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所+동사
한문은 우리말보다 명사로 만든 표현이 많은 언어입니다. 우리말로는 동사나 형용사로 나타내는 것을 명사와 명사의 연결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한문을 번역하면 '~하는 것'이란 표현이 자주 나오게 됩니다.
'所+동사'는 동사를 명사로 만드는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해석할 때는 '~하는 것(사람, 곳)으로 풀이합니다. 일반적인 명사처럼 명사가 놓일 수 있는 주어, 목적어, 관형어 자리 어디에나 쓸 수 있습니다. '所+동사' 앞에는 보통 동사의 주어가 옵니다.
居視其所親, 富視其所與, 遠視其所擧, ~ (춘추)
평소에(居) 그(其) 친하게 지내는 사람(所親)을 보고(視), 부유할 때는(富) 그가(其) 주는 것(所與)을 보고(視), 지위가 높으면(遠) 그가(其) 천거하는 사람(所擧)을 보고(視), ~
'所' 뒤에는 동사가 옵니다. 따라서 기본 의미가 명사인 단어가 오더라도 동사처럼 해석해야 합니다. 따라서 '所親'은 '친한 사람'보다는 '친하게 지내는 사람'으로 해석합니다. 또한 所+동사'는 행위의 대상이 되는 것을 표현하므로, 비슷한 뜻으로 '~한 사람/것'을 표현하는 '~者'는 행위의 주체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2. 명사의 동사화, 부사화
한문은 단어가 고정된 품사를 가지지 않는 언어입니다. 일부 허사를 제외하면 단어는 문장 안에서의 위치에 따라 동사, 형용사, 명사를 넘나들며 사용됩니다. 또한 품사에 따라 음도 달라지고, 의미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范增數目項王, 舉所佩玉珪以示之者三, 項王默然不應. (사기 항우본기)
범증이(范增) 항우에게(項王) 여러 번(數) 눈짓을 하고(目), 차고 있는(所佩) 옥결을(玉珪以) 들어(舉) 그에게 보인(示之) 것이(者) 세 번(三)이었으나, 항우가(項王) 말없이(默然) 응하지 않았다(不應).
'范增數目項王'이란 문장에서 '數'은 '셈 수/자주 삭'으로 여러 품사로 쓰고, '目'은 기본 의미가 '눈'이란 명사인데, '눈짓하다'란 동사의 뜻으로 썼다.
또한, 주어와 술어 사이에 부사 역할을 하는 자리에 기본 의미가 명사인 단어가 오면 '~으로, ~처럼, ~에서' 등으로 부사처럼 해석합니다.
<출처: 한 번은 한문 공부 / 정춘수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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