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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맹의길/중용장구(中庸章句)

[중용장구(中庸章句) 12] 군자의 도는 넓지만 은미하다 / 군자지도 비이은(君子之道 費而隱)

by ഗൗതമബുദ്ധൻ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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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도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君子之道, 費而隱. (군자지도 비이은)

군자의(君子之) 도(道)는, <쓰임이> 넓지만(費而) <실체는> 은미하다(隱)

  • 순자 유효편에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 군자는 숨어 살아도 저절로 세상에 드러나고, 미천한 듯 살아도 그 이름이 세상에 빛나고, 양보하는 듯해도 사람들 위에 선다(君子隱而顯, 微而明, 辭讓而勝). 이 문장과 비교하자면, '비費'를 '현顯'과 같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모순관계처럼 보이는 두 개념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하나의 지평에서 융합된다. 우리는 이런 논리를 노자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순자와 중용의 논리를 보면 노자뿐만 아니라 당시 중국에 유행하던 하나의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다. <중용 한글역주, 김용옥>

 

費, 用之廣也. 隱, 體之微也.

費는, 쓰임(用)이 넓은 것이다. 隱은, 실체(體)가 은미한 것이다. 

  • 주희의 해석은 體用론의 입장에서 隱을 형이상학적 세계로, 費를 형이하학적 세계로 파악한 것이다. 

 

夫婦之愚, 可以與知焉, (부부지우 가이예지언)

<보통> 부부의(夫婦之) 어리석음(愚)으로도, 참여해서(與) 그것을(군자의 도를)(焉) 알(知) 수 있지만(可以)

  • 정현은 夫婦를 匹夫匹婦라고 주석했다. 계급적, 신분적 전제가 없는 평범한 일반인을 군자지도의 주체로 보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성인이라도 다 알고, 다 행할 수 없는 지고한 군자지도를 평범한 부부도 행할 수 있다는 유교의 보편적 인간관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중용의 위대함이다.<중용 한글역주, 김용옥>

 

及其至也, 雖聖人亦有所不知焉; (급기지야 수성인역유소부지언)

그(其) 지극함(至)에 이르면(至-也), 비록(雖) 성인이라도(聖人) 또한(亦) 그것을(焉) 알지 못하는(不知) 것(所)이 있고(有);

 

夫婦之不肖, 可以能行焉,  (부부지불초 가이능행언)

<보통> 부부의(夫婦之) 못남으로도(不肖), 그것을(군자의 도를)(焉) 실천할(行) 수(能) 있으나(可以)

 

及其至也, 雖聖人亦有所不能焉. (급기지야 수성인역유소불능언)

그(其) 지극함(至)에 이르면(至-也), 비록(雖) 성인이라도(聖人) 또한(亦) 그것을(焉) 하지(能) 못하는 것(所不)이 있다(有)

 

天地之大也, 人猶有所憾.  (천지지대야 인유유소감)

천지의(天地之) 위대함에도(大也), 사람은(人) 오히려(猶) 섭섭한(憾) 것(所)이 있다(有)

  • 'A之B也'의 문형에서 之의 뒤에 오는 글자를 명사나 형용사/동사 둘 모두로 해석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天地之大也에서 大를 명사로 보면 '천지의 큼'으로 해석할 수 있고, 大를 형용사로 보면 '천지가 큰 것이'로 해석할 수 있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고 해석하는 사람이 선택할 문제다. 

 

故君子語大, 天下莫能載焉; 語小, 天下莫能破焉. (고군자어대 천하막능재언 어소 천하막능파언)

그러므로(故) 군자(故君)가 거대한 것(大)을 말하면(語), 천하에(天下) 그것을(焉) 실을(載) 수(能) 있는 것이 없고(莫); 작은 것()을 말하면(語), 천하에(天下) 그것을(焉) 깰() 수(能) 있는 것이 없다(莫).

 

君子之道, 近自夫婦居室之間, 遠而至於聖人天地之所不能盡. 

군자의 도는(君子之道), 가깝게는(近) 부부가(夫婦) 한 집에 사는(居室) 사이(間)로부터(自), 멀리는(遠而) 성인(聖人)과 천지가(天地之) 다할(盡) 수 없는(不能) 것(所)에 이른다(至)

 

其大無外, 其小無內, 可謂費矣. 

그 큼이(其大) 바깥이 없고(無外), 그 작음이(其小) 안이 없어서(無內), 쓰임이 넓다(費)고 할 수 있다. 

 

然其理之所以然, 則隱而莫之見也. 蓋可知可能者, 道中之一事. 

그러나(然) 그 이치가(其理之) 그런 까닭으로 말하자면(所以然, 則), 은미해서(隱而) 그것을(之) 볼(見) 사람이 없다(莫). 대개(蓋) 알 수 있고(可知) 할 수 있는(可能) 것은(者), 도 가운데() 한 가지 일이다(一事)

 

及其至而聖人不知不能, 則擧全體而言, 聖人固有所不能盡也. 

그 지극함에(其至) 이르러서는(而) 성인도(聖人) 알지 못하고(不知) 할 수 없다고(不能, 則) 하는 것은, 전체를 들어서(擧全體) 말한 것이고(言), 성인도(聖人) 본래(固) 다하지 못하는(不能) 것이(所) 있다(有)

 

侯氏曰: “聖人所不知, 如孔子問禮ㆍ問官之類. 

후씨가 말하기를: 성인이 알지 못하는 것은, 공자가 <노자에게> 예를 묻고, 공자가 <담자에게> 관제를 물은 일 따위다. 

 

所不能, 如孔子不得位ㆍ堯舜病博施之類.” 

할 수 없는 것은(所不能), 공자가(孔子) 지위를 얻지 못하고(不得位), 요순도(不得位) 백성에게 널리 베푸는 것(博施)을 어려워 했다는(病) 따위와 같다(如)

 

愚謂人所憾於天地, 如覆載生成之偏, 

내가 생각컨데 사람들이 천에 유감스러운 것이 있음은, <하늘이> 덮고 <땅이> 실어 생성하는 것의 치우침이 있는 것, 

 

及寒署灾祥之不得其正者.

추위와 더위, 재앙과 상서가 그 바름을 얻지 못한 것에 이름을 말한다. 

 

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 (시운 연비여천 어약우연 언기상하찰야)

시에 이르기를: 솔개(鳶)가 날아(飛) 하늘에 이르고(戾), 물고기(魚)가 연못에서(于淵) 뛴다(躍)는 것은, <군자의 도가> 그(其) 하늘과 땅(上下)에서 살피는/드러나는(察) 것을 말한다(言-也)

  • 선진시대 문헌에서 시를 인용할 때는 대체로 본래 뜻과 상관없이 단장취의적으로 인용하고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방편으로 사용한다.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는 것'은 우주에 가득찬 생명의 약동을 표현한 것이다. 鳶飛의 飛와 魚躍의 躍을 따서 '비약'이라는 말이 생겼는데, 우리가 일상적 월권이나 지나침을 표현할 때 쓰지만 원래 뜻은 '우주에 가득찬 생명력'을 뜻한다. 

 

詩, 「大雅旱麓」之篇. 鳶, 鴟類. 戾, 至也. 察, 著也. 

시경 대아의 한록 편이다. 연(鳶)은 솔개 종류다. 려(戾)는 다다름이다. 찰(察)은, 드러남이다. 

 

子思引此詩以明化育流行, 上下昭著, 莫非此理之用, 所謂費也. 

자사가 이 시를 인용해서 <천지가> 만물을 낳고 기름이 널리 행해지고, 하늘과 땅에 밝게 드러나서, 무엇도 이 이치의 쓰임이 아닌 것이 없음을 밝혔으니, 이른바 넓음(費)이다. 

 

然其所以然者, 則非見聞所及, 所謂隱也. 

그러나 그것이 그런 까닭은, 듣고 보는 것이 미친는 바가 아니므로, 이른바 은미함이다. 

 

故程子曰: “此一節, 子思喫緊爲人處, 活潑潑地.” 讀者其致思焉.

그러므로 정자가 말하기를: 이 일 절은, 자사가 중요하게 여겨 사람들을 위해 들었으니, 생동감이 넘친다고 했다. 독자는 잘 생각해야 한다. 

 

君子之道, 造端乎夫婦, 及其至也, 察乎天地. (군자지도 조단호부부 급기지야 찰호천지)

군자의(君子之) 도(道)는 부부 사이에서(夫婦) <평범한 삶에서> 실마리가(端) 만들어졌지만(造), 그(其) 지극함(至)에 이르면(至-也), 천지를(乎天地) 살핀다/드러난다(察).

 

結上文. 右第十二章. 子思之言, 蓋以申明首章道不可離之意也. 其下八章, 雜引孔子之言以明之.

윗 문장을 매듭지었다. 이상이 12장이다. 자사의 말은, 대개 첫 장의 도는 떨어질 수 없다는 뜻을 거듭(申) 밝혔다. 이 아래 8장은, 부자의 말을 이것저것 인용해서 이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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