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는 말(관형어)을 제외하고 문장 내의 모든 말은 서술어와 짝을 맺습니다. 이런 짝 맺음이 잘못되면 문장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회사에서 동료를 폭행한 사람을 경찰에 신고했다.
제시문은 앞부분만 읽으면 ‘(누군가가) 회사에서 동료를 폭행했다'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문장 전체를 읽고 나면 ‘회사가 (누군가를) 경찰에 신고했다'라는 뜻으로 재해석한다.
즉 처음에는 '회사에서'가 '폭행하다'와 짝을 이룬다고 판단했다가 문장을 다 읽은 뒤엔 '신고하다'와 짝을 이룬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음처럼 '회사'를 확실한 주어로 만들어 주면 문장의 뜻이 더욱 확실해진다.
☞ (회사가/회사 측이/회사 측에서/회사 관계자가) 동료를 폭행한 사람을 경찰에 신고했다.
• 요즈음엔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 가능하다.
목적어는 타동사 서술어와 짝을 맺어서 ‘무엇을 어찌하다’ 꼴로 실현됩니다. 그런데 제시문은 목적어와 짝을 이루는 타동사가 없습니다. ‘진단 가능하다’라는 서술어는 ‘질병을’과 짝을 맺을 수 있는 타동사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아래처럼 타동사로 된 서술어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 요즈음엔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 요즈음엔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 글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이 문장은 '글은 인격이다'라는 주술 구조다. 이렇게 써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점 때문에 의미가 분명하지 않다. 대상을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글의 완성도가 더 높아진다.
☞ 글은 글쓴이의 인격이다.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비논리적인 글이다. 구상명사인 '글'이 추상명사인 '인격'과 동격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면 글이 다소 늘어지더라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 글은 글쓴이의 인격을 나타낸다.
☞ 글에는 글쓴이의 인격이 담겨 있다.
[출처: 이병갑, 고급문장수업,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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