勿(물)
① 부사 금지나 저지를 나타내며, '~하지 마라' '~해서는 안 된다'라고 해석한다. '勿(물)'은 '毋(무)'와 같은 의미로 곧잘 쓰이지만, '毋(무)'와 달리 뒤에 오는 동사가 목적어를 수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足下深溝高壘, 堅營勿與戰. (《史記》〈淮陰侯列傳〉)
당신은 참호를 깊이 파고 장벽을(壘) 높이 쌓아 진영을 굳게 지키기만 하고 [그들과] 싸우지 마시오.
中正則唯考其行迹, 別其高下, 審定輩類, 勿使升降. (《三國志》〈魏書 夏侯玄傳〉)
[그] 중정관은 그들의 행적을 살펴 그것의 높고 낮음을 판별하며, 등급을 심사하고 결정할 뿐, [관직의] 승진과 강등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其令郡國所選, 勿拘老幼; 儒通經術, 吏達文法, 到皆試用. (《三國志》《魏書 文帝紀〉)
명하노니, 군국에서 선발을 할 때 늙고 젊음에 구애받지 말며, 경학에 정통한 유학자와 법률에 통달한 관리는 즉시 전원 등용하라.
② 부사 동사를 부정하며, '~하지 마라' '~하지 않다'라고 해석한다.
齊侯欲勿許, 而難為不協, 乃盟於形外. (《左傳》襄公三年)
제후는 허락하고 싶지 않았으나 화합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곤란하게 여겨 곧 내수가에서 동맹했다.
凡夫人之情, 見利莫能勿就, 見害莫能勿避. (《管子》〈禁藏〉)
일반 사람들의 정서는 이익을 보고 좋지 않을 수 없고, 해로움을 보고 피하지 않을 수 없다.
③ 어조사 문장의 첫머리에 쓰이며, 어감을 강화할 뿐 뜻이 없으므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史蘇是占, 勿從何益? (《左傳》僖公十五年)
사소의 이 점괘를 따랐던들 무슨 도움이 되었겠습니까?
勿慮(물려)
부사 대략적인 상황을 나타내며, '대개' '대략'이라고 해석한다. '亡慮(무려)' '無慮(무려)'와 같다.
備則未為備也, 而勿慮存焉. (《大戴禮記》〈會子立事〉)
갖추었다고 하여 완전하게 갖춘 것은 아니나, [사람의 미덕은] 대개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출처: 김원중, 한문 해석 사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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