焉(언)
① 부사 장소·방법·원인 등을 물으며, '어디로' '어디에' '어떻게' '어째서' '어찌' '하필이면' 등으로 해석한다.
今王公大人骨肉之親, 無故富貴面目姣好者, 焉故必智哉? (《墨子》〈尙賢下〉)
지금 왕공대인과 가까운 친척들은 이유도 없이(無故) 부귀하고 용모도 좋지만, 어찌 반드시 지혜롭다고 하겠는가?
漢中之敗, 榮年十三, 左右提之走, 不肯, 曰: “君親在難, 焉所逃死?” (《三國志》〈魏書 夏侯淵傳注引世語〉)
한중의 싸움에서 패했을 때 하후영(夏侯榮)은 나이가 13세였다. 좌우에 있는 군사들이 그를 데리고(提) 도망하려는데, 듣지 않고 말했다. “임금과 아버지가 어려움에 처했는데 어느 곳에서 죽음을 피하겠는가?"
焉有通人大才而更不能爲此邪? (《三國志》〈魏書 杜恕傳〉)
어찌 사물에 밝은 사람과 큰 재능을 갖춘 사람이 있는데도 다시 이런 일을 할 수 없겠습니까?
不可以言言者, 又焉可以言校也? (傅玄, 〈馬鈞傳〉)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가 또 어떻게 말로 교정할 수 있겠는가?
② 대사 장소·사람·사물 등을 나타내며, '무엇'이라고 해석하거나 '어느 곳' '이(그)' '이곳(그곳)' 등으로 해석한다.
公語之故, 且告之悔, 對曰: “君何患焉?” (《左傳》隱公元年)
정장공(鄭莊公)은 [그에게] 까닭을 말하고, 또한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영고숙이] 대답했다. “임금께서는 무엇을 걱정하십니까?"
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 (《論語》〈衛靈公〉)
모두가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그를 살펴보아야 하고, 모두가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그를 살펴보아야 한다.
曰: “狗猛則酒何故而不售?” 曰:“人畏焉!” (《韓非子》〈外儲說右上〉)
묻기를 "개가 사나우면 술은 어떤 까닭으로 팔리지 않습니까?"라고 하자, “사람들이 그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夫子將焉適? (《呂氏春秋》〈士節〉)
선생은 장차 어느 곳으로 가시려는가?
③ 접속사 앞뒤의 내용을 이어주며, '곧' '그래서' '바로' '비로소' 등으로 해석한다.
必知亂之所自起, 焉能治之, 不知亂之所自起, 則不能治. (《墨子》〈兼愛上〉)
반드시 난이 일어난 기원을 알아야 비로소 그것을 다스릴 수 있으며, 난이 일어난 기원을 알지 못하면 다스릴 수 없다.
公輸子自魯南游趙, 焉始爲舟戰之器. (《墨子》〈魯問〉)
공수반(公輸盤)은 노나라로부터 남쪽 조나라까지 두루 돌아다닌 다음 비로소 수전(水戰)의 기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若赴水火, 入焉焦沒耳. (《荀子》〈議兵〉)
만약 물과 불에 뛰어든다면, 들어가자마자 곧 타 죽든지 익사할 것이다.
④ 어조사 도치된 '동사+목적어' 구문 사이에 쓰이고, 목적어는 '焉(언)' 앞에 놓이며, '是(시)' '之(지)'와 같다. 해석할 필요는 없다.
我周之東遷, 晉·鄭焉依. (《左傳》隱公六年)
우리 주나라가 동쪽으로 천도할 때 진나라와 정나라에 의지했다.
今王播棄黎老, 而孩童焉比謀. (《國語》(吳語〉)
지금 왕은 노인을 버리고 [오히려] 아이들과 자주 공모한다.
⑤ 어조사 진술 어기를 나타내면 해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특별히 제시하는 것이 있거나 강조하는 의미가 있으면 어감을 살려 해석한다.
秋秦師侵芮, 敗焉, 小之也. (《左傳》桓公四年)
가을에 진나라 군대가 예를 침입했다가 패했는데, 적을 가볍게 여겼기 때문이다.
寒暑易節, 始一反焉. (《列子》〈湯問〉)
겨울과 여름이 절기를 바꾸면 비로소 한 번 돌아간 것이다.
善哉! 吾聞庖丁之言, 得養生焉. (《莊子》〈養生主〉)
기묘하구나! 나는 포정의 말을 듣고 양생의 방법을 깨달았다.
及小白立爲桓公, 公子糾死, 管仲囚焉. (《史記》〈管晏列傳〉)
소백이 왕위에 올라 환공이 되었고, [이에 맞섰던] 공자 규는 죽었으며, 관중은 구금되었다.
⑥ 어조사 대사와 어울려 의문이나 반문 어기를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해석하지 않아도 된다.
肉食者謀之, 又何間焉? (《左傳》莊公十年)
권세를 잡은 자가 도모하는데 [너는] 또한 무엇 때문에 끼어들려 하느냐?
使其中無可欲者, 雖無石槨, 又何戚焉! (《史記》〈張釋之馮唐列傳〉)
만일 능묘 속에 중요한 물품이 없다면, 비록 돌로 만든 외관(外棺)이 없더라도 또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戚)!
⑦ 어조사 어기의 멈춤을 나타내며, 해석할 필요는 없다.
於其出焉, 使公子彭生送之, 於其乘焉, 撸幹而殺之. (《公羊傳》莊公元年)
그가 나갈 때 공자 평생을 시켜 전송하게 하면서, 그가 수레에 탈 때 그의 척추뼈를 부러뜨려서(撸) 죽이라고 했다.
是故將軍而不能戰, 圍邑而不能攻, 得地而不能實, 三者見一焉, 則可破毁也. (《管子》〈七法〉)
이런 까닭으로 진영을 짜고도 싸울 수 없고 성읍을 포위하고도 공격할 수 없으며 영토를 얻어도 지킬 수 없으니, 이 세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나타나도 격파할 수 있습니다.
心不使焉, 則白黑在前而目不見, 雷鼓在側而耳不聞. (《荀子》〈勸學〉)
마음이 시키지 않으면, 흰 것과 검은 것이 앞에 있어도 눈은 보지 못하고, 천둥소리와 북소리가 옆에서 울려도 귀는 듣지 못한다.
焉乃/焉迺(언내)
접속사 '於是(어시)'와 같고, '그래서'라고 해석한다.
西王母爲王謠, 王和之, 其辭哀, 焉廼觀日之出入, 一日行萬里. (《列子》 <周穆王〉)
서왕모가 목왕을 위하여 노래하니 왕도 그녀에게 화답했는데, 그 문사가 애처로웠다. 그래서 태양의 출몰을 보려고 하루에 만 리를 걸었다.
焉矣(언의)
부사 어조사가 연이어 쓰인 것으로서 문장 끝에 쓰여 종결을 나타낸다. '焉也(언야)'와 비슷하다.
公爵爲執圭, 官爲柱國, 戰而勝, 則無以加焉矣. (《戰國策》〈東周策〉)
공의 작위는 집규이고 관직은 주국이니,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더 봉할 직책이 없구나.
焉爾/焉耳(언이)
어조사가 거듭 쓰인 것으로서 내용을 한정하며, '~할 뿐이다'라고 해석한다.
自管仲始也, 有君命焉爾也. (《禮記》〈雜記下〉)
관중으로부터 시작되었으니, 군주의 명이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予昔非敢自必其有至也, 亦願從事於左右焉爾. (王安石, 〈同學一首別子固〉)
나는 이전에는 감히 [중용(中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 못하고, 다만 좌우에서 일을 찾기를 바랄 뿐이었다.
焉耳矣(언이의)
어조사가 거듭 쓰인 것으로서 진술문에 쓰이면 강한 긍정, 확실한 완료를 나타내며, '~할 뿐이다'라고 해석한다.
喪三日而殯, 凡附於身者, 必誠必信, 勿之有悔焉耳矣. (《禮記》〈檀弓上〉)
[부모님을] 잃으면 사흘째 되는 날에 입관하는데(殯), 무릇 시신에 옷을 입힘에는 반드시 정성스럽게 하여 후회하는 일이 없게 할 뿐이다.
焉耳乎(언이호)
어조사가 거듭 쓰인 것으로서 의문을 나타낸다.
子游爲武城宰, 子曰: “女得人焉耳乎?” (《論語》〈雍也〉》)
자유가 무성(노나라의 성읍)의 읍재가 되었는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사람을 얻었느냐?"
焉者(언자)
어조사가 연이어 쓰인 것으로 화제를 제시하거나 중지, 단정을 나타내며, 해석할 필요는 없다.
勇士入其大門, 則無人門焉者, 入其閨, 則無人閨焉者. (《公羊傳》宣公六年)
용감한 사람이 그 큰 문으로 들어갔더니 문을 지키는 사람이 없었고, 그 작은 문으로 들어갔어도 문을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
焉哉(언재)
어조사가 연이어 쓰인 것으로서 제한이나 감탄, 반문을 나타낸다.
大人鏽然奏而獨聽之, 將何樂得焉哉? (《墨子》〈非樂上〉)
높은 벼슬아치들이 쓸쓸히(鏽然) 연주하며 혼자 듣는다면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然則父有賢子, 君有賢臣, 適足以爲害耳, 豈得利焉哉? (《韓非子》〈忠孝〉)
그렇다면 아버지에게 어진 아들이 있고, 군주에게 어진 신하가 있는 것은 다만 해가 되기에 족할 뿐이니, 어찌 이로울 수 있겠는가?
[출처: 김원중, 한문 해석 사전, 20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