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중심과 가득 찬 주변
三十輻(삼십복), 共一轂(공일곡), 當其無(당기무), 有車之用(유거지용).
서른 개(三十)의 바큇살이(輻), 하나의(一) 바퀴통(轂)을 함께 하는(共) 것은, 당연히(當) 그(其) 없음(無, 바퀴통의 구멍) 때문이고, <거기에> 수레의(車之) 쓰임(用)이 있다(有).
* 輻(폭): 바큇살, 몰려들다.
* 三十輻, 共一轂: 帛書本에는 ‘卅輻 同一轂’으로 되어 있다. ‘卅’은 ‘三十’과 뜻이 같다. 秦 始皇陵에서 발굴된 戰車의 바큇살이 실제 30개로 되어 있는데, 河上公本에서는 바큇살이 서른 개인 것은 ‘한 달의 날 수를 본받은 것[法月數]’이라 했다.
轂所以能統三十輻者, 無也, 以其無能受物之故, 故能以實統眾也.
바퀴통(轂)은 삼십 개의(三十) 바큇살(輻)을 거느릴(統) 수 있는(能) 것으로(所以-者), 비었고(無也), 그(其) 비었음(無)으로(以) 사물(物)을 받아들일(受) 수 있는(能之) 까닭이고(故), 그러므로(故) 적음으로(以實) 많은 것(眾)을 거느릴(統) 수 있다(能也).
埏埴以為器(연식이위기), 當其無(당기무), 有器之用(유기지용). 鑿戶牖以為室(착호유이위실), 當其無(당기무), 有室之用(유실지용). 故有之以為利(고유지이위리), 無之以為用(무지이위용).
진흙(埴)을 이겨(埏) 그것으로(以) 그릇을 만들고(為器), 당연히(當) 그(其) 빔(無) 때문에, 그릇의(器之) 쓰임(用)이 있다(有). 문과(戶) 창(牖)을 뚫어(鑿) 그것으로(以) 방을 만들고(為室), 당연히(當) 그 빔(其無) 때문에, 방의 쓰임이(室之用) 있다(有). 그러므로(故) 있음이(有之) 이로움이 되는(為利) 까닭은(以), 빔이(無之) 쓰임이 되기(為用) 때문이다(以).
* 故有之以為利, 無之以為用: 구절을 보통의 문법에 따라 해석하면 '있음을 이로움으로 삼고, 없음을 쓰임으로 삼는다'라고 해야 한다.(도덕경과 왕필주, 김학목) 왕필의 주석을 본다면, 김학목의 해석이 더 들어맞는다.
* 위 문장에서 '유有'와 '무無'는 존재와 비존재, 있음과 없음의 대립적 개념이 아니라 '존재자'와 '허'의 문제로 해석해야 한다. 이 장에 나오는 모든 '무無'는 '허虛'로 이해해야 한다. '허虛'는 물리적 공간성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물이 가진 잠재적 능력, 자정능력을 말한다. 노자는 '허虛'를 없애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인간의 작위를 '유위有爲'라고 부른다. 그리고 허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인간의 노력이나 지혜를 '무위無爲'라고 부른다. (노자가 옳았다, 김용옥)
木埴壁, 所以成三者, 而皆以無為用也. 言無者, 有之所以為利, 皆賴無以為用也.
나무와(木) 진흙과(埴), 벽이(壁之) 세 가지(三)를 이루는(成) 것이(所以-者而) 모두(皆) 무를(以無, 비어 있음) 쓰임으로 삼아서이다(為用也). 무는(無者), 유가(有之) 이로움이 되는(為利) 까닭이고(所以), 모두(皆) 무에 의지해서(賴無) 그것으로(以) 쓰임이 된다(為用也)는 말이다(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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