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길은 진실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20.17 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 (성자 천지도야 성지자 인지도야)
성(誠)은, 하늘의(天之) 도리고(道也); 그것을 성하게 하는(誠之, 성하려는 노력) 것(者)은, 사람의(人之) 도리다(道也).
- 誠之者: '之'가 목적어이므로 '誠'은 타동사다. '그것을 정성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직역한다.
誠者, 不勉而中, 不思而得, 從容中道, 聖人也. (성자 불면이중 불사이득 종용중도 성인야)
성(誠)은, 노력하지 않아도(不勉而) 들어맞고(中), 생각하지 않아도(不思而) 얻어지고(得), <유유자적> 자연스럽게(從容) 도에 맞으니(中道), 성인이다(聖人也).
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也. (성지자 택선이고집자야)
성하려고 <노력하는>(誠之) 것은, 선을 택해서(擇善而) 그것을(之) 굳세게(固) 잡아 지키는(執) 것이다(者也).
- 주희는 誠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명칭과 뜻으로 말하자면 '진실하고 거짓됨이 없다'는 말이라고 했다. 자연의 이치로 보면 천리고, 생명이 있는 부류로 보면 성인의 마음이고, 일을 따라 보자면 한 생각의 진실함도 성이다.
此承上文誠身而言. 誠者, 眞實無妄之謂, 天理之本然也.
이것은 윗글을 이어서 자신을 성실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성(誠)은, 진실하고 거짓이 없는 것을 말하고, 천리의 본래 모습이다.
誠之者, 未能眞實無妄, 而欲其眞實無妄之謂, 人事之當然也.
성지자(誠之者)는, 아직 진실하고 망령되지 않음이 없지만, 진실하고 망령됨이 없고자 <노력>하는 것을 말하고, 사람의 당연한 일이다.
聖人之德, 渾然天理, 眞實無妄, 不待思勉而從容中道, 則亦天之道也.
성인의 덕은, 천리와 한 덩어리라서, 진실되고 망령됨이 없고, 생각하고 힘쓰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중도에 자연스럽게(從容, 여유롭고 풍족하게) 들어 맞으며, 또한 하늘의 도다.
未至於聖, 則不能無人欲之私, 而其爲德 不能皆實.
아직 성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면, 인욕의 사사로움을 없앨 수 없고, 그의 덕 됨(爲德)이 모두 진실할 수 없다.
故未能不思而得, 則必擇善, 然後可以明善;
그러므로 생각하지 않아서는 얻을 수 없으므로, 반드시 선을 택해서 나서야, 선을 밝힐 수 있고;
未能不勉而中, 則必固執, 然後可以誠身, 此則所謂人之道也.
노력하지 않고서도 <도>에 맞을 수 없으므로, 반드시 굳세게 잡고 나서야, 자기를 성실하게 할(誠身) 수 있으니, 이것은 이른바 사람의 도다.
不思而得, 生知也. 不勉而中, 安行也.
생각하지 않고서도 <저절로> 얻는 것은, 태어나면서 <저절로> 아는 것(生知)이다. 노력하지 않고서도 <저절로> 맞는 것은, 편안하게 행하는 것(安行)이다.
擇善, 學知以下之事. 固執, 利行以下之事也.
택선(擇善)은, 배워서 아는 경지(學知) 아래의 일이다. 굳게 잡는 것은, 이롭게 여겨 행하는 것(利行) 아래의 일이다.
'성은 천지도다(誠者, 天之道也)'라고 말해서 이제까지 사람의 일을 말하던 틀에서 하늘의 이치를 말하는 단계로 넘어왔다. 인간의 덕성은 인간이 결정할 수 없으며 하늘의 이치를 따른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말하는 '신'은 초월적 입법자로서 인간이 결정할 수 없는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인간사에 개입할 수 있는 의인화한 신을 설정하는 순간 인간 세계를 지탱하는 질서와 도덕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천은 자연의 이치고, 기본적인 질서는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성실한 자연의 도를 따른다면 인간의 성실이 가능해진다는 관점이다. 성지자(誠之者)는 부족한 인간이 그런 질서에 동화되려고 노력하는 순간이다. 인간의 도리를 다하려면 성을 택해서 굳게 잡고 가야만 한다(擇善而固執之者也). <김용옥, 중용 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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