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禽問於子貢曰: “夫子至於是邦也(부자지어시방야), 必聞其政(필문기정), 求之與(구지여)? 抑與之與(억여지여)?”
자금이(子禽) 자공에게(於子貢) 물어 말하기를(問曰): “선생님이(夫子) 어느(是) 나라에든(於邦) 이르시면(至也), 반드시(必) 그 정치를(其政) 들으셨는데(聞), 그것을 요구한 것인가요(求之與)? 아니면(抑) 그것을 <그 나라에서> (들려)준 것인가요(與之與)?”
* 問於子貢曰: 뒷부분에 왈(曰) 자가 있다. "問...曰"은 글자의 뜻이 "물어 말하였다"는 내용이 되지만 問자 한 글자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마 당시의 언어습관이 이렇게 덧붙여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曰자 뒤에는 질문한 내용이 나온다. "대답하다"라는 말도 동일하다. 對만으로도 충분한데 "對...曰"이라고 표현한다. 於(어)는 '~에게'라는 뜻으로 간접 목적어를 표시하는 전치사다.
☞ 不告於王而私與之吾子之祿爵.(왕에게 말씀드리지 않고 사사로이 그에게 당신의 봉록과 작위를 준다. 『孟子 公孫丑 下』)
* 夫子(부자): 원래 대부(大夫)에 대한 경칭(敬稱)으로 공자가 노(魯) 나라 대부였기 때문에 그의 제자들이 공자를 夫子(부자)라고 불렀는데 이로 인하여 나중에는 夫子(부자)를 스승에 대한 존칭으로 쓰게 되었다. 《논어》에서 '부자'는 대부분 '공자'를 말한다.
* 至於是邦也: 於(어)는 '~에'라는 뜻으로 동작의 기착지를 표시하는 전치사다. 是(시)는 막연한 것을 가리키는 지시대사로 불특정의 것인 만큼 '어느 것이든'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塡街溢巷, 是處皆然.(큰길을 채우고 작은 길을 넘치게 하여 모든 곳이 다 그랬다. 『南齊書 虞玩之傳』)
* 求之與(구지여): 之(지)는 聞其政(문기정)을 가리키는 인칭대사다. 與(여)는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歟(여)와 같다.
☞ 子不說吾治秦與?(당신은 내가 진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까? 史記 商君列傳』)
* 抑與之與: 抑(억)은 그렇지 않으면이란 뜻으로 선택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다. 與(여)는 앞의 것은 '주다'라는 뜻의 동사이고, 뒤의 것은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이다. 與之與는 구하지 않는데도 스스로 주는 것이다.
☞ 子路問强, 子曰: "南方之强與, 北方之强與, 抑而强與?"(자로가 강함에 대하여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남방의 강함인가, 북방의 강함인가, 그렇지 않으면 너의 강함인가?"라고 말씀하셨다. 『禮記 中庸』)
子貢曰: “夫子溫, 良, 恭, 儉, 讓以得之(자공왈 부자온량공검양이득지).
자공이 말하기를(子貢曰): “선생님은(夫子) 온화하시고(溫), 선량하시고(良), 공손하시고(恭), 검소하시고(儉), 겸양하시어(讓) 그것으로(以) 얻으셨다(得之).
* 溫良恭儉讓以得之: 다산은 恭儉恭儉온양공검' 넉 자에 구두를 끊고 '讓양' 자는 뒤에 붙여서 '讓以得之양이득지'로 보았다. 이는 '비록 사양했지만 끝내 참여해 들었다'는 뜻이 된다.
* 以(이): 원래 수단·방법·원인 등을 표시하는 전치사로서 다음에 溫良恭儉讓(온량공검양)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之(지)가 와서 본위 목적어(本位目的語)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생략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전치사와 그 목적어가 도치된 형태가 된 것이다. 이런 성격의 以(이)는 점점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而(이)와 같은 기능을 지니게 되었다.
☞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자신의 삶을 추구하느라고 인을 해치는 일은 없고 자신을 죽임으로써 인을 이루는 일은 있다.『論語 衛靈公 9』)
夫子之求之也(부자지구지야), 其諸異乎人之求之與(기저이호인지구지여)?”
선생님이(夫子之) 그것을(之) 요구하는 것은(求也), 아마(其諸) 남이(人之) 그것을 요구하는 것과(乎求之) 다르지 않겠는가(異與)?”
* 夫子之求之也(부자지구지야): A之B也(A가 B 하는 것은) 문형이다. 앞의 之(지)는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이고 주격조사처럼 '은, 는, 이, 가'로 해석한다. 뒤의 것은 聞其政(문기정)을 가리키는 인칭대사이다.
* 其諸(기저): 其諸A乎(아마 A일 것이다) 문형으로 其諸는 '아마, 혹시'라는 뜻의 부사다.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其(기)의 어기를 더욱 강하게 하기 위하여 어기조사 諸(저)가 덧붙여진 형태로 其者(기자)로 쓰기도 한다. 제나라와 노나라에서 쓰이던 말로써, 긍정하지 않음을 표시한다.
☞ 其諸君子樂道堯舜之道與!(아마 군자가 즐겨 요순의 도를 말했으리라! 『公羊傳 哀公十四年』)
* 異乎人之求之: 乎(호)는 비교의 대상을 표시하는 전치사로 於(어)와 같다. 앞의 之는 절을 만드는 구조조사로서 마치 주격조사처럼 "... 이"로 해석하고, 뒤에 나오는 之는 "그것"이란 뜻의 지시대명사로 "정치에 관하여 들은 것(聞其政)"을 가리킨다.
☞ 德隆乎三皇, 功羨於五帝.(덕이 삼황보다 우뚝하고 공이 오제보다 뛰어났다. 『史記 司馬相如列傳』)
<출처: 논어의 문법적 이해, 류종목,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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