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故自天子以下(고자천자이하), 至于庶人(지우서인), 孝亡終始而患不及者(효망종시이환불급자), 未之有也(미지유야).”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그러므로(故) 천자로부터(自天子) 아래로(以下), 서인에(于庶人) 이르기까지(至), 효의(孝) 시작과(終) 끝을(始) 잊고서(亡而) 환란이(患) 미치지 않은(不及) 사람은(者), 아직(未) 있지 않다(之有也).”
‘효평(孝平)’이란 ‘효에 있어서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뜻이다. 주희는 여기까지(제7장)를 하나로 뭉뚱그려 『효경』의 경문(經文)으로 삼았다.
금문에는 본 장이 제6장인 「서인장」에 융합되어 있다. 따라서 앞에 ‘자왈(子曰)’도 없고, ‘자천자(自天子)’ 밑에 ‘이하(以下)’도 없고, ‘지우서인(至于庶人)’의 ‘우(于)’가 ‘어(於)’로 되어 있다. 주희는 이러한 금문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금문효경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사람은 ‘고(故)’로 시작하는 문장인데 그 앞에 ‘자왈(子曰)’이 있는 것은 이상하며, 그것은 원래 하나로 융합되어 있던 것을 독립시켜 효평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선진문헌에서 ‘장(章)’이라는 이름이 편명 그 자체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은 유례가 없다. 그런데 『효경』만이 제목에 ‘경(經)’이라는 글자가 붙어있고 모든 분절(다른 문헌의 편에 해당하는)에 모조리 ‘장(章)’이라는 글자가 붙어있다.
장(章)이란 무엇인가? 장이란 ‘경(竟)’이란 글자와 동계열의 회의자인데, 본시 악곡에 있어서 가사가 일단락 지어지는 것을 말한다. 『효경』의 저자는 매우 의도적으로 『효경』 전체를 하나의 음악으로 보았고, 그 음악이 22장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개종명의장」에 대하여 「효평장」이라는 일단락의 중간 마무리를 독립시킨 것은 너무도 정당성이 있다. ‘효망종시(孝亡終始)’에서 종(終)과 시(始)라는 것은 「개종명의장」에 있는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夫孝, 始於事親, 中於事君, 終於立身.’이라는 말을 받고 있다고 본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공자왈’이 ‘고(故)’ 앞에 있는 것도 너무도 정당하다. (효경한글역주,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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