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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백가(諸子百家)/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왕필주)

[노자 도덕경 왕필(王弼)주 상편] (제 7장) 하늘과 땅이 영원한 까닭은 / 천장지구 천지소이능장차구자 이기부자생(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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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은 “천장지구天長地久”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천지의 장구함"이라는 테마가 모든 논의의 대전제인 것이다. 중간에 "그러므로 성인은是以聖人"이라는 구문이 나온다. 그러니까 천지의 모습에서 성인의 행동의 준거를 찾는 것이다. 이장의 결론은 "무사無私하기 때문에 성사成私할 수 있다.",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사사로움을 이룰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天長地久(천장지구). 天地所以能長且久者(천지소이능장차구자), 以其不自生(이기부자생),

하늘은 길고(天長) 땅은 오래간다(地久). 하늘과 땅이(天地) 길고(長) 또(且) 오래갈(久) 수 있는(能) 까닭(所以者)은, 그것이(其) 스스로(自) 낳지(生) 않기(不) 때문이고(以),

 

* 보통 "장구久"는 시간의 지속을 말하지만 "장長”에는 공간적 성격도 들어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늘은 너르고 땅은 오 래간다.天長地久!"

 

* "부자생不自生"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문자 그대로는 “자기의식 없이 만든다", "자아를 위한 삶을 살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모든 것을 조작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自生則與物爭, 不自生則物歸也.

스스로(自) 낳으면(生則) 만물(物)과 더불어(與) 싸우고(爭), 스스로(自) 낳지(生) 않으면(則) 만물(物)이 돌아간다(歸也).

 

故能長生(고능장생).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시이성인후기신이신선); 外其身而身存(외기신이신존). 非以其無私耶(비이기무사야), 故能成其私(고능성기사).

그러므로(故) 오래(長) 살(生) 수 있다(能). 이 때문에(是以) 성인이(聖人) 그(其, 자기) 자신(身)을 뒤로 하지만(而) 자신이 앞서고(身先); 그(其, 자기) 자신(身)을 바깥에 두지만(而, 도외시하지만) 자신이(身) 보존된다(存). 그(其) 사사로움(私)이 없기(無) 때문이(以) 아니겠는가(耶), 그러므로(故) 그(其) 사사로움(私)을 이룰(成) 수 있다(能).

 

* 故能長生: 이 이야기는 《淮南子》 〈道應訓〉에 나온다. 公儀休가 魯나라의 재상이 되자 물고기를 좋아하는 그에게 온 나라 사람들이 물고기를 바쳐도 공의휴는 받지 않는다. 제자들이 그 까닭을 묻자 공의휴는 “물고기를 받지 않아서 재상에서 쫓겨나지 않아야 오래도록 스스로 물고기를 조달할 수 있다. [毋受魚 而不免於相 則能長自給魚]”고 말한다. 이 이야기를 소개한 후 《회남자》는 《노자》의 이 구절을 인용한다. (동양고전 종합 DB)

 

* "후기신後其身"의 "후"는 "신"을 목적으로 하는 타동사이다. "그 몸을 뒤로 한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다음에 있는 "신선先"에 있어서 "선"은 타동사가 아니라 자동사이다. "자연스럽게 그 몸이 앞서게 된다"라는 뜻이다.

 

* "외기신이신존外其身而身存"도 같은 구조다. "외"가 타동사이고, "존存"이 자동사이다. 여기 "외기신外其身"은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그 몸을 밖으로 한다”, 결국 죽음을 불사하고 자기 몸을 자기 밖으로 내던진다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無私者, 無為於身也. 身先身存, 故曰, 能成其私也. 

사사로움(私)이 없는(無) 것(者)은, 자신에게(於身) 작위(為)함이 없는(無) 것이다(也). 자신이 <남보다> 앞서고(身先) 자신이 보전되고(身存), 그러므로 말하기를(故曰), 그(其) 사사로움(私)을 이룰(成) 수 있다(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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