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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四書) 독해/중용(中庸) 한문 문법(文法) 분석

[중용(中庸) 제16장 귀신장(⻤神章)] 귀신의 덕이 참으로 위대하구나 / 귀신지위덕 기성의호(鬼神之爲德 其盛矣乎)

by ഗൗതമബുദ്ധൻ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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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子曰: “鬼神之爲德, 其盛矣乎!” (자왈 귀신지위덕 기성의호)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子曰): “귀신의(鬼神之) 덕 됨이(爲德), 참으로(其) 성대하구나(盛矣乎)!” 

 

* 중국고전에 나타나는 "귀신"이 대체로 중동문명권의 하느님과 다른 것은 "창조주創造主Creator God"의 개념이나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우주 밖의 존재라는 개념적 성격이 없다는 점이다. 귀신은 어디까지나 천지 대자연에 내재하는 힘이다. 천지의 생명력 그 자체를 가리키며 그것은 하나의 특정한 아이덴티티가 없는 존재다. 

 

* 『주역』「계사繫辭」상에 "음양의 왕래하는 변화가 이루어져서 구체적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경지를 일컬어 신神이라 한다.陰陽不測之謂"이라고 한 것은 이미 귀신이 음양의 변화라는 수준에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희는 음양론적 이기의 우주관 속에서 귀신을 해설하고 있다. 모든 존재는 음양의 소산이다. 음양이 아닌 물은 하나도 없다. “都是陰陽. 無物不是陰陽.”“無一物不有陰陽, 乾坤.”(『語類65). 모든 물物은 기氣로 구성된다. 물物은 자연 현상, 사회현상, 역사현상, 정신현상,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모든 현상은 기의 작용이다.

 

16.2 視之而弗見, 聽之而弗聞, 體物而不可遺. (시지이불견 청지지불문 체물이불가원)

그것을(之) 보아도(而) 보이지 않고(弗見), 그것을(之) 들어도(而) 들리지 않지만(弗聞), 만물을(物) 체현시키면서도(而) 빠뜨리지 않는다(不可遺). 

 

* 遺(유): 남기다, 전하다, 잃다, 버리다, 잊다, 놓다, 빠뜨리다.

 

* '체體'는 '몸을 구성하다'라는 뜻의 타동사 용법으로 쓰였다. 귀신은 물物 그 자체를 구성하는 음양이기 때문에 물의 체를 구현하는 것이다. 

 

* "불가유不可遺"는 「계사」상에 “역易은 만물을 곡진하게 다 이루며 빠뜨리지 않는다.曲成萬物而不遺”라고 한 것과 유사한 표현이다.

 

* 한문은 능동과 피동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문맥에 따라 적절하게 능동과 파동을 구분해야 한다. '視, 聽'은 능동으로 '見, 聞'은 피동으로 해석되었다.

 

16.3 使天下之人齊明盛服, 以承祭祀. 洋洋乎! (사천하지인재명성복 이승제사 

천하 사람들로(天下之人) 하여금(使) 재계하고(齊) 깨끗하게 하고(明) 의복을(服) 성대하게 하여(盛), 그것으로(以) 제사를(祭祀) 받들게 한다(承)

 

*  '使AB', '敎AB', '令AB'는 'A로 하여금 B 하게 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 외에 사동의 의미를 지닌 동사로는 '遺', '命', '說', '勸' 등이 있다. 사동의 의미로 쓰인 '使' 다음에 바로 술어가 놓이면, '使'와 술어 사이에 '之'를 넣어서 해석한다. 한편, '敎'는 특히 시(詩)에 쓰이는데 '가르치다'의 의미보다는 주로 사동으로 쓰인다.

 

*  '以+동사(형용사)', 즉 '以' 뒤에 동사나 형용사가 나오면, 대명사 之를 넣어 '以++동사(형용사)'로 보고, '그것으로서(써)'의 의미로 해석한다.

 

洋洋乎! 如在其上, 如在其左右. (양양호 여재기상 여재기좌우)

한없이 넓고 크구나(洋洋乎)! 그(其) 위에(上) 있는(在) 듯하고(如), 그(其) 좌우에(左右) 있는(在) 듯하다(如)

 

16.4 詩曰: “神之格思, 不可度思, 矧可射思!” (시왈 신지격사 불가도사 신가역사)

시에 이르기를(詩曰): “신이(神之) 오시는 것은(格思), 헤아릴(度) 수가 없으니(不可思), 하물며(矧) 역겨워할 수 있겠는가(可射思)!” 

 

* 矧(신): 하물며, 잇몸

 

* 射(사): 쏘다, 비추다, 헤아리다, 추구하다, (역) 싫어하다.

 

* “사思”는 별 의미 없이 자수를 맞추기 위해서 들어가는 어기사이다.

 

16.5 夫微之顯, 誠之不可揜如此夫!” (부미지현 성지불가엄여차부)

무릇(夫) 은미한 것이(微之) 드러나니(顯), 성을(誠之) 숨길 수 없는 것이(不可揜) 이와 같구나(如此夫)!” 

 

* 揜(엄): 가리다, 숨기다, 붙잡다, 빼앗다, 곤궁하다, 급박하다. 

 

* '지아비'를 의미하는 '夫'는 문장 앞에서는 '무릇', '대저'의 뜻이고, 문장 끝에서는 감탄 종결사로 쓰인다.

 

* '之' 뒤에 동사나 형용사가 나오는 경우, '之'는 우리말의 주격 조사(~은/는, 이/가)로 쓰인다. 그런데 우리말의 주격 조사로 그 의미가 어색하면, 목적격 조사 '~을/를' 넣어서 해석한다. '之'의 목적격 조사는 목적어가 술어 앞으로 도치된 단서이다. '誠之不可'의 원래 형태는 不可'인데, ''을 강조하고자 앞으로 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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