景行錄曰, 心可逸(심가일), 形不可不勞(형불가불로). 道可樂(도가락), 身不可不憂(신불가불우). 形不勞(형불로), 則怠惰易弊(즉태타이폐). 身不憂(신불우), 則荒淫不定(즉황음부정). 故逸生於勞而常休(고일생어노이상휴), 樂生於憂而無厭(낙생어우이무렴), 逸樂者憂勞其可忘乎(일락자우노기가망호).
경행록에(景行錄) 이르기를(曰), 마음을(心) 편안하게(逸) 할 수 (可) 있어도, 육체가(形) 수고롭지 않을(不勞) 수 없다(不可). 도를(道) 즐길(樂) 수 있어도(可), 마음이(身) 걱정하지 않을(不憂) 수 없다(不可). 육체가(形) 수고롭지 않으면(不勞, 則) 게을러서(怠惰) 폐해(弊)가 되기 쉽다(易). 마음이(身) 걱정하지 않으면(不憂, 則) 황폐하고(荒) 음란해져(淫) 안정되지 않는다(不定). 그러므로(故) 편안함은(逸) 수고로움에서(於勞) 생겨서(生而) 항상(常) 기쁘고(休), 즐거움은(樂) 걱정에서(於憂) 생겨서(生而) 싫증이 없으니(無厭), 편안하고(逸) 즐거운(樂사람은(者) 근심과(憂) 수고를(勞) 어찌(其) 잊을(忘) 수 있겠는가(可乎).
- 心可逸: 心은주어가 아니라 逸의 목적어이다. 이와 같이 목적어를 도치해서 “목적어+可+타동사”의 어순으로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 可와 可以는 모두 우리말로 “~할 수 있다”로 번역된다. 그러나 그 각각의 어감과 뜻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可는 “~할 수 있다, ~하는 것이 옳다. ~하는 것이 가(可)하다, ~해도 된다”의 뜻으로 不可와 대칭을 이루는 말이다.
반면에 可以는 단순히 “~할 수 있다”의 뜻으로 가능을 나타내는 말로 굳어진 한 단어이다. 즉, 다시 말하면, 可는 말하
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되어 있지만, 可以는 말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없이 단순히 “~할 수 있다”의 뜻으로 가능만을 나타낼 뿐이다. - 其可忘乎: ‘其~乎’의 其는 의문종결사 乎와 더불어 써서 語勢를 강화시킨다. ‘어쩌면’, ‘아마도’의 의미를 지닌다. 이런 점에서인지, 어떤 통행본에 其가 豈로 쓰여 있는데, 무방하다. 요컨대 其는 추측을 나타내는 어기사이다. 例) “仲尼曰 始作俑者는 其無後乎인저 : 처음으로 俑(허수아비)을 만든 자는 후손이 없을 것이다.”
- 逸樂者憂勞其可忘乎: 其는 일반적으로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憂勞”와 동격을 이루며 목적격 대명사로 쓰였다. 이처럼 其가 동격을 이루며 쓰이는 예는 많으며 특히 동격일 경우는 주로 주격이지만, 여기서처럼 목적격이 될 때도 있다.
耳不聞人之非(이불문인지비), 目不視人之短(목불시인지단), 口不言人之過(구불언인지과), 庶幾君子(서기군자).
귀로(耳) 남의(人之) 그릇됨(非)을 듣지 말고(不聞), 눈으로(目) 남의(人之) 단점을(短) 보지 말고(不視), 입으로(口) 남의(人之) 허물을(過) 말하지 않으면(不言), 거의(庶) 군자(君子)에 가깝다(幾).
- “庶幾~” 는 관용구로 “~에 거의 가깝다. 거의 ~이다”의 의미로 자주 쓰이는 한 단어이다.
蔡伯喈曰(채백개왈), 喜怒在心(희노재심), 言出於口(언출어구), 不可不愼也(불가불신야).
채백개가(蔡伯喈) 말하기를(曰), 기쁨과(喜) 노여움(怒)은 마음에(心) 달렸고(在), 말은(言) 입에서(於口) 나오는(出) 것이니, 삼가지 않을(不愼) 수 없다(不可也).
宰予晝寢(재아주침), 子曰(자왈), 朽木不可雕也(후목불가조야), 糞土之墻(분토지장), 不可圬也(불가오야).
재아가(宰予) 낮에(晝) 자므로(寢), 공자가 말하기를(子曰), 썩은 나무(朽木)를 조각할(雕) 수 없고(不可也), 썩은 흙으로 만든(糞土之) 담장(墻)을, 손질할(圬) 수 없다(不可也).
紫虛元君誠諭心文曰(자허원군성유심문왈), 福生於淸儉(복생어청검), 德生於卑退(덕생어비퇴), 道生於安靜(도생어안정), 命生於和暢(명생어화창), 患生於多慾(환생어다욕), 禍生於多貪(화생어다탐), 過生於輕慢(과생어경만), 罪生於不仁(죄생어불인).
자허원군이(紫虛元君) 성유심문(誠諭心文)에서 말하기를(曰), 복은(福) 청렴함과 검소함에서(於淸儉) 나오고(生), 덕은(德) 낮추고 물러남에서(於卑退) 나오고(生), 도는(道) 안정에서(於安靜) 나오고(生), 명은(命) 화창함(於和暢, 온화하고 맑음)에서 나오고(生), 근심은(患) 많은 욕심에서(於多慾) 나오고(生), 화(禍)는 많은 탐욕에서(於多貪) 나오고(生), 잘못은(過) 교만함에서(於輕慢) 나오고(生), 죄는(罪) 불인에서(於不仁) 나온다(生).
戒眼莫看他非(계안막간타비), 戒口莫談他短(계구막담타단), 戒心莫自貪嗔(계심막자탐진), 戒身莫隨惡伴(계신막수악반). 無益之言莫妄爲(무익지언막망위), 不干己事莫妄爲(불간기사막망위). 尊君王孝父母(존군왕효부모), 敬尊長奉有德(경존장봉유덕), 別賢愚恕無識(별현우서무식).
눈을 경계하여(戒眼) 남의 잘못을(他非) 보지(看) 말고(莫), 입을 경계하여(戒口) 남의 단점을(他短) 말하지(談) 말고(莫), 마음을 경계하여(戒心) 스스로(自) 탐내고 성내지(貪嗔) 말고(莫), 몸을 경계하여(戒身) 나쁜 친구를(惡伴) 따르지(隨) 말고(莫). 무익한 말(無益之言)은 함부로(妄) 하지(爲) 말고(莫), 자기에게(己) 간섭되지 않는(不干) 일(事)은 함부로(妄) 하지(爲) 마라(莫). 군왕을 높이고(尊君王) 붐에게 효도하고(孝父母), 존장을 공경하고(敬尊長) 유덕자를 받들고(奉有德), 현명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분별하고(別賢愚) 지식이 없는 사람을(無識) 용서하라(恕).
物順來而勿拒, 物旣去而勿追, 身未遇而勿望, 事已過而勿思. 聰明多暗昧, 計算失便宜, 損人終自失, 依勢禍相隨, 戒之在心, 守之在氣.
물(物, 일)이 순리대로(順) 오거든(來而) 막지 말고(勿拒), 물이(物) 이미(旣) 지나갔거든(去而) 쫒지 말고(勿追), 몸이(身) 만나지(遇) 못했거든(未而) 바라지 말고(勿望), 일이(事) 이미(已) 지나갔거든(過而) 생각하지 말라(勿思). 총명한 사람(聰明)도 어두울 때가(暗昧) 많고(多), <미리> 계산했어도(計算) 편의를(便宜)를 잃을(失) 수 있고, 남을 손해보게 하면(損人) 마침내(終) 자기도 잃고(自失), 세력에 의존하면(依勢) 재앙이(禍) 서로 따르고(相隨), 경계하는 것은(戒之) 마음에 있고(在心), 지키는 것은(守之) 기운에 있다(在氣).
- 物順來而勿拒: 여기서 ‘而’는 ‘卽’의 의미로 새기는 것이 매끄럽다.
爲不節而亡家(위부절이망가), 因不廉而失位(인불렴이실위). 勸君自警於平生(권군자경어평생), 可歎可警而可畏(가탄가경이가외). 上臨之以天鑑(상림지이천감), 下察之以地祇(하제지이지기), 明有王法相繼(명유왕법상계), 暗有鬼神相隨(암유귀신상수), 惟正可守(유정가수), 心不可欺(심불가기), 戒之戒之(계지계지).
절제하지 못하기(不節) 때문에(爲而) 집안을 망치고(亡家), 청렴하지 못함으로(不廉) 인해서(因而) 자리를 잃고(失位). 스스로(自) 평생에(於平生) 경계하기를(警) 그대에게(君) 권하니(勸), 탄식할 만하고(可歎) 놀랄 만하고(可警而) 두려워할 만하다(可畏). 위로는(上) 하늘의 거울로(以天鑑) 그것을 내려보고(臨之), 아래로는(下) 땅의 신령으로(以地祇) 그것을 살피니(察之), 밝은 곳에서는(明) 왕법이(王法) 서로(相) 이음이(繼) 있고(有), 어두운 곳에서는(暗)귀신이(鬼神) 서로(相) 따름이(隨) 있다(有), 오직(惟) 올바름을(正) 지킴이 가하고(可守), 마음을(心) 속일 수 없으니(不可欺), 경계하고(戒之) 경계하라(戒之).
- 爲不節而亡家: '爲'는 ①할 위 ②위할 위 ③될 위 ④~으로 삼다. 등등의 4가지 뜻이 있다. 이때 ②의 뜻이 파생되어 “이유”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때문이다”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기도 한다. 위에서도 爲는 그 뒷문장 因과 댓구를 이루며 “이유”를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다.
- 惟正可守: 여기서 正은 술어가 아니라, 守의 목적어이며, 可는 단순히 “가능”을 나타내는 글자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되어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직역을 할 수 있다. “오로지 올바름을 지키는 것이 可하고, 마음을 속이는 것은 不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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