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君子周而不比(군자주이불비), 小人比而不周(소인비이불주).”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두루 조화를 이루지만(周而) 편당하지 않고(不比), 소인은 편당하지만(比而) 두루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不周).
周, 普偏也. 比, 偏黨也. 皆與人親厚之意, 但周公而比私耳.
주(周)는, 보편이다(普偏也). 비(比)는, 편당이다(偏黨也). 모두(皆) 남과 더불어(與人) 친하고 두텁다는(親厚之) 뜻(意)인데, 다만(但) 주(周)는 공정함이고(公而) 비(比)는 사사로움이다(私耳).
○ 君子小人所爲不同, 如陰陽晝夜, 每每相反. 然究其所以分, 則在公私之際, 毫釐之差耳.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이 하는 것(所爲)이 같지 않음은(不同), 음양(陰陽)과 주야(晝夜)가, 항상(每每) 상반되는(相反) 것과 같다(如). 그러나(然) 그(其) 나뉘는 까닭(所以分)을 살펴보면(究), 곧(則) 공과 사의(公私之) 사이(際)에서, 털끝만 한 차이(毫釐之差)에 있을(在) 뿐이다(耳).
* '之'는 관형어와 중심어 사이에 쓰이는 용법이 있다. 종속관계를 나타내면 '~의'로 해석하고, 수식하거나 한정하는 관계를 나타내면 '~의, ~하는, ~로써' 등으로 문맥에 맞게 해석한다(毫釐之差).
故聖人於周比, 和同, 驕泰之屬, 常對擧而互言之, 欲學者察乎兩閒, 而審其取舍之幾也.
그러므로(故) 성인(聖人)은 주비, 화동, 교태의(周比, 和同, 驕泰之) 따위(屬)에 대해서는(於), 늘(常) 나란히(對) 들어서(擧而) 번갈아(互) 그것을 말해서(言之), 배우는 사람(學者)이 둘 사이에서(乎兩閒) 살피고(察, 而), 그 취하고 버리는 기미(其取舍之幾)를 살피게(審) 하려 한 것이다(欲也).
군자와 소인은 대비되는 개념이 아니다. 군자는 선비가 지향하는 이상이고, 소인은 선비가 극복해야 할 현실이다. 군자와 소인은 계급을 나타내는 개념이 아니라 모두 사회지도층이 되고자 하는 선비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치개념이다. 마찬가지로, 사는 서민에 대한 경멸의 표현도 아니다. 공자는 민중을 소인배로 바라보지 않았고, 선택받은 사람으로 자기를 우월하게 인식하지도 않았다. 민은 존재의 기반이고 치의 대상인 동시에 지고의 가치이다.
주周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행동이고, 비比는 비슷한 부류끼리 똘똘 뭉치는 행동이다.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뭉친다고 해도 그 모임은 편당하기보다는 자기의 울타리를 넘어서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비와 주는 결코 서로 부정하는 관계가 아니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비한다, 비에 머무르면 소인이지만, 비를 넘어서 주로 나가려는 자세는 군자가 되는 길이다. <김용옥, 논어한글역주>
'공맹의길 > 논어집주(論語集註)'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집주 위정(爲政) 2-16] 이단의 위험하고 해로울 뿐이다 / 공호이단 사해야이(攻乎異端, 斯害也已!) (0) | 2022.08.31 |
---|---|
[논어집주 위정(爲政) 2-15]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하다 /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0) | 2022.08.31 |
[논어집주 위정(爲政) 2-13] 말보다 행동이 먼저다 / 선행기언이후종지(先行其言而後從之) (0) | 2022.08.30 |
[논어집주 위정(爲政) 2-12] 군자는 쓰임을 한정할 수 없는 존재 / 군자불기(君子不器) (0) | 2022.08.30 |
[논어집주 위정(爲政) 2-11] 옛 것을 데워 새것을 알면 스승 될 자격이 있다 /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0) | 2022.08.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