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2-20 “昔者竊聞之(석자절문지): ‘子夏ㆍ子游ㆍ子張皆有聖人之一體(자하자유자장개유성인지일체), 冉牛ㆍ閔子ㆍ顔淵則具體而微(염우민자안연즉구체이미).’ 敢問所安(감문소안).”
“전에(昔者) 제가(竊) 그것을 들었는데(聞之): ‘자하와(子夏), 자유(子游), 자장이(子張) 모두(皆) 성인의(聖人之) 한 부분을(一體) 가졌고(有), 염우와(冉牛), 민자(閔子), 안연은(顔淵則) 모두 갖추었지만(具體而) 미약했다(微).’라고 했습니다. 감히(敢) 편안한 것을(所安, 자처하는 것을) 묻습니다(問).”
* 竊(훔칠 절): 훔치다, 도둑, 살짝, 슬그머니, 몰래, 자기 혼자 마음속으로, 외람되다.
竊聞之
☞ '竊+동사'는 겸어로, '가만히 사적으로'라는 뜻이다. 즉, 말하는 사람을 낮추어 '제가 ~하기에는' 정도의 의미다. '竊+동사' 꼴로는 竊見, 竊廳 등이 있다. 자신을 낮추는 경우도 있지만, 몰래, 슬쩍, 또는 사적으로~하다는 의미도 가진다. 之는 이 이하로부터 이 문장의 끝까지를 지칭하는 대명사이다.
敢問所安
☞ 所安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아 이 동사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사적 의미는 '편안해하다', '편안하게 생각하다'다.
03-02-21 曰: “姑舍是(고사시).”
<맹자가> 말하기를(曰): “잠시(姑) 이것을 놓아두어라(舍是).”라고 했다.
* 姑(시어머니고): 시어머니, 고모, 잠시, 잠깐.
* 舍(집 사): 집, 여관, 버리다, 내버려 두다, 바치다, 베풀다.
03-02-22 曰: “伯夷ㆍ伊尹何如(백이이윤하여)?” 曰: “不同道(부동도). 非其君不事(비기군불사), 非其民不使(비기민불사); 治則進(치즉진), 亂則退(난즉퇴), 伯夷也(백이야). 何事非君(하사비군), 何使非民(하사비민); 治亦進(치역진), 亂亦進(난역진), 伊尹也(이윤야).
말하기를(曰): “백이와(伯夷) 이윤은(伊尹) 어떠한가요(何如)?” <맹자가> 말하기를(曰): “도가(道) 같지 않다(不同). 그 <섬길만한> 임금이(其君) 아니면(非) 섬기지 않고(不事), 그 <부릴만한> 백성이(其民) 아니면(非) 부리지 않고(不使); 다스려지면(治則) 나아가고(進), 어지러우면(亂則) 물러난 것은(退), 백이다(伯夷也). 누구를 섬기든(何事) 임금이 아닐 것이고(非君), 누구를 부리든(何使) 백성이 아닐 것인가(非民); 다스려지면(治) 또한(亦) 나아가고(進), 혼란스러워도(亂) 또한(亦) 나아간 것은(進), 이윤이다(伊尹也).
伯夷ㆍ伊尹何如
☞ '何如'는 '어떠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그대로 술어로 사용되어 '~이 어떠하다'라고 해석한다.
非其君不事, 非其民不
☞ '非(不)~, 不(勿, 無)~'은 '~이 아니면 ~하지 않다(말라)'라는 듯이다. 앞의 문장은 부사구로 곧잘 해석된다. 其는 '그의', '자기의'라는 것이 기본 뜻이다. 좀 더 확장하면 '그에게 맞는', '자기에게 맞는'이라는 뜻을 가진다.
何事非君, 何使非民
☞ 何는 '무엇'으로 여기서는 '누구'로 쓰였다. '事~'는 '~을 섬기다'라는 목적어를 갖는 타동사이다. 따라서 '누구를 섬기다'라는 문장은 누구라는 목적어가 뒤에 오는 형태로 '事何'가 되어야 하지만 "何' 의문사이기 때문에 도치되었다. '何使'역시 마찬가지이다. 使는 사역동사로 많이 쓰이지만, 여기에서는 '부리다'라는 뜻의 본동사이다.
¶ 非先王之法服 不敢服 非先王之法言 不敢道 非先王之德行 不敢行. (孝經)
(선왕의 법복이 아니면 감히 따르지 않고, 선왕의 법언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않고, 선왕의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않는다.)
可以仕則仕(가이사즉사), 可以止則止(가이지즉지), 可以久則久(가이구즉구), 可以速則速(가이속즉속), 孔子也(공자야). 皆古聖人也(개고성인야), 吾未能有行焉(오미능유행언); 乃所願(내소원), 則學孔子也(즉학공자야).”
벼슬할 수 있으면(可以仕則) 벼슬하고(仕), 그만둘 수 있으면(可以止則) 그만두고(止), 오래 할 수 있으면(可以久則) 오래 하고(久), 빨리 <그만둘> 수 있으면(可以速則) 빨리 <그만둔> 것은(速), 공자다(孔子也). 모두(皆_ 옛(古) 성인이니(聖人也), 내가(吾) 행함이(行) 있을(有) 수 없으니(未能焉); 바로(乃) 바라는 것은(所願, 則) 공자를(孔子) 배우는 것이다(學也).”
03-02-23 “伯夷ㆍ伊尹於孔子(백이이윤어공자), 若是班乎(약시반호)?” 曰: “否. 自有生民以來(자유생민이래), 未有孔子也(미유공자야).”
“백이(伯夷)와 이윤이(伊尹) 공자에 대해서는(於孔子), 이처럼(若是) 같은 등급인가요(班乎)?” <맹자가> 말하기를(曰): “아니다(否). 백성이 생김이(生民) 있은 이래로(自有以來), 공자 같은 사람은(孔子) 있지 않다(未有也).”
伯夷ㆍ伊尹於孔子, 若是班乎
☞ 於는 '~에 대해서'라는 의미를 갖는다. 즉, '백이와 이윤이 공자에 대해서 ~하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은 원래 伯夷伊尹若是班於孔子乎인데 於孔子를 강조하여 앞으로 낸 것이다.
03-02-24 曰: “然則有同與(연즉유동여)?” 曰: “有. 得百里之地而君之(득백리지지이군지), 皆能以朝諸侯有天下(개능이조제후유천하). 行一不義(행일불의), 殺一不辜而得天下(살일불고이득천하), 皆不爲也(개불위야). 是則同(시즉둥).”
말하기를(曰): “그렇다면(然則) 같은 점이(同) 있을까요(有與)?” <맹자가> 말하기를(曰): “있다(有). 백리의 땅을(百里之地) 얻어서(有而) 그것을 다스리면(君之), 모두(皆) 제후를 조회하게 하고(朝諸侯) 천하를 가질(有天下) 수 있다(能以). 한 번이라도(一) 불의를(不義) 행하고(行), 한 명의(一) 무고한 사람이라도(不辜) 죽여서(殺而) 천하를 얻는 것은(得天下), 모두(皆) 하지 않을 것이다(不爲也). 이점이라면(是則) 같다(同).”
* 辜(허물 고): 허물, 죄, 까닭, 저버리다, 막다.
得百里之地而君之, 皆能以朝諸侯有天下
☞ 君之의 之는 앞의 글자 君을 동사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代名詞다. 또한, 而는 기본적으로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사이기 때문에 而의 앞 뒤에는 원칙적으로 서술어인 동사 또는 형용사가 하나씩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해석은 '백리의 땅, 거기서 왕 노릇하다'로 한다. 以다음에는 대명사 之가 생략되었다. 이 之는 앞의 '百里之地而君之'를 받는다.
03-02-25 曰: “敢問其所以異(감문기소이이)?” 曰: “宰我ㆍ子貢ㆍ有若智足以知聖人(재아자공유약지족이지성인). 汙, 不至阿其所好(오 부지아기소호).
말하기를(曰): “감히(敢) 그(其) 다른 점을(所以異) 묻습니다(問)?” <맹자가> 말하기를(曰): “재아와(宰我), 자하(子貢), 유약은(有若) 지혜가(智) 성인을(聖人) 알기에(知) 충분했다(足以). 낮다고 해도(汙, 적어도), 그 좋아하는 것을(其所好) 아첨하는데(阿) 이르지 않았다(不至).
* 所以(소이): 까닭, 때문에, 방법, 목적.
* 足以(족이): ~하기에 충분하다, ~에 족하다.
* 汙(더러울 오): 더럽다, 더러워지다, 낮다, 때, 치욕, 구덩이. 여기서는 부사로 쓰여 '낮게 보더라도', '낮다고는 해도', '적어도'라는 뜻이다.
* 阿(언덕 아): 언덕, 고개, 의지하다, 알랑거리다, 두둔하다, 迎合하다.
敢問其所以異
☞ 其는 古聖人, 구체적으로는 伯夷, 伊尹, 孔子를 가리킨다. 所以異는 직역하면 '~로써 [以] 다른[異] 것[所]'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어떤 점에서 다르냐는 물음이다.
03-02-26 宰我曰: ‘以予觀於夫子(이여관어부자), 賢於堯舜遠矣(현어요순원의).’
재아가 말하기를(宰我曰): ‘내가(予) 선생님을(於夫子) 보기에(以觀), 요순보다(於堯舜) 어진 것이(賢) 더 뛰어나다(遠矣).’
以予觀於夫子, 賢於堯舜遠矣
☞ 만약 '以予觀於夫子'에서 以를 생략하면 '予觀於夫子, 내가 선생을 보다'라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以를 사용함으로써 일종의 부사구를 만들어 이유, 원인을 나타낸다. 그래서 '내가 선생을 보다'에서 '내가 선생을 보기에'로 좀 더 구체화된다. 따라서 그 의미에는 큰 차이는 없지만 표현방법이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예처럼 한문에서 문법이나 개사 구조에 너무 얽매여 해석을 하려 하는 경우 오히려 글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에서 글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 '賢於堯舜遠矣'에서 '於'는 '~보다도'라는 뜻으로 比較格을 나타낸다. 遠은 이 문장에서 '멀다'라는 의미에서 파생된 능력 등이 '뛰어나다'라는 용법으로 사용되었다.
¶ 夫子過孟賁遠矣. (孟子)
(선생님께서는 맹분보다 훨씬 뛰어나십니다.)
03-02-27 子貢曰: ‘見其禮而知其政(견기례이지기정), 聞其樂而知其德(문기악이지기덕). 由百世之後(유백세지후), 等百世之王(등백세지왕), 莫之能違也(막지능위야). 自生民以來(자생민이래), 未有夫子也(미유부자야).’
자공이 말했다(子貢曰): ‘그(其) 예를(禮) 보면(見而) 그 정치를(其政) 알 수 있고(知), 그 음악을(其樂) 들으면(聞而) 그 덕을(其德) 알 수 있다(知). 백세가 지나고(由百世之) 나서(後), 백세의 왕을(百世之王) 등급을 매겨보면(等), 누구도(莫之) 벗어날 수 없다(能違也). 백성이 생기고부터(自生民) 그 뒤로(以來), 선생님 같은 사람은(夫子也) 있지 않다(未有).’
* 由(말미암을 유): 말미암다, ~에서, 自也, ~으로부터, 까닭, 이유, 쓰다.
* 等무리 등): 무리, 부류, 등급, 같은 부류, 차이가 없다, 비교하다, 구별하다.
莫之能違也
☞ 원래 어순은 莫能違之也이나 莫을 사용함으로써 之가 앞으로 도치되었다. 부정하는 말 莫, 未, 無 등이 앞에 있고, 之가 대명사일 때에는 서술어 앞으로 나간다. 즉, 의미상으로는 '莫能違之'인데, 위와 같은 문법에 의해 '莫之能違也'가 된 것이다.
¶ 唯其言而莫予違也. (論語)
(다만 내가 말을 하기만 하면 아무도 나에게 거역하는 사람이 없다.)
03-02-28 有若曰: ‘豈惟民哉(기유민재)? 麒麟之於走獸(기린지어주수), 鳳凰之於飛鳥(봉황지어비조), 太山之於丘垤(태산지어구질), 河海之於行潦(하해지어행료), 類也(류야). 聖人之於民(성인지어민), 亦類也(역류야). 出於其類(출어기류), 拔乎其萃(발호기췌), 自生民以來(자생민이래), 未有盛於孔子也(미유성어공자야).’”
유약이 말하기를(有若曰): ‘어찌(豈) 오직(惟) 백성뿐인가(民哉)? 기린이(麒麟之) 달리는 짐승에 대해서(於走獸), 봉황이(鳳凰之) 나는 새에 대해서(於飛鳥), 태산이(太山之) 작은 언덕에 대해서(於丘垤), 황하와 바다가(河海之) 웅덩이 물에 대해서(於行潦)와, 같은 부류다(類也). 성인이(聖人之) 백성에 대해서(於民), 또한(亦) 같은 류다(類也). 그 부류에서(於其類) 뛰어나고(出), 그 모인 것에서(乎其萃) 빼어난 것이(拔), 백성이 생긴 때부터(自生民) 이래로(以來), 공자보다(於孔子) 뛰어난 사람은(盛) 있지 않다(未有也).’”
* 垤(개밋둑 질): '개밋둑'으로 개미집을 짓기 위해 날라 놓은 흙가루가 땅 위에 쌓인 둑을 말한다.
* 遼(큰비 료): 큰비, 장마, 길바닥에 괸 물, 적시다, 잠기다. 行遼는 길가에 괸 물이다.
* 類也(류야): ~과 같다(같은 종류이다). ~之類 형태로 곧잘 사용된다.
* 萃(모을 췌): 모으다, 이르다, 야위다, 그치다, 모임, 여기에서는 무리를 의미한다.
麒麟之於走獸
☞ 'A之於B'는 'A가 B에 관해서(있어서/대해서)', 'A가 B에 있어서' 혹은 'A가 B 중에서'로 번역하되, 'A와 B와의 관계는'이라는 뜻을 지닌다.
¶ 夫寒之於衣 不待輕煖 飢之於食 不待甘旨. (論貴粟疏/晁錯)
(무릇 추위가 옷에 대해서는 가볍고 따뜻한 옷을 가리지 않고, 배고픔이 음식에 대해서는 맛 좋은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自生民以來
☞ '自~以來'는 '~으로부터 이래로'라는 뜻이다. '從~以來'와 같다.
¶ 其國殷富 自先世以來 未嘗破壞. (三國志)
(그 나라는 매우 부강하여 선대로부터 일찍이 (적에게) 파괴된 일이 없다.)
未有盛於孔子也
☞ 乎는 於와 같다. 일반적으로 형용사 다음에 於나 乎가 오면 비교급을 나타내는 '~보다'라는 뜻이다. 여기에서는 盛이 '성대한'이라는 의미의 형용사이기 때문에 盛乎孔子는 <공자보다 성대하다>라는 뜻이다.
<출처: 맹자로 문리 나기, 임옥균, 학고사 / 맹자의 문법적 이해, 한상국, 한국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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