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資於事父以事母(자어사부이사모), 其愛同(기애동); 資於事父以事君(자어사부이사군), 其敬同(기경동).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아버지를 섬기는 <마음을>(於事父) 바탕으로(資以) 어머니를 섬기면(事母), 그(其) 사랑이(愛) 같고(同); 아버지를 섬기는 것을(於事父) 바탕으로(資以) 임금을 섬기면(事君), 그(其) 공경함이(敬) 같다(同).
'애愛'를 '사랑한다'라고 번역하지만 기본 뜻은 '아끼다'이다. 어원상 ‘哀’와 동근同根의 글자이며 ‘애석愛惜히 여긴다’는 뜻이 있다. 『설문』에는 ‘혜惠’로 풀이되어 있고, ‘인仁’ ‘친親’ 등이 관련된다. 마음 심 자가 들어가 있는데 그 아래에 있는 형상과 함께 가슴이 미어지다. 애달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여기서는 감정적 거리가 없는 관계를 나타낸다.
'경敬'은 '회의자會意字'로서 사람이 사슴뿔을 만졌다가 놀라 물러서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데 ‘놀람驚’이나 ‘긴장驚’의 뜻이 내포되어 있으며 ‘애’와는 대조적으로 일정한 심적 거리감이 있다. (효경한글역주, 김용옥)
故母取其愛(고모취기애), 而君取其敬(이군취기경), 兼之者父也(겸지자부야).
그러므로(故) 어머니를 섬기는 것은(母) 그 사랑을(其愛) 취하고(取, 而) 임금을 섬기는 것은(君) 그 공경을(其敬) 취하니(取), 그것을 함께 가진 것은(兼之者) 아버지를 <섬기는 것이다>(父也).
故以孝事君則忠(고이효사군즉충), 以弟事長則順(이제사장즉순). 忠順不失(충순불실), 以事其上(이사기상), 然後能保其爵祿(연후능보기작록), 而守其祭祀(이수기제사).
그러므로(故) 효도하는 마음으로(以孝) 임금을 섬기면(事君則) 진실하고(忠), 공손한 마음으로(以弟) 어른을 섬기면(事長則) 순종한다(順). 진실함과 순종을(忠順) 잃지 않고(不失), 그것으로(以) 윗사람을(其上) 섬기고(事), 나서야(然後) 그 작위와 봉록을(其爵祿) 보전할 수 있고(能保, 而) 그 제사를(其祭祀) 지킬 수 있다(守).
蓋士之孝也(개사지효야).
이것이(蓋) 사의 효다(士之孝也).
『詩』云: ‘夙興夜寐, 亡忝爾所生.’”
시(詩)에 이르기를(云): ‘아침 일찍 일어나고(夙興) 밤늦게 자며(夜寐), 네가(爾) 나온 것(所生, 부모)을 더럽히지 말아라(亡忝).’”
「천자장」에서 효를 ‘애친(愛親)’과 ‘경친(敬親)’으로 규정했다. 그러므로 애(愛)와 경(敬)은 효의 두 측면으로서 천자로부터 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서민에 이르기까지 전 인간을 관통하고 있는 보편적 덕목이다.
그런데 '애愛'는 여성적이고 '경敬'은 남성적이다. 애는 감정의 거리가 없고 경은 감정의 거리가 있어야 한다. 애는 가정 내의 허물없는 분위기에서 성립하는 것이요 경은 가정 밖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성립하는 것이다. 애는 감정적이라면 경은 이성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런데 이 애와 경의 두 측면을 종합한 것이 아버지라는 권위체이다.
중요한 것은 사군(事君)이 본(本)이 아니고 사부(事父)가 본이라는 것이다. 사부의 마음으로 사군하는 것이지, 사군의 마음으로 사부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본장에서 말하는 ‘충(忠)’은 어디까지나 아버지를 섬기는 마음처럼 우러나오는 진심을 말하는 것이지, 그러한 감정의 배경이 없는 무조건적 복종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효경한글역주,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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