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피동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말에서도 피동형이 쓰이기는 하지만 흔한 것은 아니었다. 피동문은 영어에서 주로 사용하는 문장 형태다. 아마도 영어의 영향을 받아서 피동형 문장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피동형을 쓰면 문장이 어색해진다.
가급적 능동형으로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에서 보듯 피동형으로 문장을 쓰면 무엇보다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글의 힘이 떨어진다. 피동형 문장은 주체나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어렵다.
고득점 재수생이 선호하는 의예 한의예과 등은 재학생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인간에 의해 초래된 생태계의 인위적 변화로 자연계에 돌연변이가 일어나고 있다. ☞ '~에 의해 되다'는 영어식 관용구(be동사+과거분사+by~)를 그대로 옮긴 듯한 표현이다.
부적격 출제위원 선정과 복수 정답 시비 등 수능시험 관리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 물의가 빚어진 바 있다. ☞ '물의
는 피동형과 어울리지 않는다. '물의를 일으킨다'가 맞는 표현이다.
서울대가 대학국어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자어 실력을 평가한 결과 60%가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 '조사됐다'에는 조사 대상이 되는 단어가 앞에 있어야 한다. '낙제점이 ~ 조사됐다'는 어색한 문장이다.
그 방면의 석학들에게 응분의 연구비를 지급하고 좋은 강의를 하도록 한다면 학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고 우리의 지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이중 피동
요즘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가 이중피동 남발이다. '부르다'의 피동인 '불리다'에 피동을 강조하는 '우'를 붙인 '불리우다'에 다시 피동을 만드는 '지다'를 덧붙여 '불리다'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아무 의미 없이 피동을 겹쳐 쓰는 것으로 우리말의 언어 체계를 파괴하는 일이다.
모여진 성금은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여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 의해 자연이 훼손되어지는 무분별한 녹지개발 사업이 되풀이되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 '훼손되는'과 '되풀이되서는'의 이중 피동이다.
한국이 세계의 주역으로서 우뚝 설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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