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壹(일)
① 부사 전체를 개괄하며, '모두' '모든'이라고 해석한다.
參代何為相國, 舉事無所變更, 一遵蕭何約束. (《史記》〈曹相國世家〉)
조참은 소하를 대신하여 상국이 되었으나, 모든 일을 바꾸거나 고치는 일이 없이 한결같이 소하가 정해놓은 법칙을 따랐다.
政事壹決大將軍光. (《漢書》〈車千秋列傳〉)
정부의 일은 모두 대장군 곽광(霍光)으로부터 결정된다.
然后天下之寶壹爲我用. (《管子》〈地數〉)
그런 다음에 천하의 보물은 모두 나를 위해 쓰였다.
② 부사 결과가 의외임을 나타내며, '결국' '드디어' '마침내'라고 해석한다.
靖郭君之於寡人, 一至於此乎? (《戰國策》〈齊策一〉)
정곽군이 나에게 결국 이 정도까지 했습니까?
尹君, 何壹魚肉涉也! (《漢書》〈原涉列傳〉)
윤선생, 어찌하여 결국 나(원섭原涉)를 죽이려 하는가!
③ 부사 강한 긍정을 나타내며, '실제로' '확실히'라고 해석한다.
子在君側, 敗者壹大, 我不如子, 子以君免. (《左傳》成公十六年)
그대는 임금 곁에 있으시오. 실패한 것이 확실히 심하게 되면 나는 그대 만큼 할 수 없으니 그대가 군주를 모시고 [위기를] 면하시오.
今楚王之善寡人一甚矣. (《管子》〈形霸〉)
지금 초나라 왕이 나에게 잘하는 것이 실제로 대단하다.
子之哭也, 壹似重有憂者.(《禮記》〈檀弓下〉)
당신이 우는 것은 실제로 큰 걱정이 있기 때문인 것 같군요.
④ 부사 일이 일어나는 조건을 이끌며, '일단'이라고 해석한다.
壹引其網, 萬目皆張. (《呂氏春秋》〈用民〉)
일단 그물을 끌어당기기만 하면, 수많은 그물코가 모두 벌어진다.
地制壹定, 宗室子孫莫慮不王. (《漢書》〈賈誼列傳〉)
토지 제도가 일단 정해지기만 하면, 종실의 자손은 왕 노릇을 하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此鳥不飛則已, 一飛沖天; 不鳴則已, 一鳴驚人. (《史記》〈滑稽列傳〉)
이 새는 날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일단 날면 하늘까지 오르고, 울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일단 울면 사람조차 놀라게 한다.
⑤ '(일)'은 본래 수사로서 '하나' '한 번'이라는 뜻이었는데, 행동 또는 일의 시작을 나타내는 뜻으로 파생되어 '처음'이라고 해석하거나 행동의 통일을 나타내는 '단독' '전체' '하나로' 등의 뜻을 갖게 되었으며, 시간·정도·범위를 제한하는 허수로 쓰인다. '一(일)'은 적은 수, '三(삼)'은 많은 수를 나타내며, 이보다 더 많은 수는 ‘九(구)'로 나타낸다.
君一過多矣, 何信於讒? (《左傳》昭公二十年)
임금께선 한 가지 잘못도 큰데 어찌 참언을 믿으십니까?
一不朝, 則貶其爵; 再不朝, 則削其地. (《孟子》〈告子上〉)
한번 조회(朝會)하러 오지 않으면 그 작위를 낮추고, 두 번 조회하러 오지 않으면 그 봉지를 삭감한다.
湯一征, 自葛始. (《孟子》〈梁惠王下〉)
탕왕의 최초의 정벌은 갈나라로부터 시작되었다.
毛先生一至楚, 而使趙重於九鼎·大呂. (《史記》〈平原君虞卿列傳〉)
모 선생은 한 번 초나라에 가서 조나라를 구정과 대려 같은 보물보다 더욱 귀중하게 만들었다.
[참고]
'一(일)'은 ① 하나:•一夫當關萬夫莫開. (李白, 〈蜀道難〉) 한 사람이 관문을 지키면 만 명[의 적병]이라도 열지 못한다.
② ['壹(일)'과 통하여] 한결같다, 똑같다: •用心一也(《荀子》〈勸學〉) 마음을 쓰는 것이 한결같다.
'壹(일)'은 통일하다, 일치하다, 가득 차다. 온전하다: •聖人之爲國也, 壹賞, 壹刑, 壹敎. (《商君書》〈賞刑〉) 성인은 나라를 다스릴 때 상을 통일하고, 형벌을 통일하며, 교육을 통일한다.
一皆(일개)
부사 전체를 개괄하며, '모두' ‘전부' ‘전체적으로' 등으로 해석한다.
親友來錣酹者, 一皆拒之. (《顏氏家訓》〈終制〉)
친척과 친구들이 와서 제사 지내는(錣酹) 것을 모두 거절했다.
各從其志, 不可一皆而言也. (《抱朴子》〈釋滯〉)
제각기 자기 뜻에 따르므로 전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一是/壹是(일시)
부사 어떤 범위 내에서 예외가 없음을 나타내며, '모두' '한결같이'라고 해석한다.
自天子以至於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 (《禮記》〈大學〉)
천자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모두 수신을 근본으로 삼는다.
一切(일체)
부사 전체를 빠짐없이 개괄하는 것을 나타내며, '모두' '전부' 등으로 해석한다.
諸侯人來事奏者, 大抵爲其主游間於秦耳, 請一切逐客. (《史記》〈李斯列傳〉)
[각] 제후국에서 와서 진나라를 섬기는 자들은 대체로 그들의 군주를 위해 유세하여 진나라의 군주와 신하를] 이간시킬 뿐이니, 객을 모두 쫓아내십시오.
一何/壹何(일하)
부사 상황이나 정도의 깊음 혹은 약간의 놀라움을 나타내며, 강한 감정적 색채를 드러낸다. '어찌' '얼마나'라고 해석한다.
今日之琴, 一何悲也! (《說苑》〈尊賢〉)
오늘의 거문고 소리는 얼마나 슬픈가!
拔劍割肉, 壹何壯也! (《漢書》〈東方朔列傳〉)
칼을 뽑아 고기를 베니 얼마나 기세등등한가!
任(임)
① 조동사 동작 혹은 행위의 가능성을 나타낸다. '응당' '충분히' 등으로 해석하는데, 부사 '不(불)'과 함께 쓰여 '不任(불임)'이 되면 '~하지 않다' '~할 수 없다'라고 해석한다.
臣不任受怨, 君亦不任受德, 無怨無德, 不知所報. (《左傳》成公三年)
저는 [누구에게도] 원한을 사지 않았고 군주 또한 [사람들에게] 은덕을 받지 않았으니, 원망도 없고 은덕도 없어 보답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② 전치사 동작 혹은 행위가 사건에 의지하여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에 의거하여'라고 해석한다.
齊桓任戰而伯天下. (《戰國策》〈秦策一〉)
제나라 환공은 전쟁에 의거하여 천하의 패자가 되었다.
仍(잉)
① 부사 상황이 계속됨을 나타내며, '변함없이' '본시' '여전히'라고 해석한다. '再(재)' 혹은 '復(부)'와 이어 써도 의미는 마찬가지다.
詔曰:“......今大將軍仍復克獲, 斬首虜萬九千級.” (《漢書》〈武帝紀〉)
[한무제는] 조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대장군(위청衛青)은 여전히 다시 승리하여 머리를 베거나 사로잡은 적군이 1만 9천 명이다."
臣雖不敏, 猶知讓不過三, 所以仍布腹心. (《藝文類聚》卷五一)
저는 비록 영민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겸양은 세 번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전히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입니다.
② 부사 두 일이 서로 이어지거나 인과관계에 있음을 나타내며, '곧' '그래서' '즉' 등으로 해석한다.
百年之間, 天下遺文古事靡不畢集太史公, 太史公仍父子相續纂其職. (《史 記》〈太史公自序〉)
백 년 동안 천하에 남아 있던 서적과 고사들이 태사공에게 모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靡). 태사공의 관직은 곧 부자가 직책을 상속하여 맡았다.
仍賜徵黃金千斤, 廐馬二匹. (《資治通鑑》〈唐紀〉)
곧 위징(魏徵)에게 황금 천 근과 마구간의 말 두 필을 하사했다.
③ 부사 일이 중복되거나 빈번함을 나타내며, '누차' '자주'라고 해석한다.
晉仍無道而鮮胄, 其將失之矣. (《國語》〈周語下〉)
진여공(晉厲公)은 자주 무도한 짓을 하고 자손도 적으니, 아마도 장차 나라를 잃을 것이다.
壽星仍出, 淵耀光明. (《史記》〈封禪書〉)
수성(남극성)이 여러 번 출현하여 밝은 빛을 비추었다.
④ 부사 동작이나 행위의 시간을 나타내며, '비로소' '처음에' 등으로 해석한다. '乃(내)'와 통한다.
宣帝嘉之, 仍下明詔, 宣著其功. (《漢書》〈陳湯列傳〉)
선제는 그를 칭찬하며 비로소 명조(明詔)를 내려 그의 공적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출처: 김원중, 한문 해석 사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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