范益謙座右戒曰(범익겸좌우명왈), 一不言朝廷利害邊報差除(일불언조정이해변보차제), 二不言州縣官員長短得失(이불언주현관원장단득실), 三不言衆人所作過惡之事(삼불언중인소작과오지사), 四不言仕進官職趨時附勢(사불언사진관직추시부세), 五不言財利多少厭貧求富(오불언재리다소염빈구부), 六不言淫媟戱慢評論女色(육불언음모희만평론여색), 七不言求覓人物干索酒食(칠불언구구멱인물간색음식).
범익겸의(范益謙) 좌우명에 말하기를(座右戒曰), 첫째(一) 조정에서(朝廷) 이해와(利害) 변방의 기별(邊報), 관직의 임명을(差除) 말하지 말고(不言), 둘째(二) 주현에서(州縣) 관원의(官員) 장단과(長短) 득실을(得失) 말하지 말고(不言), 셋째(三) 여러 사람이(衆人) 저지른(所作) 잘못되고 악한 일을(過惡之事) 말하지 말고(不言), 넷째(四) 벼슬하여(仕) 관직에 나아가고(進官職) 권세를 쫓아(趨時) 아부하는 것(附勢)을 말하지 말고(不言), 다섯째(五) 재물의(財利) 많고 적음이나(多少) 가난을 싫어하고(厭貧) 부를 구함을(求富) 말하지 말고(不言), 여섯째(六) 음탕한 말이나(淫媟戱慢) 여색을 평하는 것을(評論女色) 말하지 말고(不言), 일곱째(七) 남의 물건을(人物) 구하고 찾거나(求覓) 음식과 술을(酒食) 찾는 것을(干索) 말하지 말라(不言).
- 差除: 差(벼슬에 차출하는 것)와 除(除授, 除는 舊職啣이고 授는 新 職啣)로 관직의 임명을 말한다.
- 衆人所作過惡之事: 여기서 ‘作’은 ‘하다’, ‘저지르다’의 의미이고 문장 구조상 ‘衆人所作’이 ‘過惡之事’에 걸려, 곧 관형구와 명사구의 관계로 되어 있다.
- 淫媟戱慢評論女色: 淫(음탕, 방탕)․媟(친압할 설, 무례하고 버릇없이 구는 것), 戱(장난치는 것), 慢(自慢, 怠慢), 評論女色(여색에 대한 평론, 음담패설)을 말한다.
又曰, 一人付書信不可開坼沈滯(일인부서신불가개탁침체), 二與人幷座不可窺人私書(이여인병좌불가규인사서), 三凡入人家不可看人文字(삼범입인가불가간인문자), 四凡借人物不可損壞不還(사범차인물불가손괴불환), 五凡喫飮食不可揀擇去取(오범끽음식불가간택거취), 六與人同處不可自擇便利(육여인동처불가자택편리), 七凡人富貴不可歎羨詆毁(칠범입부귀불가탄선저훼), 凡此數事有犯之者(범차수사유범지자), 足以見用心之不肖(족이견용심지불초), 於存心修身(어존심수신), 大有所害(대유소해), 因書以自警(인서이자경).
또 말하기를(又曰), 첫째(一) 남이(人) 서신을(書信) 부탁하면(付) 함부로 열거나(開坼) 늦도록 해서는(沈滯) 안되고(不可), 둘째(二) 남과 더불어(與人) 함께 앉아서(幷座) 남의(人) 사적인 글을(私書) 엿볼 수 없고(不可窺), 셋째(三) 무릇(凡) 남의 집에(人家) 들어가서(入) 남의 문자를(人文字) 볼 수 없고(不可看), 넷째(四) 무릇(凡) 남의 물건을(人物) 빌려서(借) 손상시키거나(損壞) 돌려보내지 않으면(不還) 안되고(不可), 다섯째(五) 무릇(凡) 음식을 먹으면서(喫飮食) 가려서(揀擇) 버리거나 취해서는(去取) 안되고(不可), 여섯 째(六) 남과 더불어(與人) 함께 있으면서(同處) 제멋대로(自) 편리함을(便利) 택할 수 없고(不可擇), 일곱째(七) 무릇(凡) 남의(人) 부귀를(富貴) 부러워하거나(歎羨) 헐뜯지(詆毁) 말고(不可), 무릇(凡) 이(此) 몇 가지 일에(數事) 어기는 사람이(犯之者) 있다면(有), 마음 쓰는 것의(用心之) 어리석음을(不肖) 볼 수 있으니(足以見), 마음을 보존하고 몸을 닦음에(於存心修身), 크게(大) 해로운 것이(所害) 있고(有), 이 때문에(因) 글로써(書以) 스스로 경계한다(自警).
- 開坼沈滯: 開坼은 열고 뜯어보는 것(의미가 중복되는 구조임)이고 ‘沈滯’는 중간에 전달하지 않아 늦게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 不肖: 肖는 닮을 초다. 不肖는 부형(父兄)의 덕을 닮지 못한 못난 사람이란 뜻으로 자신을 겸손히 낮추어 이르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자신을 지칭하는 말은 아니고 단순히 불민하고 덕이 없다는 뜻이다.
- 因書以自警: '因'은 인할 인이다. 因은 뒷 문장을 받아서 “~에서 기인하다”는 뜻도 있고, 또는 여기서처럼 앞 문장을 받아서 “그리하여, 그래서, 인하여”의 뜻으로도 쓰인다.
武王問太公曰(무왕문태공왈), 人居世上(인거세상), 何得貴賤貧富不等(하득귀천빈부부등), 願聞說之(원문설지), 欲知是矣(욕지시의). 太公曰, 富貴如聖人之德(부귀여성인지덕), 皆由天命(개유천명), 富者用之有節(부자용지유절), 不富者家有十盜(불부자가유십도).
무왕이(武王) 태공에게(太公) 물어 말하기를(問曰), 사람이(人) 세상에(世上) 살면서(居), 어찌(何) 귀천과 빈부가(貴賤貧富) 같지 않을(不等) 수 있는지(得), 바라건대(願) 설명을 듣고(聞說之), 이것을(是) 알고자 합니다(欲知矣). 태공이 말하기를(太公曰), 부귀가(富貴) 성인의 덕과(聖人之德) 같아서(如), 모두(皆) 천명에서(天命) 말미암으니(由), 부유한 사람은(富者) 그것을 쓰는 것에(用之) 절도가 있고(有節), 부유하지 않은 사람은(不富者) 집안에(家) 열 도둑이(十盜) 있다(有).
武王曰, 何爲十盜(하위십도). 太公曰, 時熟不收爲一盜(시숙불수위일도), 收積不了爲二盜(수적불료위이도), 無事燃燈寢睡爲三盜(무사연등침수위삼도), 慵懶不耕爲四盜(용라불경위사도), 不施工力爲五盜(불시공력위오도), 專行巧害爲六盜(전행교해위육도), 養女太多爲七盜(양녀태다위칠도), 晝眠懶起爲八盜(주면나기위팔도), 貪酒嗜慾爲九盜(탐주기욕위구도), 强行嫉妬爲十盜(강행질투위십도).
무왕이 말하기를(武王曰), 무엇을(何) 십도라고(十盜) 할까요(爲). 태공이 말하기를(太公曰), 때에 맞게 익었는데(時熟) 거두지 않음이(不收) 첫 번째 도둑이(一盜) 되고(爲), 거두고 쌓는(收積) 것을 마치지 않음이(不了) 두 번째 도둑이 되고(爲二盜), 일이 없는데(無事) 등불을 켜고(燃燈) 자는(寢睡) 것이 세 번째 도둑이 되고(爲三盜), 게을러서(慵懶) 밭 갈지 않는 것이(不耕) 네 번째 도둑이 되고(爲四盜), 힘쓰기를 하지 않음이(不施工力) 다섯 번째 도둑이 되고(爲五盜), 오로지(專) 교활하고 해로운 것을(巧害) 행함이(行) 일곱 번째 도둑이 되고(爲六盜), 기르는 딸이(養女) 너무 많음이(太多) 일곱번째 도둑이 되고(爲七盜), 낮에 자고 일어나기를 게을리 함이(晝眠懶起) 여덟 번째 도둑이 되고(爲八盜), 술을 탐하고(貪酒) 욕심을 즐기는(嗜慾) 것이 아홉 번째 도둑이 되고(爲九盜), 강하게(强) 질투함이(行嫉妬) 열 번째 도둑이 된다(爲十盜).
武王曰, 家無十盜(가무십도), 不富者(불부자), 何如(하여). 太公曰, 人家必有三耗(인가필유삼모). 武王曰, 何名三耗(하명삼모). 太公曰, 倉庫漏濫不蓋(창고누람불개), 鼠雀亂食爲一耗(서작난식위일모), 收種失時爲二耗(수종실시위이모), 抛撒米穀穢賤爲三耗(포살미곡예천삼모).
무왕이 말하기를(武王曰), 집에(家) 열 가지 도둑이(十盜) 없는데도(無), 부유하지 못한(不富) 사람은(者), 어째서인가(何如). 태공이 말하기를(太公曰), 사람 집에는(人家) 반드시(必) 세 가지 소모함이(三耗) 있다(有). 무왕이 말하기를(武王曰), 무엇을(何) 삼모라고(三耗) 이름 붙였는가(名). 태공이 말하기를(太公曰), 창고가(倉庫) 새는데도(漏濫) 덮지 않고(不蓋), 쥐와 새가(鼠雀) 어지러이(亂) 먹어댐이(食) 첫 번째 낭비가 되고(爲一耗), 거두고 뿌리는(收種) 때를 놓치는 것이(失時) 두 번째 낭비가 되고(爲二耗), 곡식을 버리고 흩어지게 해서(抛撒米穀) 더럽고 천하게 하는(穢賤) 것이 세 번째 낭비가 된다(爲三耗).
武王曰, 家無三耗(가무삼모), 不富者(불부자), 何如(여하). 太公曰, 人家必有一錯二誤三痴四失五逆六不祥七奴八賤九愚十强(인가필유일착이오삼치사실오역육불상칠노팔천구우십강), 自招其禍(자초기화), 非天降殃(비천강앙).
무왕이 말하기를(武王曰), 집안에(家) 세 가지 낭비가(三耗) 없는데도(無), 부유하지 않은(不富) 사람은(者), 어째서인가요(何如). 태공이 말하기를(太公曰), 사람의 집에는(人家) 반드시(必) 일착(一錯), 이오(二誤), 삼치(三痴), 사실(四失), 오역(五逆), 육불상(六不祥), 칠노(七奴), 팔천(八賤), 구우(九愚), 십강(十强)이 있어(有), 스스로(自) 그 화를(其禍) 불러들이고(招), 하늘이(天) 재앙(殃)을 내리는(降) 것이 아니다(非).
武王曰, 願悉聞之(원실문지). 太公曰, 養男不敎訓爲一錯(양남불교훈위일착), 嬰孩勿訓爲二誤(영해물훈위이오), 初迎新婦不行嚴訓爲三痴(초행신부불행엄훈위삼치), 未語先笑爲四失(미어선소위사실), 不養父母爲五逆(불양부모위오역), 夜起赤身爲六不祥(야기적신위육불상), 好挽他弓爲七奴(호만타궁위칠노), 愛騎他馬爲八賤(애기타마위팔천), 喫他酒勸他人爲九愚(끽타주권타인위구우), 喫他飯命朋友爲十强(끽타반명붕우위십강). 武王曰, 甚美誠哉(심미성재), 是言也(시언야).
무왕이 말하기를(武王曰), 그것을(之) 다 듣기를(悉聞) 원합니다(願). 태공이 말하기를(太公曰), 아들을 기르는데(養男) 가르치지 않는(不敎訓) 것이 첫 번째 잘못이 되고(爲一錯), 어린아리를(嬰孩) 훈계하지 않음이(訓勿) 두 번째 잘못이 되고(爲二誤), 처음(初) 신부를 맞이해서(迎新婦) 엄한 가르침을(嚴訓) 행하지 않는(不行) 것이 세 번째 어리석음이 되고(爲三痴), 말하지 않고(未語) 먼저 웃는 것이(先笑) 네 번째 실수가 되고(爲四失), 부모를(父母) 봉양하지 않는(不養) 것이 다섯 번째 거스름이 되고(爲五逆), 밤에(夜) 맨몸으로(赤身) 일어나는 것이(起) 여섯 번째 상서롭지 못함이 되고(爲六不祥), 남의 활(他弓) 당기기를 좋아함이(好挽) 일곱 번째 상스러움이 되고(爲七奴), 남의 말(他馬) 타기를 좋아함이(愛騎) 여덟 번째 천함이 되고(爲八賤), 남의 술 마시면서(喫他酒) 남에게 권하는 것이(勸他人) 아홉 번째 어리석음이 되고(爲九愚), 남의 밥 먹으면서(喫他飯) 벗에게 명하는 것이(命朋友) 열 번째 뻔뻔함이다(爲十强). 무왕이 말하기를(武王曰), 매우(甚) 아름답고 진실하구나(美誠哉), 이 말이(是言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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