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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문법/한문 해석의 비밀

[한문 문법 / 한문 해석의 비밀 10] 한문 해석의 기본 원칙(3) / 한문에서의 품사와 문장 성분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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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우승하의 [한문 해석의 비밀, 좋은땅, 2021]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한문에서 단어가 고정된 품사와 문장성분이 없다는 것을 중용의 문장을 통해 알아보자.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發而皆中節, 謂之和.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達道也. (중용 1-4)

 

이 문장에서 '之'가 다섯 번 쓰였다. '之'는 주격, 관형격, 목적격 조사로 쓰거나, 동사나 대명사로도 쓰고, 목적어의 도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之'의 정확한 쓰임을 알려면 '之' 뒤에 있는 단어의 품사가 명사인지 동사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之' 뒤에 술어가 왔다면 주격조사로, '之' 뒤에 명사구가 왔다면 관형격조사로, '之' 뒤에 단어가 없거나, 뒤에 오는 단어의 품사가 명확하지 않고 앞에 술어가 있다면 대명사로 술어의 목적어 역할을 한다. 

 

1) 喜怒哀樂之未發:

'之' 뒤에 '未'가 있다. '未'는 '아직 ~아니다'로 현재까지를 부정하고, 뒤에는 술어가 오기 때문에 술어를 찾는 단서가 된다. 따라서 이 문장에서 '之'는 주격조사고 앞의 명사(구)를 주어로 볼 수 있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이(之) 아직(未) 발현되지(發) 않았다(未)'로 해석할 수 있다. 

 

2) 謂之中

'之' 뒤에 '中'이 있다. '中'은 기본적으로 '가운데'라는 뜻으로 동사보다는 부사어로 쓰인다. 또한  '之' 앞에 나온 '謂'는 '말하다'는 뜻으로 술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之'는 술어 뒤에 오는 대명사일 확률이 높다. '之'를 대명사로 해석하면 '그것(之)을 중(中)이라 말한다(謂)' 또는 그것(之)을 일러(謂) 중(中)이라 한다'라고 해석한다. 이때 '之'는 앞에 나온 '喜怒哀樂之未發'을 받는다. 

 

3) 發而皆中節 謂之和

而는 술어를 연결하는 접속사로, 앞 뒤에 반드시 동사나 형용사가 와야 한다. 만약 동사가 없다면 동사적 의미를 넣어서 해석한다. 따라서 '發'은 '발하다'이고, '中節'은 '중절하다'로 해석한다. '之'는 앞에 술어가 있고, 술어의 목적어가 되는 대명사다. '之'는 '發而皆中節'을 받는다. 

 

4)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達道也.

也는 기본적으로 문장 끝에 쓰는 단정의 종결사다. 하지만 문장 중간에서 주어와 부사어를 강조할 때 쓰기도 한다. 또한 '也者'는 '焉者'와 마찬가지로 '~라는 것은'이라는 뜻을 가진 관용적 용법이다. '之' 뒤에 '大本'이라는 명사구가 왔으므로 기본적으로 '之'는 관형격 조사(~의, ~하는)으로 해석한다. 

 

한 문장에서 '之'가 주격 조사, 관형격 조사, 대명사의 세 가지 성분으로 쓰였다. 한문에서는 단어의 위치가 절대적이며, 고정된 품사가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단어의 위치에 따라서 명사가 술어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술어가 없이 종결사로 대치하기도 한다. 이때는 '~이다'라는 말을 넣어서 해석해야 한다. 논어 팔일편의 '起予者商也'라는 문장은 '나(予)를 일으키는(起) 사람(者)은 상(商)이다(也).'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商은 사람 이름으로 고유명사이고, 서술어가 없는 문장이다. 이 경우 也를 '~이다'라고 해석했지만, 원래 也의 뜻은 '.(마침표)'에 가깝다. 

 

계속 반복하지만, 한문에서 단어는 문장에서 쓰인 자리에 따라서 품사가 결정되고 문장 성분도 결정된다. (한문 해석의 비밀, 우승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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