策05秦三083-06 臣之所恐者, 獨恐臣死之後, 天下見臣盡忠而身蹶也, 是以杜口褁足莫肯卽秦耳. 足下上畏太后之嚴, 下惑姦臣之態, 居深宮之中, 不離保傅之手, 終身闇惑, 無與照姦, 大者宗廟滅覆, 小者身以孤危. 此臣之所恐耳. 若夫窮辱之事、死亡之患, 臣弗敢畏也. 臣死而秦治, 賢於生也.”
策05秦三083-07 秦王跽曰: “先生是何言也. 夫秦國僻遠, 寡人愚不肖, 先生乃幸至此, 此天以寡人慁先生, 而存先王之廟也. 寡人得受命於先生, 此天所以幸先王而不棄其孤也, 先生奈何而言若此? 事無大小, 上及太后, 下至大臣, 願先生悉以敎寡人, 無疑寡人也.”
策05秦三083-08 范雎再拜, 秦王亦再拜. 范雎曰: “大王之國, 北有甘泉、谷口, 南帶涇、渭, 右隴、蜀, 左關、阪, 戰車千乘, 奮擊百萬, 以秦卒之勇, 車騎之多, 以當諸侯, 譬若馳韓盧而逐蹇免也, 霸王之業可致. 今反閉而不敢窺兵於山東者, 是穰侯爲國謀不忠, 而大王之計有所失也.”
策05秦三083-09 王曰: “願聞所失計.” 雎曰: “大王越韓、魏而攻强齊, 非計也. 少出師則不足以傷齊、多之則害於秦. 臣意王之計, 欲少出師, 而悉韓、魏之兵, 則不義矣. 今見與國之不可親, 越人之國而攻, 可乎? 疏於計矣. 昔者齊人伐楚, 戰勝, 破軍殺將, 再辟千里, 膚寸之地無得者, 豈齊不欲地哉? 形弗能有也. 諸侯見齊之罷露, 君臣之不親, 擧兵而伐之, 主辱軍破, 爲天下笑. 所以然者, 以其伐楚而肥韓、魏也. 此所謂‘藉賊兵而齎盜食’者也.
策05秦三083-10 王不如遠交而近攻, 得寸則王之寸, 得尺亦王之尺也. 今舍此而遠攻, 不亦繆乎? 且昔者, 中山之地方五百里, 趙獨擅之, 功成、名立、利附, 則天下莫能害. 今韓、魏中國之處, 而天下之樞也. 王若欲霸, 必親中國而以爲天下樞, 以威楚、趙. 趙彊則楚附, 楚彊則趙附, 楚、趙附則齊必懼, 懼, 必卑辭重弊以事秦, 齊附, 而韓、魏可虛也.”
策05秦三083-11 王曰: “寡人欲親魏; 魏, 多變之國也, 寡人不能親. 請問親魏奈何?” 范雎曰: “卑辭重幣以事之; 不可, 削地而賂之; 不可, 擧兵而伐之.” 於是擧兵而攻邢丘, 邢丘拔, 而魏請附. 曰: “秦、韓之地形, 相錯如繡. 秦之有韓, 若木之有蠹, 人之病心腹. 天下有變, 爲秦害者, 莫大於韓, 王不如收韓.” 王曰: “寡人欲收韓, 不聽, 爲之奈何?” 范雎曰: “擧兵而攻榮陽, 則成睪之路不通; 北斬太行之道, 則上黨之兵不下. 一擧而攻榮陽則其國斷而爲三. 魏韓見必亡, 焉得不聽? 韓聽, 而霸事可成也.” 王曰: “善.”
策05秦三083-01 范雎至秦, 王庭迎.
범수가(范雎) 진나라에 이르자(至秦), 왕이(王) 뜰에서(庭) 환영했다(迎).
謂范雎曰: “寡人宜以身受令久矣, 今者義渠之事急, 寡人日自請太后; 今義渠之事已, 寡人乃得以身受命. 躬竊閔然不敏, 敬執賓主之禮.”
범수에게 일러 말하기를(謂范雎曰): “과인이(寡人) 마땅히(宜) 몸소(以身) 가르침을 받을려 한 것이(受令) 오래인데(久矣), 지금(今者) 의거의(義渠之) 일이(事) 급하여(急), 과인이(寡人) 날마다(日) 태후 뵙기를(太后) 스스로 청했는데(自請); 지금(今) 의거의(義渠之) 일이(事) 끝나고(已), 과인이(寡人) 이에(乃) 몸소(身) 가르침을 받을(受命) 수 있습니다(得以). 과인이(躬) 삼가(竊) 우매하고(閔然) 민첩하지 못하지만(不敏), 주빈의 예로(賓主之禮) 공경하여(敬) 사귀고자 합니다(執), .”
* '의거義渠'는 서융의 나라 이름으로 상나라 말기 국가를 형성하고, 전국시대에 지금의 섬서성 북군, 감숙성 영하 등지를 차지하고 진나라와 대립했지만 나중에 진나라에 멸망당했다.
* 躬竊(궁절): 궁躬은 '몸소, 자신'을 가리키고, 절竊은 '자신을 낮추는 겸사'로 '삼가'로 해석할 수 있다. 민연閔然은 '불쌍히 여기는 모습'이다.
* 執(집): 잡다, 다스리다, 가지다, 처리하다, 두려워하다, 사귀다, 벗.
范雎辭讓. 是日見范雎, 見者無不變色易容者. 秦王屛左右, 宮中虛無人, 秦王跪而請曰: “先生何以幸敎寡人?”
범수가(范雎) 사양했다(辭讓). 이날(是日) 범수를(范雎) 보고(見), 본 사람은(見者) 얼굴빛을 고치고(變色) 자세를 고치지 않는(不易容) 사람이(者) 없었다(無). 진왕이(秦王) 좌우를(左右) 가리고(屛), 궁중에(宮中) 사람이 없는 것처럼(無人) 비었는데(虛), 진왕이(秦王) 무릎 꿇고서(跪而) 청하여 말하기를(請曰): “선생은(先生) 무엇으로(何以) 과인을(寡人) 가르치기를 바라시는지요(幸敎)?”
* 屛(병): 병풍, 막다, 가리다, 숨다, 숨죽이다, 물리치다, 막다, 비호하다.
* 跪(궤): 꿇어앉다. 무릎 꿇고 절하다.
范雎曰: “唯唯.” 有閒, 秦王復請. 范雎曰: “唯唯.”
범수가 말하기를(范雎曰): “예예(唯唯).” 틈이 있고(有閒), 진왕이(秦王) 다시 청했다(復請). 범수가 말하기를(范雎曰): “예예(唯唯).”
策05秦三083-02 若是者三. 秦王跽曰: “先生不幸敎寡人乎?”
이와같은 것이(若是者) 세 번이었다(三). 진왕이(秦王) 몸을 구부려 말하기를(跽曰): “선생이(先生) 과인을 가르치기를(敎寡人) 바라지 않습니까(不幸乎)?”
* 跽(기): 꿇어앉다. 몸을 앞으로 구부리다.
范雎謝曰: “非敢然也. 臣聞始時呂尙之遇文王也, 身爲漁父, 而釣於渭陽之濱耳, 若是者交疏也.
범수가(范雎) 사양하여 말하기를(謝曰): “감히(敢) 그런 것이(然) 아닙니다(非也). 신이(臣) 듣기로(聞) 처음에(始時) 여상이(呂尙之) 문왕을 만난 것은(遇文王也), 몸이(身) 어부가 되어(爲漁父, 而) 위수 북쪽의(渭陽之) 물가에서(於濱) 낚시할 뿐이었는데(釣耳), 마치(若) 이것이(是者) 사귐이 통한(交疏) 듯했습니다(也).
已, 一說而立爲太師, 載與俱歸者, 其言深也. 故文王果收功於呂尙, 卒擅天下, 而身立爲帝王.
한 번 이야기 하고(一說) 나서는(已而) 세워서(立) 태사로 삼고(爲太師), 수레에 올라(載) 더불어(與) 모두(俱) 돌아온 것이(歸者), 그 말이(其言) 깊어서 입니다(深也). 그러므로(故) 문왕이(文王) 마침내(果) 여상에게서(於呂尙) 공을 거두어(收功), 마침내(卒) 천하를 차지하여(擅天下, 而) 몸을 세워(身立) 제왕이 되었습니다(爲帝王).
* 載(재): 싣다, 오르다, (머리에) 이다, 행하다, 비롯하다, 진설하다, 갈무리하다, 이루다, 가득하다, 지니다.
* 擅(천): 멋대로 하다, 천단하다, 차지하다, 멋대로, 오로지, (선): 선양하다, 물려주다.
卽使文王疏呂望而弗與深言, 是周無天子之德, 而文‧武無與成其王也.
곧(卽) 문왕이(文王) 여상을(呂望) 소홀하게 여기거나(使疏而) 더불어(與) 깊은 말을 하지 않았다면(弗深言), 이것은(是) 주나라에(周) 천자의 덕이(天子之德) 없어서(無, 而) 문왕과 무왕에게(文‧武) 더불어(與) 그 왕을 이룸이(成其王) 없었을 것입니다(無也).
策05秦三083-03 今臣羈旅之臣也, 交疏於王, 而所願陳者皆匡人君臣之事, 處人骨肉之閒, 願以陳臣之陋忠, 而未知王心也, 所以王三問而不對者是也.
지금(今) 신은(臣) 나그네와 같은(羈旅之) 신하로(臣也), 왕과(於王) 교류가(交) 소원하지만(疏, 而) 진술하기를 원하는(願陳) 것은(所者) 모두(皆) 임금과(人君) 신하의(臣之) 일과(事), 다른 사람의(處人) 골육지간을(骨肉之閒) 바로잡으려 함이니(匡), 신의(臣之) 작은 충심을(陋忠) 진설하기를(以陳) 원하지만(願, 而) 왕의 마음을(王心) 알지 못하기에(未知也), 왕의(王) 세 번 물음에도(三問而) 대답하지 않은 것이(不對者) 이런(是) 까닭입니다(所以也).
* 匡(광): 바로잡다, 구원하다, 돕다, 휘다, 두려워하다, 편안하다.
* 陋(루): 더럽다, 천하다, 낮다, 볼품없다, 작다, 궁벽하다, 거칠다.
策05秦三083-04 臣非有所畏而不敢言也, 知今日言之於前, 而明日伏誅於後. 然臣弗敢畏也.
신에게(臣) 두려워하는 것이(所畏) 있어서(有而) 감히(敢) 말하지 않는 것이(不言) 아니며(非也), 오늘(今日) <왕의> 앞에서(於前) 말하고서(言之, 而) 내일(明日) 나중에(於後) 처벌 받을 수 있음을(伏誅) 압니다(知). 그러나(然) 신은(臣) 감히(敢) 두려워하지 않습니다(弗畏也).
* 伏誅(복주): 형벌(刑罰)을 받아 죽음을 당(當)함.
大王信行臣之言, 死不足以爲臣患, 亡不足以爲臣憂, 漆身而爲厲, 被髮而爲狂, 不足以爲臣恥.
대왕께서(大王) 신의 말을(臣之言) 행하리라(行) 믿으니(信), 죽음도(死) 신의 걱정이(臣患) 되기에(以爲) 부족하고(不足), 쫒겨남도(亡) 신의 걱정이(臣憂) 되기에 모자라고(不足以爲), 몸에 옻칠하여(漆身而) 옴이 생기고(爲厲), 머리를 풀어서(被髮而) 미치광이가 되어도(爲狂), 신의 부끄러움이(臣恥) 되기에 부족합니다(不足以爲).
* 漆(칠): 옻나무, 검은 칠, 일곱 번, 옻칠하다, 검다, 까맣다.
* 厲(려): 갈다, 괴롭다, 사납다, 위태롭다, 빠르다, 미워하다, 경계, 담장, 물가, 역병, (라): 나환자.
五帝之聖而死, 三王之仁而死, 五伯之賢而死, 烏獲之力而死, 奔育之勇焉而死.
오제가(五帝之) 성인이지만(聖而) 죽었고(死), 삼왕이(三王之) 인하지만(仁而) 죽었고(死), 오백이(五伯之) 현명한데도(賢而) 죽었고(死), 오획이(烏獲之) 힘이 있었지만(力而) 죽었고(死), 북육이(奔育之) 용감했지만(勇焉而) 죽었습니다(死).
死者, 人之所必不免也, 處必然之勢. 可以少有補於秦, 此臣之所大願也, 臣何患乎?
죽음이란(死者), 사람이(人之) 반드시(必)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니(所不免也), 필연의(必然之) 형세에(勢) 처했습니다(處). 작더라도(少) 진나라에(於秦) 도움되는 것이(補) 있을 수 있다면(可以有), 이것이(此) 신이(臣之) 크게(大) 원하는 것이니(所願也), 신이(臣) 어찌(何) 두려워하겠습니까(患乎)?
策05秦三083-05 伍子胥橐載而出昭關, 夜行而晝伏,
오자서는(伍子胥) 전대 하나를(橐) 이고서(載而) 소관을 나와(出昭關), 밤에 가고(夜行而) 낮에 숨었습니다(晝伏),
至於蔆水, 無以餌其口, 坐行蒲服, 乞食於吳市, 卒興吳國, 闔廬爲霸.
능수에(於蔆水) 이르러(至), 그 입에(其口) 먹을 것이 없어서(無以餌), 앉아서 가고(坐行) 포복하면서(蒲服), 오나라 거리에서(於吳市) 음식을 빌어먹다가(乞食), 마침내(卒) 오나라를(吳國) 일으켜서(興), 합려가(闔廬) 패자가 되었습니다(爲霸).
使臣得進謀如伍子胥, 加之以幽囚, 終身不復見, 是臣說之行也, 臣何憂乎?
신으로 하여금(使臣) 나아가(進) 오자서처럼(如伍子胥) 모의했지만(謀得), 加之以幽囚, 終身不復見, 是臣說之行也, 臣何憂乎?
箕子、接輿漆身而爲厲, 被髮而爲狂, 無益於殷、楚. 使臣得同行於箕子、接輿, 漆身, 可以補所賢之主, 是臣之大榮也, 臣又何恥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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