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5-01 梁惠王曰: “晉國(진국), 天下莫强焉(천하막강언), 叟之所知也(수지소지야). 及寡人之身(급과인지신), 東敗於齊(동패어제), 長子死焉(장자사언); 西喪地於秦七百里(서상지어진칠백리); 南辱於楚(남욕어초).
양 혜왕이(梁惠王) 말했다(曰): “진나라가(晉國), 천하에서(天下) 그보다 강한(强焉) 나라가 없다는 것은(莫), 노인께서(叟之) 아는 것입니다(所知也). 과인의(寡人之) 시대에(身) 이르러(及), 동쪽으로(東) 제나라에(於齊) 패하면서(敗), 장자가(長子) 죽었고(死焉); 서쪽으로(西) 진나라에(於秦) 칠백 리(七百里) 땅을 잃었고(喪地); 남쪽으로(南) 초나라에(於楚) 치욕을 당했습니다(辱).
<문법과 어휘>
* 喪(잃을 상): 잃다, 잃어버리다, 상복을 입다, 죽다, 사망하다, 상제 노릇을 하다, 망하다, 잊어버리다, 허비하다.
晉國, 天下莫强焉
☞ '莫'은 부정의 의미를 지닌 '불특정대명사(無定代詞, 또는 不定代詞)'로 '누구도~한 사람(것/일)이 없다'로 해석한다. 그러나 莫+형용사 형태의 문장은 이와 전혀 달라서 최상급을 나타낸다. '莫~ 於(乎)~'('~보다 더 ~한 것/사람/일은 없다.') 꼴로 주로 사용된다. 莫强은 '더 강한 것이 없다'라는 뜻이므로 '가장 강하다'로 해석하면 좋다.
¶ 莫見乎隱 莫顯乎微. (中庸)
(숨은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작은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은 없다.[부정대명사])
¶ 一年之計 莫如樹穀 十年之計 莫如樹木 終身之計 莫如樹人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 은 나무를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고, 평생의 계획은 사람을 심는 것만 같은 것이 없다. [부정대명사])
¶ 莫令人見也. (三國志)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말라. [부정부사])
☞ 焉은 주로 장소를 나타내는 어미로서 於是(여기에, 여기에서)라는 뉘앙스를 갖는다. 여기서는 是가 晉國을 받는다. 즉, 晉國의 원래 위치는 莫强 다음인데, 강조하여 맨 앞에 내놓은 것이다. 원래의 문장은 '天下莫強於晉國이다. 이 경우에 天下 앞에 於가 와야 하지만 문장의 앞이기 때문에 생략한 것이다.
叟之所知也
☞ 之는 주격조사다. 所는 뒤의 글자가 動詞(또는 형용사)라는 것을 제시해 '동사하는 것'이라는 명사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所를 사용하는 경우 앞 글자나 단어가 동사(형용사)의 주어가 된다. 즉 여기서는 叟가 주어라는 말이다. 해석은 'A 之所 B'에서 'A가 B 한 것은', 또는 'A가 B 한 것이다' 정도로 하면 원활하다.
¶ 身有所忿懥 則不得其正. (大學)
(마음에 성내는 것이 있으면, 그 마음을 얻지 못한다.)
¶ 人之所貴者 非良貴也 趙孟之所貴 趙孟能賤之. (孟子)
(사람이 귀하게 한 것은 본래의 귀한 것이 아니니, 조맹이 귀하게 한 것은 조맹이 그것을 천하게 할 수 있다.)
☞ 전체 문장에서 '이다'에 해당하는 서술어가 없으면, 이를 대신하는 것이 也이다. 이런 형태의 문장에서는 어미로 矣를 쓰지 않고, 반드시 也를 써야 한다.
01-05-02 寡人恥之(과인치지), 願比死者一洒之(원비사자일세지), 如之何則可(여지하즉가)?”
과인이(寡人) 이것을(之) 수치스럽게 여겨(恥), 죽은 사람을 위해(比死者) 한 번(一) 그것을 씻기를(洒之) 바라는데(願), 어찌하면(如之何則) 가능할까요(可)?”
<문법과 어휘>
* 比(견줄 비): 견주다, 비교하다, 같다, 친하게 지내다, 무리, 자주, 위하여.
* 洒(씻을 세/뿌릴 쇄): 세/씻다, 쇄/물 뿌리다, 시원하다, 흐르다.
01-05-03 孟子對曰: “地方百里而可以王(지방백리이가이왕). 王如施仁政於民(왕여시인정어민), 省刑罰(생형벌), 薄稅斂(박세렴), 深耕易耨(심경이누). 壯者以暇日修其孝悌忠信(장자이가일수기효제충신), 入以事其父兄(입이사부모형), 出以事其長上(출이사기장상), 可使制梃以撻秦楚之堅甲利兵矣(가사제정이다진초지견갑리병의).
맹자가(孟子) 대답하여 말했다(對曰): “땅이(地) 사방(方) 백리만 되면(百里而) 왕노릇 할 수 있습니다(可以王). 왕께서(王) 만약(如) 백성에게(於民) 인정을 베풀어(施仁政), 형벌을(刑罰) 줄이고(省), 세금을(稅斂) 낮추면(薄), 밭을 깊이 갈고(深耕) 김매기를 쉽게 합니다(易耨). 장성한 사림이(壯者) 한가한 날에(以暇日) 그(其) 효제충신을(孝悌忠信) 닦고(修), 들어가서(入) 그것으로(以) 자기(其) 부형을(父兄) 섬기고(事), 나가서는(出) 그것으로(以) 자기(其) 윗사람을(長上) 섬기면(事), 몽둥이를(梃) 만들어서(制以) 진나라와 초나라의(秦楚之) 견고한 갑옷과(堅甲) 날카로운 무기를(利兵) 치게(撻) 할 수 있습니다(可使矣).
<문법과 어휘>
* 省(살필 성/덜 생): 성/살피다, 바느질하다, 깨닫다, 생/덜다, 허물, 재앙.
* 易(바꿀 역/쉬울 이): 역/바꾸다, 교환하다, 무역하다, 주역, 이/쉽다. 편안하다.
* 梃(정): 막대기, 몽둥이, 지팡이, 지레, 制梃이란 '몽둥이를 들다'가 된다.
* 利(날카로울 리/이로울 리): 이롭다, 이익이나 이득이 되다, 이롭게 하다, 유익하다.
地方百里而可以王
☞ 以 다음에 대명사 之가 생략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명사 之는 地方百里를 받는다. 만약 '百里而+명사'와 같은 형식으로 문장을 구성하면 而(이)를 '~이면서' 또는 '~로서'라고 풀이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 而(이)를 아예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로 분류해 '~인데도, ~라 해도, ~이면' 등의 양보나 가정을 표시하는 문장으로 볼 수도 있다.
¶ 先君而有知也 毋寧夫人 焉用老臣. (左傳)
(만약 선군이 알았다면 차라리 부인으로 하여금 처리하게 했지 어찌 노신을 썼겠습니까.)
☞ '可以('~할 수 있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대개 可以의 주어가 앞에 오지 않으면 부사구문이 온다는 점이다. 즉 '~하면', '~이라면', '~일지라도' 등이 앞에 오고 '~할 수 있다'라고 해석된다는 점이다. 예문에서도 앞 '地方百를 부사어로 해석하여 '땅이 백 리라 할지라도 왕의 역할을 할 수 있다'로 해석하면 된다.
¶ 五十者可以衣帛矣. (孟子)
(50세 된 자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다./五十者가 可以의 주어다.)
¶ 德何如則可以王矣. (孟子)
(덕이 어찌하면, 왕 노릇할 수 있겠는가./~하면)
¶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論語)
(옛 <알던> 것을 익혀서 새것을 알면 그로써 스승이 될 수 있다./ ~하면.)
修其孝悌忠信, 入以事其父兄, 出以事其長上
☞ 以 다음에 대명사 之가 생략되었다. 대명사 之는 앞의 孝悌忠信을 받는다. 개사 以의 목적어인 (대명사)는 문장 바로 앞에 나온 경우 등 그 목적어가 무엇인지 명확한 경우 흔히 생략된다.
¶ 晉侯復假道於虞以伐虢. (春秋左氏傳)
(진의 제후는 다시 우나라에 길을 빌려 괵을 정벌했다.)
☞ 以가 접속사로 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以가 접속사로 '~하여, ~하고' 등으로 해석되는 경우 서술어 역할을 하는 한자 사이에 쓰인다.
¶ 主明以嚴 將智以武. (史記)
(군주는 밝고 엄하며 장수는 지혜롭고 용감하다.)
可使制梃以撻秦楚之堅甲利兵矣
☞ 使는 대개 '使 A(명사)+B(동사)'라는 구문으로 사용되어 'A로 하여금 B를 하도록 한다'라는 뜻이 된다. 여기서는 使 다음에 앞에 나온 壯者가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에 나오지만 壯가 주어가 아니기 때문에 可以를 쓰지 않고 可를 썼다. 주어는 王이다. 아래 문장의 '使不得耕耨以養其父母'에서도 A에 해당하는 명사가 생략되었다.
以暇日
☞ '以+시간'은 '~에', '~할 때'로 해석한다. '휴일에, 쉬는 날에'라는 뜻이다.
¶ 以秦昭王四十八年正月 生於邯鄲 及生 名為政 姓趙氏. (史記)
(진소왕 48년 정월에 한단에서 태어났다. 마침내 출생하자 이름을 정(政), 성을 조(趙) 씨라 했다.)
01-05-04 彼奪其民時(피탈기민시), 使不得耕耨以養其父母(사부득경누이양기부모), 父母凍餓(부모빙아), 兄弟妻子離散(형제처자이산). 彼陷溺其民(피함익기민), 王往而征之(왕왕이정지), 夫誰與王敵(부수여왕적)? 故曰: ‘仁者無敵(인자무적).’ 王請勿疑(왕청물의)!”
저들이(彼, 진나라와 초나라) 자기(其) 백성의(民) 때를(時) 빼앗아(奪), 밭 갈고 김매서(耕耨以) 자기 부모를(其父母) 봉양할(養) 수 없도록(不得) 해서(使), 부모가(父母) 추위에 떨고 굶으며(凍餓), 형제와(兄弟) 처자가(妻子) 흩어졌습니다(離散). 저들이(彼) 그 백성을(其民) <도탄에> 빠뜨렸을 때(陷溺), 왕께서(王) 가서(往而() 그들을 정벌하면(征之), 대저(夫) 누가(誰) 왕에게(與王) 대적하겠습니까(敵)? 그러므로 말하기를(故曰): ‘인자에게는(仁者) 적이 없다(無敵).’라고 했습니다 왕께서는(王) 부디(請) 의심하지 마십시오(勿疑)!”
<문법과 어휘>
* 彼(저 피): 저, 그, 저쪽, 그들.
* 征(칠정/부를 징): 치다, 때리다, 정벌하다, 토벌하다, 탈취하다, 취하다, 바로잡다.
* 誰(누구 수): 누구, 무엇, 옛날, 발어사(發), 묻다.
使不得耕耨以養其父母
☞ 使 다음에는 其民이 생략되었다. 즉 '其民으로 하여금'이란 뜻이다. '以養其父母'에서 以는 耕耨의 결과다. 즉, 以다음에 개사之(耕耨)가 생략되었고 해석은 '밭을 갈고 김을 매서 그 부모를 봉양하다'라고 한다.
誰與王敵
☞ 誰가 의문대명사이기 때문에 與誰가 도치된 형태이다. 이 경우 '누가 더불어 왕을 대적하겠는가.' 또는 '누가 왕과 더불어(즉 왕에게) 대적하겠냐'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출처: 맹자로 문리나가, 임옥균 / 맹자의 문법적 이해, 한상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