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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맹의길/논어집주(論語集註)

[논어집주 학이(學而) 1-3] 子曰:교언영색(巧言令色) / 말재주 따위를 어디에 쓰겠는가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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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자왈 교언영색 선의인)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말(言)을 교묘하게 꾸며서 하고(巧) 얼굴빛(色)을 보기 좋게 꾸미는(令) <사람 치고>, 인한(仁) <사람이> 드물다(鮮矣)!

 

* 鮮矣仁(선의인): 적도다 인이. 강조 효과를 위하여 仁鮮矣(인선의)을 도치시킨 것이다 <논어의 문법적 이해, 류종목>

 

巧, 好. 令, 善也. 

교(巧)는, 아름답게 하는(好) 것이다. 령(令)은, 꾸미는(善) 것이다(也).

 

好其言, 善其色, 致飾於外, 務以悅人, 則人欲肆而本心之德亡矣.

그 말을(其言) 아름답게 하고(好), 그 얼굴빛(其色)을 꾸미고(善), 바깥으로(於外) 지극하게 꾸며서(致飾), 그것으로(以) 남(人)을 기쁘게 하는 데(悅) 힘쓰면(務則), 인욕(人欲)이 방자해져서(肆而) 본심의(本心之) 덕(德)이 없어진다(亡矣).

 

聖人辭不迫切, 專言鮮, 則絶無可知, 學者所當深戒也.

성인의(聖人) 말이(辭) 박절하지(迫切) 않아서(不), 오로지(專) 드물다고만(鮮) 말한다면(言-則), 전혀(絶) 없음(無)을 알(知) 수(可) 있으니, 배우는 사람(學者)은 마땅히 깊이((當深) 경계할(戒) 것이다(所也).

 

○ 程子曰: “知巧言令色之非仁, 則知仁矣.”

정자가 말씀하시기를: 교언영색이(巧言令色之) 인이 아님(非仁)을 안다면(知), 인(仁)을 아는 것이다(知矣).


같은 구문이 양화와 공야장 편에도 나온다. 이것을 볼 때, 공자의 말씀을 적은 어떤 원형이 있고, 각 편의 기자가 원초 자료를 공유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반대로, 공자가 평소에 이런 말을 너무 자주 했기 때문에 여러 제자들이 그것을 다양하게 전송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만큼 공자는 교언영색을 싫어했다고 볼 수 있다.

 

공자 어록의 특징은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표현이라는 데 그 힘이 있다. 학이 편집자는 공자의 인 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 '교언영색'을 선택했다. 인은 교언이나 영색으로 절대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이것은 단순한 덕목을 넘어서 언어적 표현에 대한 깊은 불신을 나타낸다. 이것은 노자가 그 첫머리에서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고 말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공야장에는 누군가가 제자인 염옹을 평가하여, "인하기는 한데 말재주가 없다"라고 말한다. 이것에 대해서 공자는 "염옹이 인한지는 알 수 없지만, 도대체 말재주를 어디에 써먹겠는가?"라고 대꾸한다. 어떻게 인한 사람이 말재주가 있을 수 있겠는가? <김용옥, 논어한글역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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