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云: 瞻彼淇澳(첨피기욱), 菉竹猗猗(녹죽의의). 有斐君子(유비군자), 如切如磋(여절여차), 如琢如磨(여탁여마).
시경에 이르기를(詩云): 저(彼) 기수의(淇) 물굽이를(澳) 보니(瞻), 푸른(菉) 대나무(竹) 우거졌구나(猗猗). 화려한 광채가 있는(有斐) 군자여(君子), 자른 듯하고(如切) 다듬은 듯하고(如磋), 쪼아낸 듯하고(如琢) 갈아낸 듯하다(如磨).
* 瞻: '보다'는 뜻. 음은 '점'.
* 澳: '강가'라는 뜻으로 음은 '욱'. '깊다'라는 뜻으로 음은 '오'일 때도 있음.
* 菉: 녹綠과 통용되어 '푸르다'는 뜻이 됨. 녹죽은 푸른 대.
* 猗猗: 무성한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 음은 '의의'.
* 斐: '빛나다', '문채나다'는 뜻. 음은 '비'.
* 切: 칼과 톱으로 자르는 것. 여기서는 물건을 만들기 위하여 뼈나 뿔을 자르는 것을 말한다. 음은 '절'.
* 磋환과 대패로 미는 것. 뼈나 뿔로 물건을 만들 때 빛을 내기 위해서 미는 것을 말함. 음은 '차'
* 琢: 망치나 정으로 치고 쪼아내어 형상과 바탕을 이루는 것. 여기서는 옥이나 돌로 물건을 만들 때임. 음은 '탁'.
* 磨: 모래와 돌로 가는 것. 역시 옥이나 돌로 물건을 만들 때 윤택을 내기 위해서 가는 것을 말함. 음은 '마'.
瑟兮僩兮(슬혜한혜), 赫兮喧兮(혁혜훤혜). 有斐君子(유비군자), 終不可諠兮(종불가훤혜)!
엄숙하고(瑟兮) 우아하고(僩兮), 빛나고(赫兮) 위의가 드러나는구나(喧兮). 화려한 광채가 있는(有斐) 군자여(君子), 끝내(終) 잊을(諠) 수 없구나(不可兮)!
* 瑟: 엄하고 빽빽한 모양. 음은 '실'.
* 倜: 호반스럽고 굳센 모양. 음은 '한'.
* 赫: 밝게 빛나는 모양. 음은 '혁'.
* 喧: 성하고 큰 모양. 음은 '훤'
* 諠: '잊다'라는 뜻. 음은 '훤'.
如切如磋者(여절여탁자), 道學也(도학야); 如琢如磨者(여탁여마자), 自脩也(자수야);
자른 듯하고(如切) 다듬은 듯한(如磋) 것은(者), 배움을(學) 말하고(道也); 쪼아낸 듯하고(如琢) 갈아낸 듯한(如磨) 것은(者), 자기를 닦는 것이고(自脩也);
瑟兮僩兮者(슬혜한혜자), 恂慄也(순율야); 赫兮喧兮者(혁혜훤혜자), 威儀也(위의야);
엄숙하고(瑟兮) 우아한(僩兮) 것은(者), 두려워 떠는(조심스러운) 모습이고(恂慄也); 빛나고(赫兮) 위의가 드러나는(喧兮) 것은(者), 위엄 있는 모습이고(威儀也, 격식을 갖춘 차림새나 태도);
有斐君子(유비군자), 終不可諠兮者(종불가훤혜자), 道盛德至善(도성덕지선), 民之不能忘也(민지불능망야).
화려한 광채가 있는(有斐) 군자여(君子), 끝내(終) 잊을(諠) 수 없구나(不可兮)라는 것은(者), 도가 성하고(道盛) 덕이(德) 지극히 좋아서(至善), 백성이(民之) 잊을(忘) 수 없음(不能)이다(也).
주희는 '지선至善'이라는 단어가 있다는 이유로 '지어지선'을 해설하는 전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지선은 앞장의 지선과 의미가 다르다. 이 장은 앞의 '성의'라는 주제에 연속해서 뜻을 성실하게 해서 학문을 연마하고(道學) 몸을 닦으면(自脩) '성덕盛德'과 '지선至善'을 구비해서 살아서는 물론 죽어서도 백성이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학의 저자가 시경을 인용해서 이런 해석을 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시는 본래 노래이고, 특히 국풍은 각 나라의 민간에서 유행하던 민요였기에, 그 주제가 대체로 연애 이야기이다. 그런데 대학은 그 가사를 성덕을 갖춘 최고의 통치자, 즉 군주의 수신, 정심, 성의를 설명하는 도덕적 언어로 해석하고 있다. (대학학기 한글 역주, 김용옥)
자르는 듯하고 미는 듯하다는 말은 학문을 하는 모습을 말하고, 쪼는 듯하고 가는 듯하다는 말은 수양하는 모습을 말한다. 근엄하고 빈틈이 없으며 꿋꿋하다는 것은, 학문과 수양의 결과 덕을 환하게 밝혀 남과 하나가 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마음, 즉 자만심이 없이 남을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공경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부족한 듯 조심스러워하는 겸허한 태도이고, 밝고 드러난다는 것은 그 마음이 밖으로 드러나 남에게 전달됨으로써 거동 하나하나가 훌륭한 예술 품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것임을 말한다. <대학중용강설, 이기동>
詩云: 於戲前王不忘(어희전왕불망)! 君子賢其賢而親其親(군자현기현이친기친), 小人樂其樂而利其利(소인락기락이이기이), 此以沒世不忘也(차이몰세불망야).
시에 이르기를(詩云): 아아!(於戲) 전대 왕을(前王) 잊을 수 없구나(不忘)! 군자는(君子) 그 현인을(其賢) 현인으로 대우하고(賢而) 그 가까운 사람을(其親) 가깝게 대하지만(親), 소인은(小人) 그 즐거움을(其樂) 즐겁게 여기고(樂而) 그 이로움을(其利) 이롭게 여기니(利), 이것으로/이것 때문에(此以) 세상을 떠나도(沒世) 잊지 못한다(不忘也).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