어 간혹 길을 잃는 바람에 대장군 위청[衛靑]에게 뒤졌다.『史記 李將軍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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