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之敎者(금지교자), 呻其占畢(신기점필), 多其訊(다기신), 言及于數(언급우수), 進而不顧其安(진이불고기안), 使人不由其誠(사인불유기성), 敎人不盡其材(교인부진기재);
지금의(今之) 가르침이란(敎者) 것이, 그(其) 쓰여진 것만(占畢, 간찰)을 읊조리고(呻), 그(其) <쓸데없는> 따져 물음이(訊) 많고(多), 말만(言) 많음에(于數) 이르니(及), 나아가기만 하고(進而) 그 편안함을(其安) 돌아보지 않아서(不顧), 사람들로 하여금(使人) 그 진심에서(其誠) 따라 나오도록 하지 못하며(不由), 사람을 가르치는(敎人) 것이 그 <학생의> 재주를(其材) 다하도록 하지 못하며(不盡);
* '신기점필呻其占畢'의 '점필占畢'은 죽간에 쓰인 책으로 학생이 배우는 교재를 말한다. 조선 사림의 종장인 김종직의 호로도 유명하다.
其施之也悖(기시지야패), 其求之也佛(기구지야불).
그(其) 베푸는 것이(施之也) <도리에> 어긋나고(悖), 그 구하는 것이(其求之也) 어긋난다(佛).
夫然, 故隱其學而疾其師(부연고은기학이질기사), 苦其難而不知其益也(고기난이부지기익야), 雖終其業(수종기업), 其去之必速(기거지필속).
그런 까닭에(夫然, 故) 그 배움을(其學) 주저하고(隱而) 그 스승을(其師) 싫어하며(疾), 그 어려움에(其難) 고통받아서(苦而) 그 이득을(其益) 알지 못하니(不知也), 비록(雖) 그 학업을(其業) 마치더라도(終), 그(其) <마음에서> 떠나는 것이(去之) 반드시(必) 빠르다(速).
敎之不刑(교지불형), 其此之由乎(기차지유호)!
가르침이(敎之) 이루어지지 않는(不刑) 것이, 아마도(其) 이것에(此之) 말미암음인가(由乎)!
대학이라는 책이 매우 이념적인 데 비해서 학기는 실제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례로 구체적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학생의 배움만을 말하지 않고 교사의 가르침을 주제로도 날카로운 비판을 한다. 이것은 순자의 존사 편이 스승의 무조건적인 권위를 말하는 것과 또 다른 문제의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앞장에서도 나온 '교학상장'이란 주제는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학학기 한글역주,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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