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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백가(諸子百家)/장자(莊子)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1편 소요유(逍遙遊) 3] 견오가 접여에게 들은 말이 있는데 / 오문언어접여 대이무당 왕이불반(吾聞言於接輿 大而無當 往而不反)

by ഗൗതമബുദ്ധൻ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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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만 하고 마땅함이 없고,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肩吾問於連叔曰: "吾聞言於接輿, 大而無當, 往而不反. 

견오가(肩吾) 연숙에게於連叔) 물어 말하기를(曰): "나는 (吾) 접여에게(於接輿), 크기만 하고(大而) 합당함이 없고(無當), 가기만 하고(往而) 돌아오지 않는다(不反)라는 말을(言) 들었다(聞)

 

*  往而不反: 널리 확대되어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보지 않는다, 歸着点이 없다는 등의 해석이 가능하다. 李基東은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않고 장황하게 진행되기만 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吾驚怖其言, 猶河漢而無極也, 大有逕庭, 不近人情焉." 

나는(吾) 그 말에(其言) 놀라고 두려웠는데(驚怖), 은하수처럼 길고(河漢而) 끝이 없는(無極) 듯하니(也), 매우(大) 현실과 동떨어짐이 (逕庭) 있고(有), 인정에(人情) 가깝지 않습니다(不近焉, 상식에 어긋남)."라고 말했다. 

 

* 驚怖(경포): 놀라고 두려워함.

* 河漢: 1. 중국(中國)의 황하(黃河). 2. 남북(南北)으로 길게 보이는 은하계(銀河系)를 강으로 보고 하는 말.

* 大有逕庭: 현실과 크게 동떨어짐. 大有는 甚有의 뜻(林希逸)이고 逕庭은 현실과 멀리 동떨어졌다는 뜻.

 

連叔曰: "其言謂何哉?" 

연숙이 말하기를(連叔曰): "그 말한 것은(其言) 무엇을 말한 것인가(謂何哉)?" 

 

曰: "藐姑射之山, 有神人居焉, 肌膚若冰雪, 淖約若處子, 不食五穀, 吸風飲露. 

<견오가> 말하기를(曰): "막고야의(藐姑射之) 산에(山), 신인이(神人) 있어(有) 거기에 머무는데(居焉), 피부가(肌膚) 눈과 같고(若冰雪), 몸매가(淖約) 처녀와 같으며(若處子), 오곡을(五穀) 먹지 않고(不食), 바람을 들이쉬고(吸風) 이슬을 마신다(飮露).

 

* 藐姑射(막고야): 산명. ‘묘고야’로 읽는 사람도 있다. 막이라고 발음할 때는 멀다[遠], 넓다[廣]의 뜻이고, 묘라 발음하면 작다[小], 깔본다[輕視], 예쁘다[麗]의 뜻이 된다. 

* 五穀은 五穀百果의 오곡으로 《孟子》 〈滕文公 上〉 許行章의 趙岐 註에 의하면 벼[稻], 찰기장[黍], 메기장[稷], 보리[麥], 콩[菽]의 다섯 가지 곡식 또는 곡식의 총칭이다.

 

乘雲氣, 御飛龍, 而遊乎四海之外. 其神凝, 使物不疵癘而年穀熟. 吾以是狂而不信也." 

구름 기운을(雲氣) 타고(乘), 비룡을(飛龍) 몰아서(, 而) 사해 바깥에서(四海之外) 노닌다(遊). 그 신묘함이(其神) 엉긴 것이(凝), 만물로 하여금(使物) 손상되고 병들지 않게 하여(不疵癘而) 그 해의(年) 곡식이(穀) 잘 익도록 한다(熟). 나는(吾) 이 때문에(以是) 속이는 것이라 여겨서(狂而) 믿지 못한다(不信也)."라고 말했다.  

 

* 疵癘(자려): 손상시키고 병들게 함. 疵는 傷, 癘는 惡病의 뜻.

* 年穀熟: 해마다의 곡식이 풍성하게 영글도록 함. 해마다 곡식이 풍성하게 익도록 한다로 해석할 수도 있고(年이 부사로 쓰인 경우), 해마다의, 또는 그 해의 곡식이 잘 익도록 한다로 해석할 수도 있다(年을 형용사로 읽음).

* 狂而不信也: 狂은 馬叙倫이 誑의 假借字라 하였지만, 이미 林希逸의 註에서도 ‘狂은 誑과 같다[狂 與誑同]’고 풀이했다. 誑은 속인다, 현혹한다는 뜻

 

連叔曰: "然, 瞽者無以與乎文章之觀, 聾者無以與乎鍾鼓之聲. 豈唯形骸有聾盲哉?

연숙이 말하기를(連叔曰): "그렇군(然), 눈 먼 사람은(瞽者) 무늬와 문채의(文章之) 볼거리에(觀) 참여할 수 없고(無以與, 볼 수 없고), 귀 먹은 사람은(聾者) 종과 북의(鍾鼓之) 소리에(聲) 참여할 수 없다(無以與, 들을 수 없다). 어찌(豈) 오직(唯) <사람의> 몸과 뼈에만(形骸) 장님과 귀머거리가(聾盲) 있겠는가(哉)?

 

* 瞽者無以與乎文章之觀: 與는 참여하다는 뜻(曹受坤). 文章之觀은 무늬와 빛깔의 아름다운 볼거리.

 

夫知亦有之. 是其言也, 猶時女也. 之人也, 之德也, 將旁礡萬物, 以為一世蘄乎亂, 孰弊弊焉以天下為事!

무릇(夫) 지혜에도(知) 또한(亦) 그것이 있다(有之). 이(是) 그런 말이(其言也), 너에게(女) 딱 들어맞는(時) 듯하다(也). 之人也, 之德也, 將旁礡萬物, 以為一世蘄乎亂, 孰弊弊焉以天下為事!

 

* 是其言也는 ‘이(또는 그) 말은’으로 번역되는데 그 말을 누구의 말, 어떤 말로 보느냐에 따라 풀이가 달라진다. 郭象, 成玄英, 林希逸 등이 모두 接輿의 말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기 是其言也는 접여의 말로 보아서는 무리한 해석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뜻은 아마도 〈접여의〉 이와 같은 말을 ‘어찌 이 너와 같은 사람들이 능히 이해할 수 있으리오’라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其意蓋謂如此言語 豈汝一等人能之].”라고 하고 있다. 그래서 현토본도 ‘是其言也ㅣ 猶時女也리오’로 토를 달고 있다. 그러나 是其言也는 ‘豈唯形骸有聾盲哉 夫知亦有之’라는 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之人也, 物莫之傷, 大浸稽天而不溺, 大旱·金石流·土山焦而不熱. 

이 사람은(之人也), 만물 중에(物) 무엇도(莫) 그를 상하게 하지 못하고(之傷), 큰 잠김(大浸, 홍수)이 하늘에 닿아도(稽天而) 빠지지 않고(不溺), 큰 가뭄과(大旱) 쇠와 돌이(金石) 녹아 흐르고(流) 흙산이(土山) 타버려도(焦而) 타지 않는다(不熱). 

 

* 大浸稽天而不溺: 큰 홍수가 나서 하늘에까지 닿을 지경이 되어도 물에 빠지지 아니함. 大浸은 홍수. 稽는 至와 같다(成玄英, 司馬彪, 林希逸 등).

 

是其塵垢粃糠, 將猶陶鑄堯·舜者也, 孰肯以物爲事!

이 사람은(是) 그(其) 티끌과(塵垢) 쭉정이(粃糠)를, 장차(將) 오히려(猶) 요임금이나 순임금 같은 것을(堯·舜者) 빚을 수 있어서(陶鑄也), 누가(孰) 세상일 따위로(以物) 일 삼기를(事) 즐기겠는가(肯)!

 

* 陶鑄(도주): '도공(陶工)이 옹기(甕器)를 만들고 단공(鍛工)이 금속(金屬)을 녹여 부어 그릇을 만든다.'는 뜻으로, 인재(人材)를 양성(養成)함을 이르는 말.

 

宋人資章甫而適諸越, 越人斷髮文身, 無所用之. 

송나라 사람이(宋人) 장포를(章甫) 마련해서(而) 월나라에(諸越) 갔는데(適), 월나라 사람이(越人) 머리를 자르고(斷髮) 문신을 새겨서(文身), 그것을(之) 쓸 곳이 없었다(無所用)

 

* 資章甫: 章甫를 장만함. 李頤는 資를 貨로 풀이했는데, 장사 밑천으로 장만하다의 뜻이다.

* 適諸越: 월나라로 감. 諸는 之於의 줄임말로 대명사와 어조사의 결합으로 볼 수도 있다.

 

堯治天下之民, 平海內之政, 往見四子藐姑射之山, 汾水之陽, 窅然喪其天下焉." 

요임금이(堯) 천하의 백성을(天下之民) 다스려(治), 해내의(海內之) 정치를(政) 평안하게 하고(平), 가서(往) 네 명의 신인을(四子) 막고야 산에서(藐姑射之山) 만나고는(見), 분수의(汾水之) 북쪽에서(陽), 정신이 멍해져서(窅然) 그(其) 천하를(天下) 잊었다(焉)."라고 했다. 

 

* 窅然(요연): 1. 정신이 멍함. 또는 그런 모양. 2. 심원하고 요원하다

 

<출처: 동양고전번역서(장자), 동양고전종합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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