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人而無信(인이무신), 不知其可也(부지기가야).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子曰): “사람이(人而) 신의가 없다면(無信), 그것이(其) 옳은지(可) 알지 못하겠다(不知也).
* 而(이):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다. 人(인)은 원래 '사람'이라는 뜻의 명사이지만 이 경우 판단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也(야)가 생략된 형태로서 '사람이다'라는 의미가 된다. 人(인)을 '사람이다'로 보면 而(이)는 '사람이다'와 '신의가 없다'라는 두 가지 사실을 연결해 주는 역접 표시(어떤 경우는 순접 표시) 접속사가 되어 이 구절이 '사람이면서 신의가 없다'로 풀이되지만, 이처럼 '~이면서' 또는 '~로서'로 풀이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의 而(이)를 아예 가정이나 조건을 표시하는 접속사로 분류해 버리는 것이 오늘날의 일반적인 추세이다.
☞ 管氏而知禮, 孰不知禮?(관씨가 예를 알았다면 누가 예를 모릅니까?『論語 八佾 22』)
** 人而無信: 반면에, 而(이)를 '만약'으로 새겨서는 안 되고 '~으로서 도리어'라는 어기사로 새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구법이 ≪시경≫ <용풍·상서> 편과 ≪예기> <예운≫의 '人而無禮(사람으로서 예가 없다면)"와 꼭 같다고 본다. '信신'은 '신실함'이다. 사람이 말을 했으면 반드시 실천하는 것을 信신이라 하고, 말한 것에 하나의 허도 없이 성실한 것을 實실이라 하지만 이 '信신'은 말과 행동 모두를 포괄한다.(주주금석 논어, 김도련)
* 其(기): 人而無信(인이무신)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其可기가는 ① 그 가능성. 그것의 쓸모 또는 ② 그것이 옳은지 여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大車無輗(대거무예), 小車無軏(소거무월), 其何以行之哉(기가이행지재)?”
큰 수레에(大車) 예가(輗) 없고(無), 작은 수레에(小車) 월이(軏) 없으면(無), 장차(其) 무엇으로(何以) 그것을(之) 가게 하겠는가(行哉)?”
* 無무: ...에 ...이 없다. 無자 앞에 있는 말을 부사구처럼 풀이하고 無자 뒤에 있는 말을 주어처럼 풀이한다.
* 輗(예)는 大車(대거)의 끌채 끝에 붙어 있는 것으로 소에 멍에를 거는 곳이고, 軏(월)은 小車(소거)의 끌채 끝에 붙어 있는 것으로 말에 멍에를 거는 곳이다.
* 其(기): '장차 (~하려고 하다)'라는 뜻의 부사. 將과 같다.
☞ 必有凶年, 人其流離.(반드시 흉년이 들어 사람들이 유랑하게 될 것이다. 李華 , 「弔古戰場文」)
* 何以(하이): 무엇으로, 무슨 방법으로 무엇을 사용하여. 어떻게. 以는 수단과 방법을 표시하는 전치사인데 도치되었다.
☞ 足下何以得此聲於梁楚間哉?(그대는 어떻게 양나라와 초나라에서 이와 같은 명성을 얻었습니까?『史記 季布列傳』)
* 之(지): 大車(대거)·小車(소거)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哉(재):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此語誠然乎哉?(이 말이 과연 그러합니까?『孟子 萬章 上』)
<출처: 논어의 문법적 이해, 류종목,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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