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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서잡문(詩書雜文)/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後集) 문편(文篇)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6] 굴원의 비운을 슬퍼하는 글 / 조굴원부(弔屈原賦) / 가의(賈誼)

by ഗൗതമബുദ്ധൻ 2023.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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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작고 보잘것 없는 웅덩이가 어찌 배를 삼키는 용을 용납할까?

중국 전한 시대의 학자 가의가 지은 소체부(騷體賦). 조굴원문(弔屈原文)이라고도 한다. 가의는 고작 20살의 나이에 최연소 박사가 되었고 과진론 등을 지은 재능 있는 사람이었다. 주발 등에게 미움을 받아 장사왕(長沙王) 태부(太傅)로 좌천당했다. 가의는 장사로 가는 길에 상강(湘江)을 지나게 되었는데 굴원이 상강의 지류인 멱라강에 빠져 죽은 것을 생각해 내고 그 처지가 자신과 비슷한 것을 애통해하면서 이 글을 썼다. <출처: 나무위키>

 

恭承嘉惠兮, 竢罪長沙,  仄聞屈原兮, 自湛汨羅.

황공하게도(恭) 높은 은혜를 받아(承嘉惠兮), 장사에서(長沙) 죄를 기다리다가(竢罪),  굴원에 대해(屈原) 얼핏 들으니(仄聞兮), 멱라에(汨羅) 스스로 몸을 던졌다고 하네(自湛).

* 仄聞(측문): 1. 얼핏 풍문에 들음, 2. 남의 말을 잠깐 들음.

 

造托湘流兮, 敬弔先生. 遭世罔極兮, 迺殞厥身.

나아가(造) 상강 물결에(湘流) [내 뜻을] 맡겨서(兮), 선생을(先生) 경건하게 애도한다(敬弔)세상의(世) 무도하고 흉악한 일을(罔極) 만나니(兮), 이에(迺) 그 몸을(厥身) 죽게 했네(殞).

 

烏虖哀哉兮, 逢時不祥. 鸞鳳伏竄兮, 鴟鴞翶翔.

아(烏)! 슬프구나(虖哀哉兮), 때를(時) 만난 것이(逢) 상서롭지 못했구나(不祥). 난새와 봉황이(鸞鳳) 엎드려(伏) 숨고(竄兮), 솔개와 부엉이는(鴟鴞) 날아오르네(翶翔).

 

闒茸尊顯兮, 讒諛得志. 賢聖逆曳兮, 方正倒植.

천하고 어리석은 것은(闒茸) 높이 드러나고(尊顯兮), 참소와 아첨은(讒諛) 뜻을 얻었다(得志). 현자와 성인은( 賢聖) 거꾸로(逆) 끌려다니고(曳兮), 바른 것이(方正) 거꾸로 서있네(倒植).

* 闒茸(탑용): 천하고 어리석음

 

謂隨夷溷兮, 謂跖蹻廉. 莫邪爲鈍兮, 鉛刀爲銛.

변수와 백이가(隨夷) 더럽다고(溷) 말하고(兮), 도척과 장교가(跖蹻) 청렴하다고(廉) 말한다(謂). 막야가(莫邪) 무딘 것이라 하고(爲鈍兮), 연도가(鉛刀) 날카롭다고 하네(爲銛).

* 隨夷(변이): 변수와 백이,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 시절의 현인

* 跖蹻(척교): 도척과 장교, 도척은 노나라의 도적이고 장교는 초나라의 도적으로 악인을 대표하는 인물

 

于嗟默默, 生之亡故兮. 斡棄周鼎, 寶康瓠兮.

아(于嗟) 묵묵히(黙黙), 선생의 [화가](生之) 까닭이 없구나(亡故兮). 주나라의 솥을(周鼎) 굴려서 버리고(斡棄), 왕겨와 박을(康瓠) 보배로 여긴다(兮).

* 亡故(무고): 아무런 까닭이 없다

 

騰駕罷牛, 驂蹇驢兮. 驥垂兩耳, 服鹽車兮.

고달픈 소에(罷牛) 멍에 매어(駕) 끌도록 하고(騰), 다리 저는 당나귀를(蹇驢) 곁마로 여긴다(兮). 천리마가(驥) 두 귀를(兩耳) 늘어뜨려(垂), 소금마차 끄는(鹽車) 멍에를 메었다(服兮).

 

章甫薦屨, 漸不可久兮. 嗟苦先生, 獨離此咎兮.

장보관을(章甫) 신발에 깔았으니(薦屨), 점점(漸) 오래갈 수 없구나(不可久兮). 아(嗟) 고달프구나(苦) 선생이여(先生), 홀로(獨) 이 고난을(此咎) 겪었구나(兮).

 

誶曰, 已矣,

맺으면 말하니(誶曰), 끝이로구나 / 그만두어라(已矣),

* (수왈): 맺음말, 초사 형식의 노래에서 시의 끝에 전문의 대의를 요약할 때 쓴다. 난왈(亂曰)이라고도 한다. 

 

國其莫吾知兮. 予獨壹鬱其誰語. 鳳縹縹其高逝兮, 夫固自引而遠去.

나라에서(國) 그 아무도(其莫) 나를 알아주지 않는구나(吾知兮). 내가(予) 홀로(獨) 불만과 답답함을(壹鬱) 그 누구에게(其誰) 말하겠는가(語). 鳳縹縹其高逝兮, 夫固自引而遠去.

* 壹鬱(일울): 壹은 불평과 불만, 鬱은 가슴이 답답함이다.

 

襲九淵之神龍兮, 沕淵潛以自珍. 偭蟂獺以隱處兮, 夫豈從蝦與蛭螾.

아홉 개의 연못에 숨어 사는(襲九淵之) 신룡이여(神龍兮), 깊은 못에(沕淵) 잠겨서(潛以) 스스로 아끼는구나(自珍). 교달(도롱뇽, 수달)을 등지고(偭蟂獺以) 숨어 있으니(隱處兮), 어찌(夫豈) 두꺼비와 거머리, 지렁이를(蝦與蛭螾) 따르겠는가(從).

* 襲(습): 몸을 사리는 모양

 

所貴聖之神德兮, 遠濁世而自臧. 使麒麟可係而覊兮, 豈云異夫犬羊.

귀하게 여기는 것은(所貴) 성인의(聖之) 신덕이니(神德兮), 흐린 세상을(濁世) 멀리하여(而) 혼자 숨겠는가(自臧). 기린으로 하여금(使麒麟) 고삐 매도록 하여(可係而) 굴레 씌운다면(覊兮), 어찌(豈) 저 개나 양과(夫犬羊) 다르다고 하겠는가(云異).

 

般紛紛其離此郵兮, 亦夫子之故也. 歷九州而相其君兮, 何必懷此都也. 

도리어(般) 어수선한 세상에(紛紛) 그(其) 이런 허물을(此郵) 만났으니(兮). 또한(亦) 선성의(夫子之) 잘못이다(故也).  구주를 돌아(歷九州而) 그 임금을(其君兮) 도와야 하는데(相), 하필(何必) 이 도성을(此都) 마음에 품었는가(也). 

* 紛紛(분분): 1. 떠들썩하고2. 흩날리는 모양()이 뒤섞이어 어수선함.

 

鳳凰翔于千仞兮, 覽德輝而下之. 見細德之險微兮, 遙增擊而去之. 

봉황은(鳳凰) 천길을(于千仞) 날아오르다(翔兮), 덕이 빛나는 것을 보면(覽德輝而) 내려온다(下之). 덕이 없는(細德之) 험악한 징조를(險微) 봤다면(兮), 거닐다(遙) 더욱 날개 쳐서(增擊而) 가버릴 것을(去之). 

 

彼尋常之汙瀆兮, 豈容呑舟之魚. 橫江湖之鱣鯨兮, 固將制於螻螘.

저(彼) 작고 보잘것없는(尋常之) 더러운 웅덩이에(汙瀆兮), 어찌(豈) 배를 삼키는(呑舟之) 고기가(魚) 용납되겠는가(容). 橫江湖之鱣鯨兮, 固將制於螻螘.

* 尋常(심상): 대수롭지 않고 예사(例事)로움, '심'은 8 자, '상'은 16자로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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