葉公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 (섭공문공자어자로 자로부대)
섭공이(葉公) 자로에게(於子路) 공자를(孔子) 물었고(問), 자로가(子路) 대답하지 않았다(不對).
○ 葉公, 楚葉縣尹沈諸梁, 字子高, 僭稱公也. 葉公不知孔子, 必有非所問而問者, 故子路不對.
섭공은(葉公), 초나라(楚) 섭현의(葉縣) 윤(尹)인 침제량(沈諸梁)으로, 자(字)는 자고며(子高), 공을(公) 참칭했다(僭稱-也). 엽공이(葉公) 공자를(孔子) 알지 못했고(不知), 반드시(必) 물을 것이(所問) 아닌데도(非而) 물은 것이(問者) 있다(有), 그러므로(故) 자로가(子路) 대답하지 않았다(不對).
抑亦以聖人之德, 實有未易名言者與?
아니라면(抑) 또한(亦) 성인의 덕으로(以聖人之德), 쉽게(易) 지칭해서(名) 말하지(言) 못하는(未) 것이(者) 실제로 있는가(實有-與)?
子曰: “女奚不曰(여해불왈), 其爲人也(기위인야), 發憤忘食(발분망식), 樂以忘憂(락이망우), 不知老之將至云爾(부지노지장지운이).”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너는(女) 어찌(奚), 그(其) 사람됨이(爲人也), 분발하면(發憤) 먹는 것도(食) 잊고(忘), 즐거움으로(樂以) 근심을 잊고(忘憂), 늙음이(老之) 장차(將) 오는 것을(至) 알지 못한다고(不知-云爾) 말하지 않았느냐(不曰).
- 不知老之將至云爾 : 老之將至는 '늙음이 곧 다가오는 것'으로 不知의 목적어가 된다.
- 云爾(운이): 원래 '이러할 뿐이다'라는 뜻으로 문장 끝에 붙어서 앞에서 한 말을 총괄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말을 강조하는 효과를 냈지만, 한대(漢代) 이후에는 '이러하다'라는 뜻이 많이 약화되어 그냥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로 쓰이게 되었다. (논어의 문법적 이해, 류종목)
未得, 則發憤而忘食; 已得, 則樂之而忘憂.
얻지 못하면(未得, 則) 분발해서(發憤而) 먹는 것도 잊고(忘食); 이미 얻었으면(已得, 則) 그것을 즐기고(樂之而) 근심을 잊는다(忘憂).
以是二者俛焉日有孶孶, 而不知年數之不足, 但自言其好學之篤耳.
이(是) 두 가지(二者)로써(以) 거기에(焉) 힘쓰고(俛) 나날이(日) 부지런히 노력함이(孶孶) 있으면(有, 而) 년수가(年數之) 모자람을(不足) 알지 못하고(不知), 다만(但) 그(其) 학문을 좋아함이(好學之) 독실함을(篤) 스스로(自) 말했을(言) 뿐이다(耳).
然深味之, 則見其全體至極, 純亦不已之妙, 有非聖人不能及者.
그러나(然) 그것을(之) 깊이 음미하면(深味, 則) 그(其) 전체(全體)가 지극함을(至極), 순수하고(純) 또한(亦) 그치지 않는(不已之) 묘용이(妙), 성인이 아니라면(非聖人) 미칠(及) 수 없는(不能) 것이(者) 있음을(有) 알 수 있다(見).
蓋凡夫子之自言類如此, 學者宜致思焉.
대체로(蓋) 무릇(凡) 선생님이(夫子之) 스스로(自) 말한 것이(言類) 이와 같으니(如此), 배우는 사람은(學者) 마땅히(宜) 그것에(焉) 생각을 다해야 한다(致思).
섭은 남방 초나라의 영지였고, 당시 섭공은 나라 안팎으로 신망을 얻고 있던 인물이다. 섭공은 자로에게 공자를 물었다면 정치 문제였을 것이다. 공자를 불러서 정치를 맡기고 싶었나 보다. 공자의 나이 63,4세 즈음 일어난 일이다.
자로가 왜 대답하지 않았을까? 공안국은 자로가 공자의 거대한 인격을 몇 마디 말로 정리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단순히 자로가 말재주가 없어서 그랬을까? 그래서 등사할 기회를 놓친 공자가 자로를 나무랐을까?
유랑 생활에 지친 공자는 섭공이라도 받아준다면 뭔가 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로가 보기에 섭공은 공자를 품을 그릇이 아니었다. 섭공은 공자를 너무 재기만 한다. 자로는 불쾌했다. 공이라고 하지만 초나라의 일개 대부가 선생님을 재다니! 그런데 공자는 아쉬웠나 보다. 한없이 긍정적이고, 한없이 순진한 공자의 모습이다. <논어 한글역주, 김용옥>
'공맹의길 > 논어집주(論語集註)'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집주 술이(述而) 7-20] 자불어괴력난신(子不語怪, 力, 亂, 神.) (0) | 2022.09.14 |
---|---|
[논어집주 술이(述而) 7-19] 자왈 아비생이지지자 호고 민이구지자야(子曰: 我非生而知之者, 好古, 敏以求之者也.) (0) | 2022.09.13 |
[논어집주 술이(述而) 7-17] 자소아언 시서집례 개아언야(子所雅言, 詩, 書, 執禮, 皆雅言也.) (0) | 2022.09.13 |
[논어집주 술이(述而) 7-16] 자왈 가아수년 오십이학역 가이무대과의(子曰: 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 (0) | 2022.09.13 |
[논어집주 술이(述而) 7-15] 자왈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악역재기중의(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0) | 2022.09.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