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구는 술어가 주어에 대해 판단하는 문장이다.
▷ 梁父卽楚將項燕.
☞ 항량의 부친은 초나라의 장군 항연이다.
그런데 어떤 판단구는 단지 판단구의 형식만 지니고 있을 뿐,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A는 B이다'라거나 아니면 'A는 B가 아니다'와 같은 판단을 표시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의 예를 들어 보면 아래와 같다.
하나. 판단구 형식을 이용하여 비유를 표시한다.
▷ 韓, 天下之咽喉.
☞ 한나라는 천하의 인후(목구멍)이다.
둘. 판단구의 형식을 이용하여 꽤 복잡한 내용을 표현한다.
▷ 朱紱皆大夫, 紫綬悉將軍.
☞ 붉은색 끈은 모두 대부이고, 자주색 끈은 모두 장군이다.
이런 판단구는 꽤 복잡한 내용을 표현한다. 주어와 술어 사이에서 동일 관계나 예속 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또한 비유 관계도 성립하지 않는다. 이런 판단구는 문의에 부합하도록 융통성 있게 번역해야 한다. 예문은 ' '홍색 띠를 찬 사람은 모두 대부이고 자색 띠를 한 사람은 모두 장군이다.'라고 부드럽게 번역할 수 있다.
셋. 판단구 형식을 이용해 구실이나 원인을 설명한다.
▷ 勇怯, 勢也; 強弱, 形也.
☞ 용기와 비겁은 정세에 달려 있는 것이고, 강한 것과 약한 것은 당시의 형세에 달린 것입니다.
이런 판단구는 주어와 술어 사이에 의지 관계가 성립한다. 즉 술어는 주어 가 표시하는 바의 사정이나 정황의 기반과 근거이다. 예문은 '용기 비겁 강함 약함은 모두 형세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처럼 부드럽게 번역할 수 있다.
▷ 桓公九合諸侯, 不以兵車, 管仲之力也.
☞ 환공이 제후들을 규합(合)하였으나 전쟁으로써 하지 않은 것은 관중의 힘이다.
☞ 제 환공은 여러 차례 제후들의 회맹을 소집하였는데, 전쟁에 의지하지 않고, 관중의 역량에 의지하였다.
<출처: 한문 문법 기본상식 64 / 이종호 역 / 도서출판 지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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