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3-01 陳臻問曰: “前日於齊(전일어제), 王餽兼金一百而不受(왕궤겸금일백이불수); 於宋(어송), 餽七十鎰而受(궤칠십일이수); 於薛(어설), 餽五十鎰而受(궤오십일이수). 前日之不受是(전일지불수시), 則今日之受非也(즉금일지수비야); 今日之受是(금일지수시), 則前日之不受非也(즉전일지불수비야). 夫子必居一於此矣(부자필거일어차의).”
진진이(陳臻) 물어 말하기를(問曰): “예전에(前日) 제나라에서(於齊), 왕께서(王) 좋은 금(兼金) 일백을(一百) 보냈는데도(餽而) 받지 않았고(不受); 송나라에서(於宋), 칠십 일을(七十鎰) 보냈는데(餽而) 받았고(受); 설나라에서(於薛), 오십 일을(五十鎰) 보냈는데(餽而) 받았습니다(受). 예전의(前日之) 받지 않음이(不受) 옳다면(是, 則) 지금의(今日之) 받음이(受) 틀렸고(非也); 지금의(今日之) 받음이 옳다면(受是, 則) 예전의(前日之) 받지 않음이(不受) 틀렸습니다(非也). 선생님께서(夫子) 반드시(必) 여기서(於此) 하나에 머물러야 합니다(居一矣, 택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 餽(보낼 궤): 음식이나 금품을 보내다, 먹이다, 제사, 흉년, 선물 물품. 貽也, 贈呈이다.
前日之不受是, 今日之受是
☞ 之는 도치를 나타낸다. 즉, 원래 이 문장은 不受於前日인데 전일을 강조하여 앞으로 내었기 때문에 前日 앞에 於를 생략한 것이며, 그것을 나태내기 위해 之를 썼다. 今日之受是도 동일한 문장 구조이다.
☞ 之를 관형격 개사로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뒤의 受/不受는 명사형이 된다. 앞의 前日於齊, 王餽兼金一百而不受; 於宋(어송), 餽七十鎰而受에서 '제에서 주니까 받지 않고 송에서 주니까 받았다'라는 문장에서 나온 것을 다시 반복하는 형식인 것으로 파악하면, 관형격으로 볼 수 있다.
04-03-02 孟子曰: “皆是也.(개시야)
맹자가 말하기를(孟子曰): “모두(皆) 옳다(是也).
04-03-03 當在宋也(당재송야), 予將有遠行(여장유원행). 行者必以贐(행자필이신), 辭曰(사왈): ‘餽贐(궤신).’ 予何爲不受(여하위불수)?
송나라에(宋) 있을(在) 때는(當也), 나에게(予) 장차(將) 멀리 갈 <일이>(遠行) 있었다(有). 길 떠나는 사람에게는(行者) 반드시(必) 예물을 주니(以贐), 겸손하게 말하기를(辭曰): ‘예물을 줍니다(餽贐)’라고 했으니 내가(予) 무엇 때문에(何爲) 받지 않겠는가(不受)?
* 貨(재물화): 재화, 화물, 돈, 뇌물을 주다, 팔다.
* 贐(전별할 신): 路資, 전별금, 예물, 전별하다(작별 잔치를 벌이다). 餞別의 뜻으로 주는 돈. 餞別金.
當在宋也
☞ '송나라에 있을 때에는'이다. '當~'은 '~에 당하여, ~의 경우에'라는 뜻이다.
行者必以贐
☞ 必다음에 行이 생략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用 대신 以를 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用 대신 以를 쓴 것이라면, 以贐은 '노자를 쓴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必以驢는 원래 必以鵙魄之로 '반드시 그에게 노자를 주다'를 줄여서 말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以는 직접목적어를 이끄는 개사라고 파악할 수 있다. 즉 '~에게 ~을 주다'에서 '~을'에 해당하는 직접목적어가 앞으로 도치되는 경우 以를 사용한다.
¶ 是以欲上民 必以言下之 欲先民 必以身後之. (老子)
→ 해석은 '백성들의 위에 거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말을 낮추어야 하고, 백성들의 앞에 서고자 한다면, 반드시 자신을 뒤에 놓아야 한다.'라고 한다. 下之와 後之는 앞의 백성을 받는다. '반 드시 그들에게 말을 내리고, 반드시 그들에게 몸을 뒤에 둔다.'와 같이 두 개의 목적어를 가진 동사로서 파악하면 해석이 쉽다.
¶ 바로 뒤에서 나오는 예로 繼而有師命不可以請을 보자. 뒤의 不可以請에서 원래 개사 다음에는 명사가 와야 한다. 따라서 以 다음에 之가 생략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두 개의 목적어를 가진 단어, 여기서는 '~에게 ~을 청하다'에서 직접목적어 앞에는 以를 표기해 주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何爲不受
☞ 何의 원래 위치는 다음으로, 爲는 '때문'이라는 뜻이고, 爲何는 '무엇 때문에'라고 해석한다. 何가 의문사이기 때문에 구절의 맨 앞으로 갔다.
04-03-04 當在薛也(당재설야), 予有戒心(여유계심). 辭曰(사왈): ‘聞戒(문계). 故爲兵餽之(고위병궤지),’ 予何爲不受(여하위불수)?
설나라에(薛) 있을 당시는(當在也), 나에게(予) 경계하는 마음이(戒心) 있었다(有). 겸손하게 말하기를(辭曰): ‘경계하는 것이 <있다고>(戒) 들었습니다(聞). 그러므로(故) 호위병을 위하여(爲兵) 이것을 줍니다(餽之)'라고 했으니, 내가(予) 무엇 때문에(何爲) 받지 않겠는가(不受)?
* 戒(경계할 계): 주의하다, 막아 지키다, 경비하다, 조심하고 주의 하다,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 戒계심): 경계하는 마음, 여기서는 신변을 위협하는 대상에 대해 신경을 쓰고 조심하는 마음을 말한다.
04-03-05 若於齊(약어제), 則未有處也(즉미유처야). 無處而餽之(무처이궤지), 是貨之也(시화지야). 焉有君子而可以貨取乎(언유군자이가이화취호)?”
만약(若) 제나라 같은(於齊) 경우라면(, 則) 지위가(處) 있지 않았다(未有也). 지위가 없는데도(無處而) 그것을 보냈으니(餽之), 이것은(是) 뇌물이다(貨之也, 돈으로 나를 사는 것이다). 어찌(焉) 군자이면서(君子而) 뇌물로(以貨) <그를> 취할(取) 수 있겠는가(可有乎)?”
* 貨(재물 화): 재화, 화물, 돈, 뇌물을 주다, 팔다.
* 貨之(화지): 貨는 회뢰)의 뜻으로, 을 바치는 것을 말한다.
* 取(취할 취/가질 취): 가지다, 손에 들다, 취하다, 의지하다, 돕다. 채용하다, 골라 뽑다, 받다, 받아들이다, 이기다, 다스리다, 장가들다.
* 處(곳 처): (어떤 지위에) 있다. 은거하다, 누리다, 향유하다, 맡다. 담당하다
若於齊, 則
☞ 若과 則 사이에 서술어가 없는 경우에는 '~과 같은 것은', '과 같은 경우는'이라고 해석하고, 서술어가 있으면 '만약 ~하면'이라고 가정으로 해석한다.
可以貨取乎
☞ 이 구절은 可以+貨取가 아니고 可+以貨+取의 구조다. 원래 人+可+以貨+取+君子인데, 일반 주어 人과 앞에서 이미 제시한 목적어 君子를 생략한 것이다.
<출처: 맹자로 문리 나기, 임옥균, 학고사 / 맹자의 문법적 이해, 한상국, 한국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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