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誰能出不由戶? 何莫由斯道也?” (자왈 수능출불유호 하막유사도야)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누가(誰) 문을(戶) 거치지 않고(不由) 나갈 수 있는가(能出)? 어찌(何) 아무도(莫) 이 도를(斯道) 따르지(由) 않는가(莫-也)?
言人不能出不由戶, 何故乃不由此道邪? 怪而歎之之辭.
사람이(人) 문을 통하지 않고(不由戶) 나갈 수 없다는(不能出) 말이니(言), 무슨 까닭으로(何故) 마침내(乃) 이 도(此道)를 따르지 않는가(不由邪)? 괴이하게 여기고(怪而) 그것을(之) 탄식하는(歎之) 말이다(辭).
○ 洪氏曰: “人知出必由戶, 而不知行必由道. 非道遠人, 人自遠爾.”
홍씨가 말하기를: 사람이(人) 반드시(必) 문을 거쳐서(由戶) 나갈 줄(出) 알지만(知, 而) 행함이(行) 반드시(必) 도를 거쳐야 함을(由道) 알지 못한다(不知). 도가(道)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遠人) 않지만(非), 사람이(人) 스스로(自) 멀리할(遠) 뿐이다(爾).
고대 중국의 가옥구조를 보면, 내실과 외당 사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담이 있고, 거기에 문이 있었는데 그 문이 호(戶)다. 이 문을 통하지 않으면 내실과 외당을 오갈 수 없었다. 이런 일상생활을 빗대어 이 길(斯道)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사실 이런 복잡한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공자는 문과 길을 말했다. 어디서든 나가려면 문을 거쳐야 하고, 어디를 가든 길로 가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이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고, 그 흘러가는 자취는 사람에게 길이다. 모든 인생에는 도가 있다. 공자가 말한 '이 길'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공자 자신도 알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길'을 '斯道'로 규정하고, 사도를 말할 땐 '충서', '인의', '예악'을 떠올린다. 공자가 규정하지 않은 길의 실체를 후대의 유교가 규정해서 실체로 만든 것이 유교의 비극이다.
예수는 천국을 말했고, 천국은 '하느님의 지배'일 뿐이다. 하느님의 지배가 이 지상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김용옥, 논어 한글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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