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홀로 어리숙해서 바다처럼 담담하다
絶學無憂(절학무우), 唯之與阿(유지여아), 相去幾何(상거기하)? 善之與惡(선지여악), 相去若何(상거약하)? 人之所畏(인지소외), 不可不畏(불가불외).
배움을 끊으면(絶學) 근심이 없고(無憂), 즉시 대답하는 것과(唯之與) 늦게 대답하는(阿) 것이, 서로(相) 거리가(去) 얼마나 되는가(幾何)? 선한 것과(善之與) 악한(惡) 것이, 서로(相) 거리가(去) 어떠한가(若何)? 남이(人之) 두려워하는 것을(所畏), 두려워하지 않을(不畏) 수 없다(不可).
下篇, 爲學者日益, 爲道者日損. 然則學求益所能, 而進其智者也, 若將無欲而足, 何求於益. 不知而中, 何求於進. 夫燕雀有匹, 鳩鴿有仇, 寒鄉之民, 必知旃裘, 自然已足, 益之則憂. 故續鳧之足, 何異截鶴之頸, 畏譽而進, 何異畏刑. 唯阿美惡, 相去若何? 故人之所畏, 吾亦異焉, 未敢恃之以爲用也.
하편에서(下篇), 배움을 행하는 것이(爲學者) 날로(日) 더해지면(益), 도를 행하는(爲道者) 날로(日) 덜어진다(損). 그렇다면(然則) 배움은(學) 잘하는 것을(所能) 보태서(益, 而) 그 지혜를(其智) 나아지도록(進者) 하려는 것이니(求也), 만약(若) 장차(將) 하려고 함이 없으면서도(無欲而) 충분하면(足), 어찌(何) 더해짐을(於益) 구하겠는가(求). 알지 못하는데도(不知而) 합당하다면(中), 어찌(何) 나아지는 것을(於進) 구하겠는가(求). 저(夫) 참새와 제비에게(燕雀) 짝이 있고(有匹), 산비둘기와 집비둘기도(鳩鴿) 짝이 있으니(有仇), 추운 지역의(寒鄉之) 사람은(民), 반드시(必) 털옷과 가죽옷을(旃裘) 알아서(知), 저절로 그러한 것이(自然) 이미 충분하니(已足), 그것에 더한다면(益之則) 근심이 된다(憂). 그러므로(故) 오리의(鳧之) 다리를(足) 이어 붙이는(續) 것이, 학의(鶴之) 정강이를(頸) 자르는(截) 것과 무엇이 다르며(何異), 명예를 두려워하면서(畏譽而) <지혜를> 나아지도록 하는(進) 것이, 형벌을 두려워하는 것과(畏刑) 무엇이 다르겠는가(何異). 유아와(唯阿) 미악(美惡)이, 서로 거리가(相去) 어떠한가(若何)? 그러므로(故) 남이(人之) 두려워하는 것은(所畏), 나도(吾) 또한(亦) 그것과 다르지異焉, 감히(敢) 그것을 믿고서(恃之) 쓰임이 있다고(用) 여기지 않는다(未以爲也).
荒兮其未央哉(황혜기미앙재)!
황량하구나(荒兮) 그(其)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구나(未央哉)!
歎與俗相返之遠也.
세속과 더불어(與俗) 서로(相) 어긋남이(返之) 먼 것을(遠) 한탄했다(歎也).
衆人熙熙(중인희희), 如享太牢(여향태뢰), 如春登臺(여춘등대).
뭇사람이(衆人) 즐거워하며(熙熙), 큰 희생 잔치를(太牢) 즐기는 듯하고(如享), 봄날(春) 누대에 오르는 듯하다(如登臺).
人迷於美進, 惑於榮利, 欲進心競, 故熙熙如享太牢, 如春登臺也.
사람이(人) 아름다움과 나아감에(於美進) 미혹되고(迷), 영화와 이익에(於榮利) 미혹되어(惑), 욕심이 나아가고(欲進) 마음이 경쟁하고(心競), 그러므로(故) 즐거워하며(熙熙) 큰 희생 잔치를 즐기는 듯하고(如享太牢), 봄날 누대에 오르는 듯하다(如春登臺也).
我獨怕兮其未兆(아독백혜기미조), 如嬰兒之未孩(여영하지미핵);
나만(我) 홀로(獨) 담담해서(怕兮) 그(其) 조짐이 없으니(未兆), 갓난아이가(嬰兒之) 웃을 줄 모르는(未孩) 것처럼(如);
言我廓然, 無形之可名, 無兆之可擧, 如嬰兒之未能孩也.
나는(我) 텅 비어서(廓然), 형체를(形之) 이름붙일 수(可名) 없고(無), 조짐을(兆之) 드러낼 수(可擧) 없어서(無), 갓난 아이가(嬰兒之) 웃지 못하는(未能孩) 듯하다(如)는 말이다(言也).
儽儽兮(누누혜), 若無所歸(약무소귀).
너무도 고달픈 것이(儽儽兮), 돌아갈 곳이(所歸) 없는 듯하구나(若無).
若無所宅. 거처할 곳이(所宅, 머물 곳이) 없는 듯하다(若無).
衆人皆有餘(중인개유여), 而我獨若遺(이아독약유).
사람들이(衆人) 모두(皆) 넉넉함이 있는데도(有餘, 而) 나만(我) 홀로(獨) 잃어버린 듯하다(若遺).
衆人無不有懷有志, 盈溢胸心, 故曰, 皆有餘也. 我獨廓然, 無爲無欲, 若遺失之也.
뭇사람이(衆人) 생각을 품고(有懷) 뜻을 둠이 있지(有志) 않음이 없어서(無不), 가슴과 마음에(胸心) 차고 넘치고(盈溢), 그러므로 말하기를(故曰), 모두(皆) 넉넉함이 있다(有餘也)고 했다. 나만(我) 홀로(獨) 텅 비어서(廓然), 하려 함이 없고(無爲) 하고자 함이 없어서(無欲), 그것을(之) 잃은 듯하다(若遺失也).
我愚人之心也哉(아우인지심야재)!
나는(我) 어리석은 사람의(愚人之) 마음이로구나(心也哉)!
絶愚之人, 心無所別析, 意無所美惡, 猶然其情不可睹, 我頹然若此也.
매우(絶) 어리석은(愚之) 사람은(人), 마음에(心) 따져 보고 나눠 보는 것이(所別析) 없고(無), 뜻에(意)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이(所美惡) 없어서(無), 느긋한(猶然) 그 진정을(其情) 볼 수 없으니(不可睹), 내가(我) 쓸쓸한 것이(頹然) 이와 같구나(若此也).
沌沌兮(둔둔혜), 혼란스럽구나(沌沌兮),
無所別析, 不可爲名.
따지고 나누는 것이(所別析) 없어서(無), 이름을 붙일 수 없다(不可爲名).
俗人昭昭(속인소소), 세상 사람들은(俗人) 환하고 뚜렷한데(昭昭),
耀其光也. 그 빛남이(其光) 드러난다(耀也).
我獨若昏(아독약혼). 俗人察察(속인찰찰),
나만(我) 홀로(獨) 어리석은 듯하고(若昏). 세상 사람들은(俗人) 잘 살피는데(察察),
分別別析也. 분별하고(分別) 나눈다(別析也).
我獨悶悶(아독민민). 澹兮其若海(담혜기약해),
나만(我) 홀로(獨) 어리숙하니(悶悶). 담담하기가(澹兮) 바다와 같고(其若海),
情不可睹. 진정을(情) 알 수 없다(不可睹).
飂兮若無止(요해약무지). 세찬 바람처럼(飂兮) 그칠 곳이 없는 듯하다(若無止).
無所繫縶. 매인 곳이(所繫縶) 없다(無).
衆人皆有以(중인개유이), 뭇사람은(衆人) 모두(皆) 쓸모가 있는데(有以),
以, 用也. 皆欲有所施用也.
이는(以), 쓰임이다(用也). 모두(皆) 베풀어 쓰일 곳이(所施用) 있기(有)를 바란다(欲也).
而我獨頑似鄙(이아독완사비).
하지만(而) 나만(我) 홀로(獨) 완고하고(頑) 촌스럽구나(似鄙).
無所欲爲, 悶悶昏昏, 若無所識, 故曰, 頑且鄙也.
하려고 하는 것이(所欲爲) 없어(無), 어리숙하고(悶悶) 어리석으니(昏昏), 아는 것이(所識) 없는 듯하고(若無), 그러므로 말하기를(故曰), 완고하고(頑) 또(且) 비루하다(鄙也).
我獨異於人(아독이어인), 而貴食母(이귀식모).
나만(我) 홀로(獨) 남과(於人) 달라서(異, 而) 식모(食母, 만물을 먹이는 어미)를 귀하게 여긴다(貴).
食母, 生之本也. 人者皆棄生民之本, 貴末飾之華, 故曰, 我獨欲異於人.
식모(食母)는, 생명의(生之) 뿌리다(本也). 사람이(人者) 모두(皆) 백성을 살리는(生民之) 근본을(本) 버리고(棄), 말단에서 꾸미는(末飾之) 화려함을(華) 귀하게 여기고(貴), 그러므로 말하기를(故曰), 나만(我) 홀로(獨) 남과(於人) 다르고자 한다(欲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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