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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四書) 독해/고본대학(古本大學) 한문 문법(文法) 분석

[고본대학(古本大學) 제 3장] 수신이 근본이고 제가, 치국, 평천하는 말단이다명명덕어천하여지본(明明德於天下與知本)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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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 先治其國(선치기국);

옛날에(古之) 밝은 덕을(明德) 천하에(於天下) 밝히려는(欲明) 사람은(者), 먼저(先) 자기 나라를(其國) 다스렸고(治)

 

* 者: 일반적으로 사람이라는 뜻으로 풀이하여 '옛날에, 밝은 덕德을 천하에 밝히려고 하는 사람은'으로 해석하는데, 이렇게 되면 아래 팔조목의 주체는 각자 별개의 사람이 되면서 행위가 집을 가지런하게 하는 데까지 연결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문장을 '밝았던 덕을 천하에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치국을 해야 하고, 치국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가를 해야 하고 하는 식으로 서로 연결되는 논리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중용강설, 이기동>

이렇게 해석하면 아래 김용옥이 말한 명명덕~격물까지의 구조와 격물~천하평까지의 구조가 서로 달라지는 것을 부드럽게 해석할 수 있다고 보인다. 

 

처음 시작이 '명덕을 천하에 밝히려는 자'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치국'에서 '치지'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평천하'는 나오지 않는다. '평천하'는 제일 마지막에 '천하평天下平'이라는 수동태적 용법으로 나온다. '천하를 평정한다'는 말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에 '천하에 명덕을 밝힌다'로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평천하-치국-제가-수신-정심-성의-치지'의 동일한 구문 형태가 격물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치지재격물致知在格物'을 독립적인 항목으로 설정하지 않고, 치지의 부수적인 설명으로 붙여 놓았다. 하지만 다음 문장은 격물에서 시작해서 천하평까지 동일한 구문으로 이어져서 격물이 독립된 항목으로 설정되어 있다. <대학학기역주, 김용옥>

 

欲治其國者(욕치기국자), 先齊其家(선제기가);

자기 나라를(其國) 다스리려는(欲治) 사람은(者), 먼저(先) 자기 집안을(其家) 가지런하게 했고(齊)

 

* 家: 나라[국]를 구성하는 단위로, 대부가 관할하는 영역. 『맹자』를 보면, 천자가 제후를 임명하고 제후가 대부를 임명한다고 했다.

 

欲齊其家者(욕제기가자), 先脩其身(선수기신);

자기 집안을(其家) 가지런하게 하려는(欲齊) 사람은(者), 먼저(先) 자기 몸을(其身) 닦았고(脩)

 

欲脩其身者(욕수기신자), 先正其心(선정기심);

자기 몸을(其身) 닦으려는(欲脩) 사람은(者), 먼저(先) 자기 마음을(其心) 바르게 했고(正)

 

欲正其心者(선정기심자), 先誠其意(선성기의);

자기 마음을(其心) 바르게 하려는(欲正) 사람은(者), 먼저(先) 자기 뜻을(其意) 성실하게 했고(誠)

 

欲誠其意者(욕성기의자), 先致其知(선치기지);

자기 뜻을(其意) 성실하게 하려는(欲誠) 사람은(者), 먼저(先) 그 앎을(其知) 지극하게 했고(致)

 

致知在格物(치지재격물).

앎을 지극하게 하는(致知) 것은 격물에(格物) 있다(在).

 

대학의 저자는 분명 지식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관심사였다. 지식이 없으면 도덕적 성취나 이상 사회의 건설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지식의 완성은 격물에 있다고 말한다. '격물'은 물을 격하는 행위다. 물은 구체적으로 시공을 점유하는 물체를 넘어 인간의 삶과 인식을 구성하는 모든 사건을 포함한다.

'격'은 무엇을 하는 행위인가? 격의 기본적인 의미는 창문의 나무틀과 같은 격자다. 격은 사물을 인식하는 우리 인식의 격자와 같은 틀 역할을 의미한다. 사물을 격하는 것은 우리가 가진 인식의 틀로 사물을 인식하는 행위다. 이것이 바로 '치지재격물'의 일차적인 의미다. <대학학기 한글 역주, 김용옥>

物格而后知至(물격이후지지), 知至而后意誠(지지이후성의), 意誠而后心正(성의이후정심), 心正而后身脩(심정이후수신), 身脩而后家齊(수신이후제가), 家齊而后國治(제가이후치국), 國治而后天下平(국치이후천하평).

물을 격하고(物格) 나서야(而后) 앎이 이르고(知至), 앎이 이르고(知至) 나서야(而后) 뜻이 성실해지고(意誠), 뜻이 성실하고(意誠) 나서야(而后) 마음이 바르게 되고(心正), 마음이 바르게 되고(心正) 나서야(而后) 몸이 닦이고(身脩), 몸이 닦이고(身脩) 나서야(而后) 집안이 가지런해지고(家齊), 집안이 가지런해지고(家齊) 나서야(而后) 나라가 다스려지고(國治), 나라가 다스려지고(國治) 나서야(而后) 천하가(天下) 평안해진다(平).

 

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에서 재격물在格物 이르는 과정은 학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추구해 들어간 것이고, 격물에서 천하평에 이르는 과정은 공부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대학중용강설, 이기동>

自天子以至於庶人(자천자이지어서인), 壹是皆以修身爲本(일시개이수신위본).

천자로부터(自天子) 서인에(於庶人) 이르기까지(至), 한결같이(壹是) 모두(皆) 몸을 닦음을(以修身) 근본으로 삼는다(爲本).

 

* 自: 흔히 부사로서 '스스로'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전치사로서 '~으로부터'라는 뜻으로 쓰였다.

* 以: '~로써', '~을 가지고'라는 뜻으로 목적어는 자의 앞에 올 수도 있고 뒤에 올 수도 있다. 여기서는 앞의 자천자와 연결되어 천자에서부터 시작하여, '거기서부터 해서'라는 뜻이 된다.

* 至: 흔히 '이르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동사인데 여기서는 전치사로서 앞의 自와 연용구로 쓰이고 있다. '~에 이르기까지'라는 뜻이 된다.

* 壹是(일시): 모두. 일체(一切). 오로지. 모두 한결같이.

 

팔조목 가운데 격물 · 치지 · 성의 · 정심은 수신하는 내용이고, 제가 · 치국 · 평천하는 수신의 결과이다. 외형적으로 보면 팔조목은 수신 · 제가 · 치국 · 평천하로 압축될 수 있다. 수신이 되면 제가 · 치국 · 평천하는 저절로 이루어지지만 수신이 되지 않고 제가 ·  치국 · 평천하가 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수신이 근본이 되고 제가 · 치국 · 평천하는 말단이 된다. 

 

其本亂而末治者(기본란이말치자), 否矣(불의).

그(其) 근본이(本) 어지러운데도(亂而) 말단이(末) 다스려지는(治) 것은(者), 불가능하다(否矣).

其所厚者薄(기소후자박), 而其所薄者厚(이기소박자후), 未之有也(미지유야).

그(其) 두텁게 여길(厚) 것이(所者) 박하게 여겨지고(薄, 而) 그(其) 박하게 여길(薄) 것이(者) 두텁게 여겨지는(厚) 경우는 있지 않다(未之有也).

 

* 所: 이때의 소는 그다음 말을 동사로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때의 동사는 피동의 뜻을 갖는 경우가 많다.

* 之: 흔히 동사로서 '가다'라는 뜻과 조사로서 '~의', '~이(가)'의 뜻이 있으며, 대명사로서 '그것이', '그것'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는 대명사로서 타동사인 유有의 목적어로 쓰였으나 부정어인 미未가 있기 때문에 목적어와 동사의 도치가 된 경우이다. 예)未有之也→未之有也, 不知

 

이상이 주자가 설정한 경經 1장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주자는 정이천의 설을 근거로 하여 대학의 차례를 정하고 경 1장과 전 10장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경經 1장은 공자의 말씀을 공자의 문인인 증자가 기술한 것이고, 전傳 10장은 증자의 말을 증자의 문인이 기술한 것이라고 하였다.  <대학중용강설, 이기동>

 

此謂知本(차위지본).

이것을(此) 근본을 안다고(知本) 말한다(謂).

此謂知之至也(차위지지지야).

이것을(此) 앎의 지극함(知之至)이라고 말한다(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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