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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문법/한문 문법 구조 분석

[한번은 한문 공부 9] (의문과 반어) 의문사 하(何), 수(誰), 숙(孰), 안*安), 언(焉)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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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 의문사 '何'

國家棄我去, 我輩何持而生也. (징비록)

국가(國家)가 우리(我)를 버리고(棄) 가면(去), 우리는(我輩) 무엇을(何) 의지하고(持而) 살아야 하나(生也).

 

위 문장에서 의문문에 쓰는 두 가지 표지가 나옵니다. 하나는 의문사 '何'이고, 하나는 의문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也'입니다. '何'는 한문에서 가장 많이 쓰는 의문사로 의문대명사나 의문부사로 주로 씁니다. 의문대명사로 쓰면 '무엇'이란 뜻을 기본으로 '누구, 어디, 언제'로 풀이하고, 의문분사로 쓰면 '어찌, 얼마나, 어떻게' 등으로 해석합니다. 명사 앞에서 관형어로 ㅆ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무슨, 어떤, 어느' 정도로 해석합니다. 부사어인지 대명사인지는 문맥에 따라 판단합니다. 

 

'何'는 포괄하는 뜻의 범위가 너무 넓어서 '以, 爲, 古' 같은 단어를 붙여 범위를 분명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결합된 단어의 뜻이 부가되고, 마치 한 단어처럼 씁니다. '何以'는 '무엇으로, 무엇 때문에, 어찌하여'로, '何爲'는 '무엇 때문에'로, '何故'는 '무슨 까닭으로'라고 해석합니다. '何'에 '不'이 붙으면 합쳐서 '盍'으로 쓰고 ' 어찌 ~하지 않는가'라고 해석합니다. 

 

2. '何'가 들어가는 관용구

不曰如之何,  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 (논어 위령공)

어찌할까(如之何),  어찌할까(如之何)하고 말하지 않는(不曰) 사람은(者), 나도(吾) 어찌할 수(如之何) 없을(末) 뿐이다(也已矣).

 

'如之何'를 글자 그대로 풀면 '만약 그것이라면 무엇인가', '그것 같은 것을 어찌할까' 정도가 된다. 이 뜻이 간략해져서 서술어로 쓰면 '어떻게 할까요?'로 부사어로 쓰면 '어찌하여, 어떻게'로 해석한다. 이때 '之'가 가리키는 대상은 문맥을 통해서 파악합니다. 위 문장에서 앞의 '之'는 일반적인 사실이나 사람을 가리킨다면 뒤의 '之'는 앞 구절 전체를 받는다. 

 

'如何'는 '如之何'가 축약된 형태입니다. 목적어가 생략된 형태지만 용법은 '如之何'와 비슷합니다. 서술어로 쓰면 '어찌하나' 정도로, 부사어로 쓰면 '어찌하여' 정도로 해석합니다. '如'는 발음이 비슷한 '若'이나 '奈'와 통용되므로, '如~何', '若~何', '奈何'는 같은 의미입니다.  '之'의 자리에는 목적어가 되는 절이나 구가 직접 올 수도 있습니다. 

 

3. 사람과 사물에 쓰는 의문사 '誰'와 '孰'

事孰爲大? 事親爲大; 守孰爲大? 守身爲大. (맹자 이루 상)

섬기는 일(事)은 무엇(孰)이 큰가(爲大)? 부모를 섬기는(事親) 것이 크다(爲大); 지키는 일(守)은 무엇이(孰) 큰가(爲大)? 몸을 지키는(守身) 것이 크다(爲大).

 

'誰'와 '孰'은 사람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의문사입니다. 의문대명사로 '누구'라고 쓰지만, 사물을 가리킬 때 쓰기도 합니다.  '誰'와 '孰' 모두 '누구, 무엇'을 가리키는 뜻이 같지만 세부적으로 용법이 약간 다릅니다. '孰'은 대명사로 주로 주어나 목적어로 쓴다. '誰'는 주어, 목적어, 관형어, 서술어로도 쓸 수 있다. '誰'를 관형사로 쓴 '誰人'이란 말은 간혹 쓰이지만, '孰人'이란 말은 쓰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여럿 가운데 무엇인가 선택할 때 '孰'을 쓴다. 똑같이 '무엇'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孰'은 여럿 중에 하나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4. 장소 의문사 '安, 焉, 惡'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전적벽부)

진실로(固) 일세의(一世之) 영웅이었는데(雄也, 而) 지금(今) 어디에(安) 있는가(在哉)?

 

'安'은 '편안하다'라는 기본 뜻으로 주로 쓰지만, 장소를 묻는 대명사로도 쓰는 대표적인 단어다. 주로 장소를 나타내지만 사람(누구), 사물(무엇)에도 쓸 수 있다. 또한, 의문부사로 쓰면 '어찌'라는 뜻으로도 반문을 표시하려고 쓰기도 한다. 문맥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 

 

'安'과 발음이 비슷한 '焉'도 의문사로 쓰면 '安'과 용법이 비슷하다. 하지만 '焉'은 '安'보다 쓰임의 폭이 넓어서 문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단어다. 문장 끝에 쓰면 감탄이나 종결을 나타내기도 하고, '於之' 또는 '於是'의 준말로 쓰기도 한다. 발음이 비슷한 '惡(오)'도 安'과 비슷하게 쓰일 때가 있다. 

 

'安, 焉, 惡'는 모두 뒤에 '得'이나 '足'을 붙여서 반문의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때 '得'이나 '足'은 반문을 표시하는 표지 역할을 한다. 

 

薄乎云爾, 惡得無罪? (맹자 이루 하)

가볍다고(薄乎) 말했을(云) 뿐이니(爾), 어찌(惡得) 죄가 없다고(無罪) 하겠는가? 

 

5. 의문을 표시하는 조사 '乎, 諸(=之乎), 與, 也'

居馬上得之, 寧可以馬上治之乎? (사기 역생육가열전)

말 위에(馬上) 있으면서(居) 그것을 얻었지만(得之), 어찌(寧) 말 위에서(馬上) 그것을 다스릴(治之) 수 있겠는가(可以-乎)?

 

한문에서 의문을 표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安, 焉, 惡'과 같은 의문사를 쓰거나, '乎'와 같은 어조사를 쓰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의문을 나타내는 어조사인 '乎'는 문장 끝에서 의문 어기를 표시하고 '~한가, ~인가'로 해석한다. 하지만 '乎'는 문장 끝에서 항상 의문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감탄이나 명령을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한문에서는 단어 하나 만으로 해석이 어렵고 전체 문맥을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간혹 '乎' 앞에 '或'이 쓰였다면 의문이면서도 추측을 나타내고, '願'이나 '請'이 왔다면 명령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또한, '安, 焉, 惡'과 연결된다면 반문 어기를 나타냅니다. 의문으로 쓰는 어기조사로는 '乎'나 '也'가 가장 널리 쓰입니다. 

 

6. 의문을 나타내는 관용 표현

不知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장자 제물론)

주가(周之) 꿈에(夢) 호접이 된(爲胡蝶) 것인가(與), 호접이(胡蝶之) 꿈에(夢) 주가 된(爲周) 것인가(與) 알지 못한다(不知).

 

의문을 나타내는 조사를 연속해서 쓰면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묻는 관용 표현이 됩니다. 'A與 B與'는 'A인가? B인가?'라는 뜻의 관용 표현이 됩니다. 'A與 B與'의 표현은 '與'를 대신해서 '也'나 '乎'를 써도 됩니다. 또 둘 사이에 '抑, 且, 將, 其' 같은 접속사가 들어가면 선택을 강조하는 표현이 됩니다. 'A與 抑B與'는 'A인가? 아니면, B인가?'라는 강한 물음이 됩니다. 

 

또한, 한문에서 부정사는 서술어 앞에 옵니다. 하지만 부정사 '不, 否, 未'가 문장 끝에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도 의문을 나타내는 관용 표현의 하나입니다. '그런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뜻으로 긍정과 부정을 선택하도록 유도합니다. 

 

可以言未 (말할 수 있을까요? 말할 수 없을까요?)

 

<출처: 한 번은 한문 공부, 정춘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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