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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맹의길/논어집주(論語集註)

[논어집주 위정(爲政) 2-21]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에게 잘하는 것도 정치다 / 유호 우어형제 시어유정 시역위정 해기위위정(惟孝, 友于兄弟, 施於有政. 是亦爲政, 奚其爲爲政)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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或謂孔子曰: “子奚不爲政?” (혹위공자왈 자해불위정)

어떤 사람(或) 공자에게(孔子) 말하기를(曰): 당신(子)은 어째서(奚) 정치를 하지 않는가(不爲政)?

 

定公初年, 孔子不仕, 故或人疑其不爲政也.

정공(定公) 초년(初年)에, 공자(孔子) 벼슬하지 않았고(不仕), 그러므로(故) 어떤 사람(或人)이 그(其)가 정치하지 않는(不爲政) 것에 의문을 가졌다(疑-也).

 

子曰: “書云孝乎(서운 효호), 惟孝(유호), 友于兄弟(우어형제), 施於有政(시어유정). 是亦爲政(시역위정), 奚其爲爲政(해기위위정)?”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서경에서 효를(孝乎) 말한 것이(云-乎), 오직 효도하고(惟孝), 형제와 잘 지내고(友于兄弟), 정치에 베푼다(施於有政)고 했다. 이것(是) 또한(亦) 정치하는 것이니(爲政), 어찌(奚) 그(其) 정치하는 것(爲政) 만이 <정치가> 되겠는가(爲) / 무엇이(奚) 도대체(其) 정치하는 것이(爲政) 되겠는가(爲)?”

 

* 有政은 '정치' 또는 '정사'를 말한다. '有'는 단음절 명사 앞에 붙어서 어조를 고르는 역할을 하는 어조사로 해석하지 않는다.  ex) 有王雖小, 元子哉(임금이 비록 어리지만, 원자[큰아들]이다.)

 

* '奚其爲爲政' : 여기서 奚는 '무엇'이라는 의문사로 보기도 한다, 其는 음절 어기조사로 본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면 '도대체, 그 무엇이' 정도가 된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정치를 하는 것이 되겠는가/인가?'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이 더 깔끔하고 이해하기 쉽다. 爲爲政'에서 앞의 爲는 '~이다'는 뜻이고 '爲政'은 '~정치하다'는 뜻이다.

 

書, 「周書君陳」篇. 書云孝乎者, 言書之言孝如此也. 善兄弟曰友. 

서(書)는, 주서 군진 편이다(周書君陳篇). 서운효호자(書云孝乎者)는, 서경에서(書之) 효를 말한(言孝) 것이 이와 같다(如此)는 말이다(言-也). 형제(兄弟)와 잘 지내는(善) 것을 우(友)라고 말한다(曰). 

 

書言君陳能孝於親, 友於兄弟, 又能推廣此心, 以爲一家之政. 

서경(書)에서 군진(君陳)은 어버이에게(於親) 효도를 잘하고(能孝), 형제에게(於兄弟) 우애하고(友), 또(又) 이 마음(此心)을 미루어 넓히기를 잘했고(能推廣), 이것으로(以) 일가의 정치를(一家之政) 했다(爲)고 말했다(言). 

 

孔子引之, 言如此, 則是亦爲政矣, 何必居位乃爲爲政乎? 

공자(孔子)가 이것을 인용해서(引之), 이와 같다면(如此, 則) 이것(是) 또한(亦) 정치하는 것이니(爲政矣), 어찌 굳이(何必) 지위에 있고(居位) 그래야(乃) 정치하는 것이 되는가(爲爲政乎)라고 말했다(言).

 

蓋孔子之不仕, 有難以語或人者, 故託此以告之, 要之至理亦不外是.

대체로(蓋) 공자가(孔子之) 벼슬하지 않은(不仕) 것이, 어떤 이에게(或人者) 말로써(以語) 하기 어려운 점(難)이 있고(有), 그러므로(故) 이것으로(此以) 의탁하여(託) 그에게 일러주었는데(告之), 요점의(要之) 지극한 이치가(至理) 또한(亦) 이것 바깥에 있지 않다(不外是).


공자는 평생 자기 정치를 펼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주공이 세운 예약의 이상이 정치로 실천돼야 한다고 믿었다. 이런 공자에게 "왜 정치를 하지 않는가요?" 하는 질문은 약간은 비꼬는 느낌이 들면서 듣는 사람을 당혹스럽게 한다. 하지만 공자는 자기에 대한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지 않고 담담하게 서의 구절을 인용한다. 부모에게 효성스럽고, 형제 사이에 우애가 있는 것, 곧 가정도덕을 실천하고 이것을 확장하면 바른 정치가 실현된다고 말한다.

 

다만, 공자가 인용한 구절이 현존하는 서경에 없어서, 어디까지가 서경을 인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마지막의 해기위위정奚其為為政의 해석도 어렵다. '정치함(為政)을 한다(為)'고 해석할 수 있다.

 

정치한다는 것은 '정치를 하는 행위(為政)'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나는 제자들에게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 사이에 우애하라고 가르치고 있고, 내가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정치다. 꼭 벼슬길에 올라야만 정치를 하는 것인가? <김용옥, 논어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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