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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백가(諸子百家)/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왕필주)

[노자 도덕경 왕필(王弼)주 상편] (제 6장) 현묘한 암컷은 하늘과 땅의 뿌리다 / 곡신불사 시위현빈 현빈지문 시위천지근(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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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듯 없는 듯 끊임없이 이어진다

谷神不死(곡신불사), 是謂玄牝(시위현빈). 玄牝之門(현빈지문), 是謂天地[之]根(시위천지근). 綿綿若存(면면약존), 用之不勤(용지불근). 

골짜기의(谷) 신(神)은 죽지 않으니(不死), 이것을(是) 현빈(玄牝, 현묘한 암컷)이라 말한다(謂). 현빈의(玄牝之) 문은(門), 바로(是) 천지의(天地[之]) 근본(根)이라 말한다(謂). 있는 듯 없는 듯(若存) 끊임없이 이어져(綿綿), 그것을 쓰는(用之) 것이 수고롭지 않다(不勤). 

  • 玄牝: 玄牝에 대해서는 두 갈래의 해석으로 갈라진다. 하나는 도교적 양생술로 보는 것으로 하상공에게서 두드러지고, 다른 하나는 《老子》가 강조하는 因順, 柔弱의 處世와 관련하여 보는 것으로 王弼이 이에 해당한다.

 

谷神, 谷中央無(谷)[者]也, 無形無影, 無逆無違, 處卑不動, 守靜不衰, (谷)[物]以之成而不見其形, 此至物也. 

곡신(谷神)은, 골짜기(谷) 가운데(中央) 빈(無) 것([者]也)이다. 형체가 없고(無形) 그림자가 없으며(無影), 거스름이 없고(無逆) 어김이 없으며(無違), 낮은(卑) 곳에 처해서(處) 움직이지 않고(不動), 고요함을 지켜(守靜) 쇠하지 않고(不衰), 그것으로(以之) 만물((谷)[物])이 이루어졌지만(成而) 그(其) 형체가(形) 보이지(見) 않으니(不), 이것이(此) 지극한 물이다(至物也). 

  • 谷中央無(谷)[者]也: 저본에는 ‘者’가 ‘谷’으로 되어 있으나 陸德明의 《經典釋文》에는 ‘谷中央無’로 되어 있고, 아래 注文에서 ‘谷’에 대해 ‘中央無者也’라 하였다. 樓宇烈은 이를 근거로 ‘谷中央無者也’로 보았다. 하지만 루돌프 바그너는 王弼이 ‘無物’과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하기에 ‘無谷’이란 표현도 왕필의 새로운 사유를 드러내는 용어로서 ‘谷中央無谷也’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한다.
  • (谷)[物]以之成而不見其形: 저본에는 ‘物’이 ‘谷’으로 되어 있는데 樓宇烈은 陶鴻慶의 교감을 따라 ‘物’로 보았다. 루돌프 바그너는 ‘物’이 ‘谷’으로 골짜기의 신령한 작용이 만물을 이루어주지만 만물은 그 형체를 보지 못한다는 문장으로 보았다. 하지만 注1.2에서 ‘萬物以始以成 而不知其所以然’이라 한 것에 비추어보면 樓宇烈의 입장이 무리가 없다. (동양고전 종합DB)

 

處卑而不可得名, 故謂[之玄牝.] 天地之根, 綿綿若存, 用之不勤.

낮은 곳에(卑) 처해서(處而) 이름 지을(名) 수 없고(不可得), 그러므로(故) 그것(之)을 현빈이라(玄牝) 말한다(謂). 천지의(天地之) 근본(根)이, 있는 듯 없는 듯(若存) 끊임없이 이어져(綿綿), 그것을 써도(用之) 수고롭지 않다(不勤). 

  • 故謂[之玄牝.] 天地之根, : 저본에는 ‘之玄牝’이 없으나, 陶鴻慶 등은 《列子》 〈天瑞〉의 張湛 注에 의거하여 보완했다.

 

門, 玄牝之所由也, 本其所由, 與[太]極同體, 故謂之天地之根也. 

문(門)은, 현빈(玄牝, 현묘한 암컷)이(之) 유래한(由) 곳(所)이고(也), 그(其) 유래한 곳(所由)을 근본 해보면(本), 태극([太]極)과 더불어(與) 한(同) 몸이고(體), 그러므로(故) 그것(之)을 천지의(天地之) 근본(根)이라고 말한다(謂也). 

 

欲言存邪, 則不見其形, 欲言亡邪, 萬物以之生. 故綿綿若存也, 無物不成, 用而不勞也. 

있다고(存) 말하려(言) 하면(欲邪, 則) 그(其) 형체(形)가 보이지 않고(不見), 없다고(亡) 말하려(言) 하면(欲邪), 만물이(萬物) 그것 때문에(以之) 생겨난다(生). 그러므로(故) 있는 듯 없는 듯(若存) 끊임없이 이어지고(綿綿也), 만물(物)이 이루어지지(成) 않음(不)이 없고(無), 쓰더라도(用而) 수고롭지 않다(不勞也). 

 

故曰, 用而不勤也. 

그러므로(故) 말하기를(曰), 쓰더라도(用而) 수고롭지 않다(不勤也)고 했다. 


 

제6장은 傳統的 해석과 現代的 해석이 크게 다르다.

 

“골짜기의 신령은 죽지 않는다.”는 말로 시작되는 이 장은 현대의 모든 철학들과 종교들이 다루는 주요한 실존적 문제, 즉 삶의 일시성 혹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는 제28장과 연결하여 原始宗敎의 女性 生殖器 崇拜, 남성성에 대해 여성성을 강조하는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老子》의 독특한 철학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맥락에서 보면 제6장은 《노자》의 고유한 사상인 ‘부드러움[]’, ‘스스로를 낮춤[]’을 강조하는 處世의 태도로 보거나 道敎的 養生의 의미를 說明한 것으로 본다. (동양고전 종합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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