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歲寒(세한), 然後知松柏之後彫也(연후지송백지후조야).”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몹시 추워지고(歲寒), 나서야(然後) 소나무와 측백나무가(松柏之) 늦게(後) 시드는 것을(彫) 안다(知也).
- 歲寒(세한): 한 해 중의 가장 추운 때, 겨울이다.
范氏曰: “小人之在治世, 或與君子無異. 惟臨利害, 遇事變, 然後君子之所守可見也.”
범씨가 말하기를: 소인이(小人之) 세상이 다스려짐에(治世) 있으면(在), 혹(或) 군자와 더불어서라도(與君子) 다름이(異) 없고(無). 오직(惟) 이해를(利害) 맞이하고(臨), 사변을(事變) 만나고(遇), 나서야(然後) 군자가(君子之) 지키는 것(所守)을 볼(見) 수 있다(可也).
○ 謝氏曰: “士窮見節義, 世亂識忠臣. 欲學者必周於德.”
사씨가 말하기를: 선비의(士) 궁함에(窮) 절의가(節義) 보이고(見), 세상의 어지러움에(世亂) 충신을(忠臣) 알게 된다(識). 배우는 사람이(學者) 반드시(必) 덕에(於德) 온전히 다하게(周) 하려 했다(欲).
'후조後彫'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늦게 시든다'는 말이다. 하지만 송백이 늦게 시드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추워져도 시들지 않는다를 강조한다고 이해한다. 고주는 좀 다르게 해석한다. '세한'은 매년 다가오는 겨울이 아니라 특별한 추위로 본다. 그런 해에도 다른 나무는 시들지만 송백은 조금 시들고 만다고 해석한다.
이 장은 보면 한국 사람들은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를 떠올린다. 이 그림은 추사가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하던 시절 그렸다. 제자 이상백이 북경에서 귀한 서책을 구해 두 번에 걸쳐 유배지까지 가져다주었다. 제자 이상적의 인품을 날씨가 추워지고 나서야 시드는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해서 답례로 그려 주었다. 세한도가 이상적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들어서 앙상한 가지만 남아서도 생명을 유지하는 자신의 처지를 그렸다고 볼 수도 있다. <논어 한글역주,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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